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볼빨간 사춘기 / 사진제공=쇼파르뮤직
볼빨간 사춘기 / 사진제공=쇼파르뮤직
Mnet ‘슈퍼스타K3’로 얼굴을 알리고 ‘벚꽃 엔딩’으로 음원 강자 대열에 합류했던 버스커버스커처럼, 볼빨간 사춘기는 톡톡 튀면서도 공감가는 가사와 독특한 음색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더블 타이틀 곡은 물론 정규 앨범 수록 곡들이 실시간 차트에 진입하며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힘에 대해 안지영은 앞서 텐아시아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내가 연애를 많이 한 줄 알지만, 연애를 많이 경험해 본 편은 아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해서 노래 들으면서 걸어 다니거나 드라마, 영화도 혼자 잘 보러 다닌다. 책 읽으면서도 영감을 얻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웃음) 여자 친구들끼리 모여서 수다를 떨고, 그 때 나온 이야기들을 다 모아서 내가 다시 해석한다”라고 밝혔다. ‘싸운날’ 같은 경우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썼는데, 같은 멤버인 우지윤조차 “내 마음을 그대로 적어놓은 것 같아 깜짝 놀랐다”고 전했을 정도다.

아직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듯 어린 20대 소녀들의 속마음을 다채롭게 표현한 가사들은 상업적인 색채가 짙은 후크송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차별화됐다. 심장이 막 두근대고 잠을 잘 수가 없어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 건 아닌지 착각할 정도로 사랑하는 그대에게 우주를 주고 싶다거나, ‘이제 너랑은 정말 끝이지만 사실 지금 너네 집 앞’이라는 표현들은 듣는 이의 공감을 증폭했고, “노래가 너무 좋아서 공유한다”라는 자발적인 추천과 함께 ‘레드 플래닛’의 더블 타이틀 곡을 비롯해 모든 수록곡이 각종 SNS를 통해 번지게 된 원동력이 됐다.

볼빨간 사춘기는 영원히 인디와 메이저 사이에 있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움은 볼빨간 사춘기만의 매력을 배가하는 날개가 됐다. 귀여운 느낌의 ‘심술’부터 성숙한 분위기의 ‘프리지아’까지 다채롭게 정규 앨범을 구성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안지영은 “우리는 딱히 장르를 구별하려고 하지 않는다. ‘여러 장르에 도전해 봐야지’하고 결심하기보다는, 쓰고 싶은 대로 곡을 쓰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여러 느낌의 곡들이 완성돼있더라. 우리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볼빨간 사춘기의 꿈은 공감이 필요한 순간,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뮤지션이 되는 것이다. 마치 ‘나만 안되는 연애’에서 ‘나만 이런 세상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라는 가사처럼. 성공적인 첫걸음을 뗀 볼빨간 사춘기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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