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net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국민 걸그룹’ 아이오아이 / 사진제공=YMC 엔터테인먼트
Mnet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국민 걸그룹’ 아이오아이 / 사진제공=YMC 엔터테인먼트
‘국민 프로듀서’인 시청자들과 함께 아이돌을 제작하는 ‘프로듀싱 예능’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중의 검증을 받은 아이돌이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기획사들이 Mnet과 손을 잡고 ‘프로듀싱 예능’을 론칭하고 있다.

7월 한 달에만 Mnet은 ‘펜타곤 메이커’·‘소년24’·‘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 등 세 편의 ‘프로듀싱 예능’을 방송했다. ‘펜타곤 메이커’는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그룹 ‘펜타곤’의 멤버를 선발하는 과정을 담은 방송이었고, ‘소년24’는 공연형 아이돌 그룹을 결성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지난 22일 첫 방송한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는 더블킥컴퍼니는 연습생 10인 중 걸그룹 모모랜드의 멤버를 뽑는 과정을 그렸다.

‘프로듀싱 예능’의 가장 큰 특징은 시청자에게 프로듀서의 권한을 준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프로듀싱 예능’은 시청자들의 투표를 통해 연습생들의 생존과 탈락을 결정하거나 데뷔 이후 활동하게 될 그룹명을 짓는다. 대표적인 ‘프로듀싱 예능’은 올해 초 방영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Mnet ‘프로듀스 101’이다. ‘프로듀스 101’은 ‘국민 프로듀서’의 투표를 통해 연습생들의 생존과 방출을 결정지었으며, 아이오아이(I.O.I)라는 그룹명 역시 국민 프로듀서들의 공모를 통해 결정된 이름이다.

아이오아이를 비롯해 가요계에는 ‘프로듀싱 예능’을 통해 데뷔한 그룹들이 많이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Mnet과 함께 2013년과 2014년, 각각 ‘윈(WIN)’, ‘믹스앤매치(Mix&Match)’를 제작했다. ‘윈’에서는 각각 A팀과 B팀 중 YG의 차기 보이그룹으로 데뷔할 팀을 결정지었으며, ‘믹스앤매치’는 아이콘(iKON)의 멤버를 구성했다. 두 프로그램 역시 최종 멤버를 구성하는 데 시청자들의 문자 투표가 반영됐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2년차 걸그룹 트와이스 역시 ‘프로듀싱 예능’ 출신이다. 이들은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 16인의 경쟁을 담은 Mnet ‘식스틴’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트와이스가 될 수 있었다. 이밖에도 몬스터엑스와 카라 허영지도 각각 Mnet ‘노 머시’(2015년 방송)와 MBC뮤직 ‘카라 프로젝트’(2014년 방송)을 통해 데뷔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서현주 이사는 “데뷔 전, 연습생들의 역량을 대중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그를 바탕으로 데뷔 전부터 팬덤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 기획사 입장에서 가장 큰 장점”이라며 “팬들 역시 방송을 통해 멤버들이 성장하고, 팀과 개인의 색깔이 갖춰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내가 같이 키운 아이돌’이란 생각을 갖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아이콘(위)과 트와이스는 ‘프로듀싱 예능’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아이돌이다. / 사진제공=YG·JYP엔터테인먼트
아이콘(위)과 트와이스는 ‘프로듀싱 예능’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아이돌이다. / 사진제공=YG·JYP엔터테인먼트
‘프로듀싱 예능’을 통해 만들어진 그룹의 데뷔 앨범 초동 판매량(한터차트 기준)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다른 그룹들에 비해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아이콘의 데뷔 하프앨범 ‘리듬타’(2015년 10월)는 약 23,700장을 기록했으며, 그보다 한 달 앞서 미니 1집을 발매한 데이식스(2015년 9월)는 약 3,200장의 초동판매량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걸그룹은 그 차이가 훨씬 크다. 러블리즈(2014년 11월)와 여자친구(2015년 1월)의 데뷔 앨범은 약 1,500장과 약 500장의 초동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식스틴’을 통해 데뷔과정이 공개된 트와이스의 데뷔 앨범(2015년 10월)은 약 8,000장,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아이오아이(2016년 5월)는 약 2만8,000장의 초동 판매량을 기록했다.

CJ E&M 김지영 홍보팀장은 ‘프로듀싱 예능’의 부흥을 “음악예능의 트렌드가 변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청자들의 관심이 이제는 일반인 중에서 스타를 찾는 오디션에서 연습생 중 옥석을 가리는 프로듀싱 리얼리티로 옮겨간 것이다”라며 “음악예능의 가지 중 하나였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한 단계 확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