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도쿄(일본)=김하진 기자]
[TEN 공연] BTS "작은 공연장에서 도쿄돔까지, 잊지 못할 거예요"
[TEN 공연] BTS "작은 공연장에서 도쿄돔까지, 잊지 못할 거예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를 연 그룹 방탄소년단. / 제공=방탄소년단 공식 SNS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를 연 그룹 방탄소년단. / 제공=방탄소년단 공식 SNS
“여러분과 함께한 첫 도쿄돔 공연,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그룹 방탄소년단이 13일 오후 6시 일본 분쿄구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투어 콘서트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에서 이 같이 말했다. 데뷔 5년 만에 처음 도쿄돔에 입성한 이들은 160분 가까이 약 30곡을 열창했다. 시야 제한석까지 가득 채운 5만 명의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는 방탄소년단의 열정 넘치는 공연에 뜨겁게 화답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의 타이틀곡 ‘아이돌(IDOL)’로 공연의 문을 열고, ‘아이 니드 유(I NEED YOU)’ ‘디엔에이( DNA)’ ‘페이크 러브(FAKE LOVE)’ ‘파이어(FIRE)’ 등은 일본어로 불렀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아이돌’을 한글 가사로 부르는데도 관객들은 “얼쑤 좋다”와 “지화자”를 큰 소리로 따라 했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강조한 멤버들의 개별 무대도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만들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25일과 2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을 시작으로 미국·영국·독일·네덜란드·프랑스 등을 돌며 공연을 펼쳤다. 이날 도쿄돔 콘서트는 일본 돔 투어의 시작이며, 아시아 투어의 출발이기도 하다. 멤버들에게도 특별했다. 지민은 “일본에서 처음 쇼케이스를 연 장소는 도쿄의 한 작은 공연장이었다. 그때도 팬들이 와줘서 놀랐지만, 드디어 도쿄돔에 왔다”고 벅찬 마음을 표현했다. 다른 멤버들도 ‘도쿄돔 입성’에 남다른 의미를 되새겼다.

그래서인지 멤버들은 이날 공연에서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고스란히 녹여, 옷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다. 한층 성장한 실력과 여유로운 무대 매너까지 더해 전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티(T)자 형태의 메인과 서브 무대를 종횡무진했고, 2층과 3층 객석의 팬들을 위해 마련한 돌출 무대도 적극 활용했다. 한 곡도 힘을 빼지 않고 몸이 부서져라 춤추고, 팬들과 호흡하며 노래 부르며 도쿄돔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은 공연 중간 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일본어로 소통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모든 멤버들은 일어로 농담까지 주고받으며 능숙한 일본어 실력을 뽐냈다.

‘런(RUN)’을 부르기 전, RM은 “모두 점프(JUMP)하자”며 호응을 유도했고 팬들은 높이 뛰어오르는 멤버들과 호흡을 맞추며 소리 질렀다.

이어 정국은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싶은 게 있다”며 “이 공연장 어딘가에 아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숨겨뒀다”고 말했다. 지민 역시 “어디에 숨겨놨는지, 찾아보라”고 덧붙였다. 이때 3층 관객석 일부만 불이 켜졌고, ‘아이시테루(사랑합니다)’라고 적힌 글자가 나타났다. 정국은 다시 한 번 “사랑한다”고 외치며 팬들의 감동을 이끌어냈다.

이번 도쿄돔 콘서트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공연에 앞서 일본 TV아사히 음악프로그램 ‘뮤직 스테이션’ 측이 멤버 지민이 지난해 입은 광복 기념 티셔츠를 문제 삼으며 출연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은 물론 전 세계 유력 매체들도 이 소식을 다루면서 널리 알려졌다. 다시 한 번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인기를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일본 내 극우 성향의 매체를 통해 일부 혐한(嫌韓) 기류가 전해져 향후 방탄소년단의 일본 돔 투어에도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TEN 공연] BTS "작은 공연장에서 도쿄돔까지, 잊지 못할 거예요"
[TEN 공연] BTS "작은 공연장에서 도쿄돔까지, 잊지 못할 거예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그룹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모인 팬들. / 사진=텐아시아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그룹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모인 팬들. / 사진=텐아시아
실제 공연장 인근 수이도바시 역 앞에서 ‘혐한’을 외치며 1인 시위를 하는 한 남성이 포착됐으나, 콘서트장 가까운 주변에서 대규모 혐한 시위는 없었다. 오히려 일본 아미 사이에서는 SNS를 통해 ‘방탄소년단은 우리가 지킨다’는 글을 올리며 일종의 ‘운동’까지 펼치고 있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13일 발표된 일본 오리콘 주간 싱글 차트(5일~11일 집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지난 7일 일본에서 발표한 ‘페이크 러브/에어 플레인 파트2’는 45만 4829 포인트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도쿄돔의 열기와 오리콘 차트까지, 방탄소년단의 일본에서의 인기는 굳건했다.

앙코르 곡을 부른 방탄소년단은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진은 “오늘 공연을 하면서 여러분의 사랑을 느꼈다. 앞으로도 최고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국은 “오늘 공연을 기대하고 있었다. 정말 즐거웠다. 내일도 힘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이홉은 “꿈에 그리던 일이 일어나서 믿어지지 않는다. 도쿄돔에서 공연하게 돼 정말 즐겁다. 이 기분을 잊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민은 “여러 상황으로 아미는 물론 전 세계 많은 이들이 놀라고 걱정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볼 기회가 더 많을 거라고 믿는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한 첫 도쿄돔 공연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아미와 함께여서 기쁘다. 아미도 우리를 보면서 행복한 감정을 느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도쿄=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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