소녀시대 “일본 활동은 업그레이드의 기회”
소녀시대 “일본 활동은 업그레이드의 기회”
지난 2일 소녀시대의 기자간담회에서 그들의 소속사 홍보 담당자는 잠시 소녀시대의 일본 진출 방식에 대해 부연 설명을 했다. 그러자 소녀시대 멤버들은 마치 기자처럼 키보드를 두들기는 흉내를 내는 장난을 쳤다. 그들은 한국은 물론 일본 오리콘 데일리 싱글차트 1위까지 기록하는 최고의 인기 걸그룹이지만, 여전히 서로 웃고 장난치는 20대 여성들이기도 했다.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인공이자 스스로 “지금도 매우 배고프다”고 할 만큼 하고 싶은 것이 많은 20대 사이. 소녀시대가 그 두 가지에 대해 모두 말했다.

오리콘 싱글 차트 1위를 했어요. 기분이 어땠어요?
티파니 : 다 울었어요. 첫 싱글 ‘지니’ 발표할 때는 공연 중이었는데 그 때 ‘지니’가 3위라는 말을 듣고서도 다 울었거든요. 1위를 했을 때는 자다 일어나서 1위 했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웃음) 보고 바로 울었어요.

“일본 활동은 수학여행 간 기분”
소녀시대 “일본 활동은 업그레이드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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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일본 활동은 업그레이드의 기회”
예전에 선배들은 일본에 가면 신인처럼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자세였잖아요. 그런데 소녀시대는 처음부터 해외 팝스타 같은 느낌으로 활동했어요. 일본 쪽 대우는 어땠나요?
효연 : 특별대우를 받았다기보다는 만나본 일본 분들이 원래 예의가 좋고 친절하신 것 같아요.
티파니 : 저희는 오히려 3년 전 데뷔 때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더 조심하게 된 것도 있었고. 다만 해외 활동이지만 즐기듯이 하자고 생각했어요.
제시카 : 쇼케이스 할 때부터 설렘 때문에 눈물이 글썽글썽했어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함성 소리를 듣는데, 공연장이 다 찼다는 사실이 너무 벅차서.
수영 : 소녀시대가 공식적으로 해외 진출하는 게 처음이었고, 선배님들이 너무 좋은 성적을 거두셔서 그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하고 싶었어요. 또 쇼케이스에 그렇게 많은 팬들이 오신 걸 보면서 ‘다시 만난 세계’ 처음 녹화하러 갈 때 서로 얼굴만 봐도 눈물 흘렸던 것처럼 “우리가 여기까지 왔어, 잘 해 왔어” 하는 애틋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아직 일본 TV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했다고 할 수는 없는데, 일본에 진출한 걸그룹 중 가장 먼저 차트 1위를 한 이유는 어디 있는 것 같아요?
제시카 : 일본에서는 저희의 안무 구성에 대해 신기해하는 것 같아요. “얼마나 연습해야 (대형이) 정확히 V자가 되고, 두 줄이 되고 그래요?” 이런 질문도 받구요.
수영 : NHK에서 뉴스로 저희를 다뤘는데, 거기 나간다는 거 자체가 사회적인 이슈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한국 걸그룹은 노래나 춤이나 다 뛰어나다, 패션까지 모두 화제가 된다 그런 말도 들었구요. 그런 기대를 하시는데 실망시켜드리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기쁘기도 하지만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일본에서 인기를 실감하나요?
티파니 : 제가 옆에 있는 줄 모르고 어떤 분들이 “소녀시대 포즈로 사진찍자”면서 저희 안무를 흉내 내셨어요. 되게 뿌듯했어요.
제시카 : 일본 할아버지께서 소녀시대 아니냐고 하셨어요. 어떻게 아시냐고 하니까 뉴스에서 보셨다고. 그리고 수영이도 시부야에서…
수영 : 난 못 알아봤어. (웃음) 사실 시부야에서는 저를 알아봤었어요. 몇 분이 “수영이다”라고 알아 보시더라구요. 그런데 레코드점에 갔는데 소녀시대 포스터가 정말 크게 붙어 있어도 못 알아보시더라구요. (웃음)
써니 : 화장한 모습하고 비교하면 못 알아보지. (웃음)

일본에서 소녀시대를 미각그룹(다리가 예쁜 그룹)이라고 소개하는데, 본인들 생각은 어때요?
수영 : 사실 그렇게 예쁘지 않은데 (웃음) 언젠가부터 그렇게 됐어요. 그런데 다리가 너무 부각되다 보니까 저희의 무대나 노래가 상대적으로 덜 보일까봐 걱정도 돼요. 언젠가는 TV에 나갔는데 얼굴이 아니라 다리만 찍으시더라구요. (웃음)
효연 : 일본에서 어떻게 다리를 관리하냐는 질문을 진짜 많이 받아요. 그런데 시간이 없어서 뭘 할 수는 없고, 스트레칭이나 반신욕을 해요. 각자 자기 방에서 스트레칭을. (웃음)

“‘훗’은 여성들을 위한 노래 같아요”
소녀시대 “일본 활동은 업그레이드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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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 씨는 어떤 조언을 하던가요?
티파니 : “언니는 벌써 10년을 했으니 이젠 너네 차례다.” (웃음) 그런데 “나는 혼자지만 너희는 멤버들도 많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될 거”라고 하세요. (웃음)
써니 : 그리고 외로울 수 있다, 한국과는 많이 다를 거라고. 언어가 다르고, 저희가 모르는 게 많으니까 주의를 하려고 노력하죠.
효연 : 언어가 가장 큰 문제 같아요. 시간 날 때마다 일본어 공부를 하는데 어려워요.
수영 : 사실 꼭 수학여행 같아요. 활동하면서 계속 막 먹고. (웃음)
티파니 : 손병호 게임 하고. (웃음)
수영 : 이번에 태연이가 손톱 말리는 기계 같은 걸 구해 와서 서로 그것 좀 해달라고 하고. (웃음) 일이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지만 친구들끼리 여행 왔다는 기분으로 즐기면서 해서, 그게 방송에 나오니까 저희들의 편한 분위기나 친근한 느낌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일본에서는 특히 여자 팬들이 많다던데.
태연 : 네. 함성 소리에 적응이 안 됐어요. 일본 여성 팬들은 저희를 멋지다, 따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시는 것 같아요.
써니 : 이거 얘기 잘해야 해. 저희를 다룬 에서 제가 “한국에는 삼촌 팬들이 많고 일본에는 여성 팬들이 많은 것 같아요”라고 했다가 한국 여성 팬 분들이 인터넷에 자료 다 띄우시고 (웃음) “써니야, 보고 있니?” 이러셔서 그 때 너무 죄송했어요.
태연 : 일본 스태프 분들이 이건 남자 그룹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라고 놀라셨어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삼촌 팬들이 더 부각이 된 게, 우리나라는 보통 여자 팬들의 반응이 더 큰데 삼촌 팬들이 호응을 보내주시니까 더 화제가 된 것 같아요.

여자 팬하니까 생각나는데, 수영 씨는 그 분 아세요? 노래에서 수영 씨 파트에서 엄청난 고음으로 환호하는. (웃음)
소녀시대 : 멤버들이 다 알아요. (웃음)
제시카 : 샤우팅! (웃음)
수영 : 한 번은 저희 생일파티에 오셨어요. 그래서 제가 농담으로 이번 달 (날 응원해준데 대한) 입금 아직 못했으니까 곧 해드리겠다고 했어요. (웃음) 제가 한 번은 그 분 환호에 너무 웃음이 나서 제 파트에서 웃은 적 있어요. 그리고 요즘에는 제 파트에서 기대가 돼요. 이번에는 얼마나 환호를 보내주실까. (웃음)

이 기사 보고 그 분은 지금 목을 풀고 있을 것 같은데요. (웃음) 그런데 ‘훗’은 특히 여성 팬들에게 어필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수영 : 이번 앨범 나오고 나서 팬 분들이 이번 앨범은 여성 팬들을 위한 것 같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좀 더 당당한 20대를 표현하고 싶었고, 유리가 작사한 ‘내 잘못이죠’는 남자를 짝사랑하는 마음을 담았는데 여자 분들이 많이 공감하시더라구요. ‘단짝’ 같은 경우도 함께 자라온 여자들의 마음을 담아서 여자 분들이 앨범 전체를 좋아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안무는 계속 반복하는 것 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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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은 멤버 전체가 한 명씩 동작을 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잖아요. 멤버들마다 자기 파트에서 특히 신경 쓰게 되는 부분이 있나요?
태연 : 저도 모니터를 하면서 놀랐던 게, 멤버들이 안무를 하면서 표정 연기를 같이 하더라구요. 제 3자의 입장에서 그게 신선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가사에 맞게 무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써니와 제시카는 파트에서 굉장히 독특한 목소리를 내던데, 디렉터가 어떤 주문을 하던가요?
제시카 : 앙칼지게 불러달라고 했어요. 그걸 기본으로 저희 느낌으로 풀어갔어요.
써니 : 녹음할 때 떼창 부분에서 제 목소리가 기본적인 느낌을 잡는 부분이 있어서 목소리를 정말 특이하게 내달라고 하셨어요. 꼭 목 조르는 것 같은. (웃음)

‘훗’은 안무가 굉장히 복잡한데, 어떻게 연습을 했나요?
제시카 : 시간이 없다 보니까 짧은 시간에 집중을 하게 되더라구요.
티파니 : 이제는 어떻게 하면 내가 더 예뻐 보이고, 옆에 보이는 멤버까지 잘해야 가운데 있는 멤버가 돋보일지 알게 된 게 있어요. 그래서 모두 잘 한 것 같아요.

안무는 어떤 과정으로 연습했나요?
태연 : 저희가 해외 안무가와 작업하는데요. 며칠만 바쁘게 와서 가르쳐주시고 가시기 때문에 타이트하게 며칠 배우고, 그 다음에는 계속 반복하는 것 밖에 없어요.
유리 : 수업 받는 것처럼 처음부터 어디까지 해보자. 그래서 안무가는 저희 이름을 종이에 써서 누구는 어디에 서고 이런 걸 알려주죠.
수영 : 저희보다 안무가들이 더 괴로운 것 같아요. 제가 저 뒤에 있다고 하면 그 다음에 제가 노래 부를 때 쟤를 어떻게 끌어내지? 이런 걸로 고민하고. (웃음)
써니 : 그래서 가끔은 저희가 하는 게 편해서 얘들아, 이렇게 하자 하면 받아들여주시는 경우도 있어요.

“서로가 있어서 힘든 걸 이겨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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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서로 안 보고 동작을 맞추기도 하는데.
수영 : 그건 진짜 감이에요. (웃음) 인터넷에서 보니까 태연이하고 저하고 서로 교차하는 데, 어떻게 발을 안 밟고 지나가냐고. (웃음)
태연 : 서로 피를 안보려고. (웃음) 예전에는 많이 밟혔어요. (웃음)
써니 : ‘Run devil run’에서 걸어가듯 추는 춤이 있잖아요. 그런데 수영이가 다리가 기니까 (웃음) 절 힐로 찌른 적이 있어요. 다행히 검은색 스타킹이라 티는 안 났는데 무대에 내려와 보니까 피가 나서 스타킹이 들러붙어 있고 (웃음) 이번에는 상처 때문에 일부러 부츠를 신었어요. (웃음)
제시카 : 아무래도 집중력이 좋아졌어요. ‘다시 만난 세계’ 때는 처음이라 노하우도 없었고, 집중력이 부족했는데 지금은 사흘 안에 안무를 맞추고 뮤직비디오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니까 집중력이 생겨요. “머리 아파도 이건 해야 해” 하고.

그걸 가능하게 하는 힘은 뭐에요?
제시카 : 잘 먹어요. (웃음)
티파니 : 저희 뮤직비디오 촬영장에는 거의 편의점이 차려져 있어요. 그래서 매니저 오빠들도 누가 소녀시대가 하루에 800kcal 먹냐며… (웃음)
유리 : 8000Kcal 아니냐고. (웃음) 먹는 걸 찍어서 올리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티파니 : 서로가 있어서 힘든 걸 이겨내는 것 같아요. 쟤도 힘드니까 나도 버텨야지 하는 것하고, 한 명이 웃으면 다 웃으니까 그런 걸로 버티게 되는 것 같아요.

일본 활동에서 멤버들의 그런 관계가 더 힘이 될 거 같아요.
써니 : 그게 가서 더 친해졌다기보다는 일본 진출할 거라는 계획 잡힌 뒤로 가기 전부터 똘똘 뭉치게 된 거 같아요. 아직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공포라고 해야 하나, 그것 때문에 뭉치게 된 것 같아요.

일본 활동이 본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유리 : 우리 음악을 더 알릴 수 있었던 기회 같고, 약간 업그레이드의 기회?
써니 : 한국에서 ‘Gee’나 ‘지니’는 했던 곡들이잖아요. 그런데 일본에서 다시 하니까 아쉬웠던 걸 완벽하게 보완할 수 있었고, ‘훗’을 할 때도 도움이 됐어요. 아무래도 저희가 한 무대가 아쉬우면 그게 팬들이건 누군가의 눈에 보일 거 아니에요. 그러고 싶지 않으니까.
태연 : 에서 AKB48의 멤버가 저희의 연습이나 군무에 대해 신기해하는 걸 봤는데, 그게 저희가 일본 활동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 같아요. 무대에서만큼은 프로페셔널하게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죠.

“언젠가 유럽에서도 공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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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종상 시상식에서 축하공연을 갖기도 했는데, 그 때 객석에 있던 배우들의 태도가 논란이 되기도 했어요.
티파니: 그런 논란이 있는 줄 전혀 몰랐고 저희도 인터넷을 보고 알았어요.
서현: 오히려 저희 공연에 너무 집중하셔서 조용히 계셨던 거 같아요. (웃음)

연말에 NHK 출연설이 있던데요.
써니 : 일본에서는 아직 신인인데, 그 프로그램에 나가는 건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12월 31일을 그곳에서 맞이한다는 게… (웃음)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놀지도 못하고 보내는 건 아쉽지 않아요?
티파니 :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거잖아요. 그리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면 오히려 섭섭할 거 같아요.
써니 : 딱히 할 일도 없어요. 씁쓸하네요. (웃음)

앞으로 소녀시대의 목표는 뭔가요? 이미 많은 걸 이뤘는데
티파니 : 여전히 배고파요. (웃음)
태연 : 이번 앨범에 유리가 작사로 참여했고, 앞으로는 멤버들이 앨범에 조금씩 더 참여하게 될 것 같아요. 다들 작곡이나 작사에 관심도 많고. 그리고 일본 거리에서 프랑스 분을 만났는데, 소녀시대 팬이라면서 우리나라에도 와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유튜브에서 보면 유럽에 계신 팬들도 와달라고 하는 글을 많이 보구요. 그래서 언젠가 유럽 공연을 하고 싶어요.
제시카 : 일단 한국 활동을 좀 많이 하고 싶어요. 일본 활동도 병행하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앨범을 내기도 했으니까.
티파니 : 예이! 집에 있으니까 좋아요. (웃음)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글. 강명석 two@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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