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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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수명은 5~7년”이라는 속설이 있다. 많은 아이돌 그룹이 이 시기에 위기에 맞닥뜨려 생긴 말이다. 멤버 탈퇴나 교체는 물론, 심할 경우 탈퇴에 이르기까지 한다. 지난 2009년 데뷔한 걸그룹 투애니원은 데뷔 8년 차에 접어든 올해, 멤버 공민지가 탈퇴하며 한 차례 휘청거렸다. 앞서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카라 역시 지난 2014년 멤버 이탈과 교체 등 잡음에 휩싸였다. 마찬가지로 데뷔 8년 차에 있었던 일이다.

그룹 비스트도 7년 차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멤버 장현승이 지난 19일 팀을 탈퇴하고 솔로 아티스트로 전향한 것.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장현승과 5인 멤버는 서로 다른 음악적 견해에서 시작된 성격차이로, 팀 활동에 대한 발전적 변화를 사측과 논의해왔다”면서 “오랜 심사숙고 끝에 장현승과 합의 결별하고 팀을 재정비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마의 7년’, 도대체 무엇이 팀의 존속을 흔드는 걸까.

가장 큰 요인은 소속사와의 전속 계약 기간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르면, 연예기획사는 연기자 또는 가수와 7년을 초과해 전속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때문에 소속사와 재계약을 앞둔 시기, 즉 데뷔 6~8년 차 즈음에는, 멤버들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더욱이 이 시기는 멤버들의 개인 활동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며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완전체 활동을 꿈꾸더라도, 다른 누군가는 각자도생의 욕구를 품는다. 실제 설리는 f(x) 데뷔 6년 차에 팀을 탈퇴한 뒤 연기 활동에 전념했다. 지난 2009년 데뷔한 이준과 천둥 역시 6년 뒤인 2014년 팀을 떠나 배우로 전향했다. 안소희 역시 비슷한 케이스다.

머리가 제법 굵어져 소속사의 통제도 쉽지 않다. 그 와중에도 신인 그룹은 꾸준히 배출돼, 아이돌 그룹의 세대교체가 일어나기도 한다. 데뷔 8년 차를 즈음한 때에, 여러 요인들이 힘을 얻으며 팀 유지를 방해한다.

물론 멤버 탈퇴가 곧장 팀 와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남은 멤버들끼리 절치부심해 더욱 좋은 성과를 내거나, 새 멤버 영입으로 신선함을 얻을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예가 f(x)이다. f(x)는 설리 탈퇴 이후 특유의 시크함을 살리는 데 집중, 첫 단독콘서트를 치르는 등 좋은 성과를 보였다.

5인조 비스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낙관적인 것은 남은 멤버들의 팀워크가 훌륭하다 점. 한 차례 논란을 겪었던 만큼, 다섯 멤버들이 서로 ‘으샤으샤’해가며 팀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7년 징크스는 피하지 못했지만, 9년 차 비스트의 모습은 앞으로 멤버들의 몫에 달렸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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