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실라 안 “올여름 한국공연 계획 중..기대된다”
프리실라 안 “올여름 한국공연 계획 중..기대된다”
한국계 여성 싱어송라이터 프리실라 안이 3년 만에 새 앨범 < When You Grow Up >을 발표하며 국내 매체들과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프리실라 안은 이미 두 차례 내한공연을 연 바 있다.

2008년 데뷔 앨범 < A Good Day >를 발표한 프리실라 안은 10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루는 재능과 작곡 실력으로 주목받았으며 최근 배우 마이클 웨스턴과 결혼한 뒤 새 앨범 < When You Grow Up >을 통해 한층 성숙한 음악을 들려준다. 프리실라 안과 한국계 뮤지션이라는 정체성, 새 앨범, 결혼생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름 원래 성인 Hartranft(하트랜프트)는 발음이 너무 어렵고 스펠링이 어려워 어머니 성 ‘안’을 사용한 거다. ‘안’이라는 성이 굉장히 아름답게 느껴졌다. ‘평화’를 뜻한다는 말을 어머니가 해줘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외할아버지도 대단히 음아을 좋아했고 노래실력도 뛰어나 할아버지에 대한 마음으로 사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 외가식구들이 살고 있는 한국은 항상 특별한 존재다. 가족을 무엇보다 가장 소중히 여기고 서로를 위하는 강인한 식구들이다. 미국에서의 어린 시절과는 또 다른 문화가 나의 또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매우 기뻤다. 한국 음식도 굉장히 좋아한다.

부모 아버지는 당시 한국에서 미군으로 근무하고 계셨다. 연휴에 두 분이 처음 만났다고 들었다. 엄마는 친구들과 한복을 차려 입고 민속촌으로 놀러갔는데 이때 아버지도 친구분들과 함께 놀러 왔고, 민속촌 안 다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거다. 2주 후에 다시 같은 장소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는데 막상 2주가 지나고 약속장소에 나가자 나온 사람이 엄마와 아빠 단 둘이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펜실베니아에 동양인이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9살 때까진 외동딸로 자랐기 때문에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았다. 이것이 어린 시절의 상상력을 크게 자극시켜줬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굉장히 노래를 잘 부르는데, 그런 엄마를 보며 처음 노래와 피아노를 접하게 됐다. 아빠는 닐 영, 밥 딜런, 비틀즈, 핑크 플로이드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즐겨 들었고 그것이 오늘날 내 작곡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한국 팬 내한공연은 두 번이었지만 개인적인 방문까지 합치면 한국에 꽤 여러 번 갔다. 한국 팬분들을 정말 좋아한다.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내게 매우 친절하게 대해준다. 한국에 팬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놀랍고 감사하다.

결혼생활 결혼한 후부턴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지난 5월 30일이 결혼 1주년 기념일이었다. 결혼 후 예전보다 더 많은 평온함을 느끼게 됐다. 결혼도 ‘일’과 같다고 생각한다. 결혼을 통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고 싶은 것이 목표이기도 하다. 결혼한 것이 때론 음악생활을 어렵게 만들겠지만, 절대 음악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남편 남편과는 5년 전에 처음 만났다. 뮤지션인 친구 조슈아 라딘과 함께 TV프로그램 에서 공연한 적이 있었다. 남편인 마이크과 조슈아는 대학 친구였고 당시 마이크는 조슈아의 공연을 응원하려고 스튜디오를 방문했었다. 그때 처음 만났고 정말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땐 둘 다 각자 만나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가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어버리진 않았다. 이후 5개월 정도 지나 그가 출연한 영화 < The Last Kiss >의 시사회가 토론토영화제에서 열렸고, 영화음악에 참여한 조슈아가 뒷풀이 파티에서 공연하기로 돼 있어서 마이크와 다시 만나게 됐다.

새 앨범 지금의 내 삶에는 평온함이 있고, 이것이 음악을 만드는 것에 있어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나 슬픔에만 빠져있거나 하지 않는다. 이런 감정들을 이전의 작곡에서 많이 사용하긴 했지만 결혼 후 즐겁고 행복한 곡을 만드는 법을 알게되는 것 같다.

제2의 노라존스 스스로 나 자신이 노라 존스와 비슷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 그렇지만 굉장한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노라 존스의 영향을 받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녀의 데뷔 앨범을 매우 즐겨 듣곤 했다.

재즈 블루노트와 같은 전통 있는 재즈 전문 레이블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꿈만 같은 일이다. 계약할 당시 블루노트는 노라 존스, 에이모스 리, 더 버드 앤 더비와 같은 아티스트와 계약하며 전통적인 재즈 음악 외에 좀 더 다양한 음악으로 넓혀가고 있었다. 그래서 내 음악과도 잘 맞은 레이블이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그대로 하려고 하지 재즈 색채를 내려고 노력하진 않는다.

음악적 영향 작곡 면에선 닐 영, 녹음 할 때의 기술적인 부분에선 앤드류 버드와 주아나 몰리나, 노래로는 쳇 베이커 그리고 최근엔 패티 스미스의 모든 면에서 크게 영감을 받고 있다.

음악적 목표 내 음악을 듣는 분들이 내 음악에서 어떤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갔으면 좋겠다. 심적으로 그들을 도와줄 수 있고 미소짓거나 어떤 추억을 떠올리게 했으면 좋겠다.

한국가수 성시경의 ‘두 사람’이라는 곡의 가사 발음을 엄마가 최근에 알려줘서 곧 녹음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노래라고 생각한다. 한국 뮤지션들을 많이 알진 못 한다. 비는 당연히 알고 있다. 어려서는 박혜경의 앨범을 들으며 따라부르곤 했다. 나윤선과는 한 무대에서 공연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한국공연 올 여름에 한국에서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정말 기대되고 기쁘다.

사진 및 인터뷰 제공, 워너뮤직코리아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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