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 특집 / 사진제공=MBC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 특집 / 사진제공=MBC
예능 프로그램이 살아 숨쉬는 역사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MBC ‘무한도전’은 지난달 12일 ‘위대한 유산’ 특집을 시작했다. 이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각각 개코·도끼·딘딘·지코·송민호·비와이 등 인기 래퍼 6인과 팀을 이뤄 우리 역사를 담은 노래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들은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한국사 전문가 설민석에게 고조선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키워드 중심의 역사 수업을 들었다.

설민석은 단군, 팔만대장경, 한글 창제, 독립운동 등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사건들을 흥미롭게 전달했다. 특히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등 백성과 나라를 먼저 생각했던 민족 지도자와 안용복, 유관순, 윤동주 등 난세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나라를 지킨 선조들에 대한 이야기는 현 시국과 맞물려 시청자들에 큰 울림을 줬다.

‘무한도전’은 이전에도 꾸준히 우리 역사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지난 8월 방송된 ‘도산 안창호 특집’에선 미국 LA에 남아있는 안창호 선생의 흔적들을 알렸고, 지난해 여름 ‘배달의 무도’에선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 징용의 아픔을 안고 있는 우토로 마을과 하시마섬에 숨겨진 이야기를 조명했다. ‘TV특강’ 특집에선 멤버들이 직접 선생님으로 변신해 아이돌들에게 우리 역사를 가르쳐주는 시간을 가졌다.

‘무한도전’만 역사 콘텐츠를 활용한 것은 아니다. ‘1박 2일’은 올해 3월 방송된 ‘하얼빈 특집’에서 안중근 의사의 자취를 따라갔고, ‘런닝맨’은 지난 6월, 안성기·조진웅·한예리·권율과 함께 6·25전쟁과 관련된 장소들을 배경으로 추격전을 펼쳐 예능적인 재미와 교육적인 가치를 모두 잡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예능은 우리가 당연히 알아야 하는 역사를 직접 발로 뛰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환기시켜준다. 이는 현재 역사 교육이 하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능이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역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예능의 소재로 사용되는 순간 ‘지금 우리가 당연히 알아야 하는 역사’가 된다. 이렇게 화두를 던지는 것만으로도 예능은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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