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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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가수 정엽이 새 앨범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에 자신의 뚝심을 담았다.

정엽은 15일 0시 3집 앨범 ‘메리 고 라운드’를 발매하고 2년 만에 솔로 가수로 컴백했다. 지난 14일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정엽은 앨범 타이틀 ‘메리 고 라운드(회전목마)’를 두고 “내가 생각하는 낭만적인 공간”이라 설명했다. 정엽만의 상상이 더해져서일까. 이번 앨범에서는 어느덧 데뷔 13년 차를 맞이한 정엽의 소신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마이 밸런타인(My Valentine)’에서부터 정엽의 깊은 고민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정엽은 ‘유 아 마이 레이디(You Are My Lady)’ ‘눈물 나’ 등 주로 슬픈 발라드를 타이틀로 내세우곤 했다. 허나 ‘마이 밸런타인’은 팝재즈 스타일로 그간의 타이틀곡과는 다르게 밝고 달콤한 가사로 이루어진 노래. 지난 2013년 발표된 ‘왜 이제야 왔니’ 또한 정엽의 전작과 달리 밝은 분위기로 진행됐고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비슷한 분위기의 ‘마이 밸런타인’을 타이틀 곡으로 선정한 데에서 대중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정엽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정엽 역시 스스로를 ‘대중 아티스트’라고 정의하며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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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타이틀곡 ‘마이 밸런타인’ ‘아일랜드(Island)’ 외에도 정엽의 3집 앨범에는 리사 오노와 작업한 ‘어 싸우전드 마일스(A Thousand Miles)’와 앨범 타이틀과 동명인 ‘회전목마’를 비롯해 총 10곡의 노래들이 담겼다. 빠르게 돌아가는 가요계 흐름 속에서 정규 앨범 발매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아이돌 그룹은 물론 제법 연차가 쌓인 가수들까지 디지털 싱글이나 미니 앨범 위주로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정엽 역시 “요즘 같은 때에는 ‘내가 열곡을 발표하면 사람들이 한 곡은 들을까’ 생각한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런 것들을 따지기 보다는 스스로 뮤지션임을 되새기면서 천천히, 거북이처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시류에 편승하기보다는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소신이 돋보인다. 실제로 ‘메리 고 라운드’에 수록된 10곡의 노래들은 ‘회전목마’라는 테마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아티스트로서 정엽의 뚝심은 다른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엽은 이번 앨범을 위해 자신이 진행하던 MBC 라디오 FM4U ‘푸른밤, 정엽입니다’에서 하차하기도 했다. 어린시절부터 라디오 DJ를 꿈꿔왔다던 정엽으로서는 하차에 아쉬움이 남기도 했을 터. 그는 “막상 DJ를 하다 보니 뮤지션으로써 내 얘기가 너무 소모되는 것 같더라”면서 “음악을 만들려면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차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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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엽은 14일 개최된 미이어 쇼케이스 무대에서, 두 대의 키보드와 기타를 비롯해 드럼, 심지어는 코러스까지 대동하며 정성껏 무대를 꾸몄다. 음악으로 승부하겠다는 정엽의 각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 같은 정엽의 열정은 소극장 공연으로도 이어진다. 그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도 진행하게 됐다”며 농담하다가도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앨범을 만들었는지 가까운 거리에서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거북이처럼 천천히, 하지만 뚝심 있게 제 갈 길을 가는 가수, 정엽. 그는 15일 0시 3집 앨범 ‘메리 고 라운드’를 발매하고 이어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올림픽 공원 내 K아트홀에서 소극장 콘서트 ‘비 마이 밸런타인(Be My Valentine)’으로 팬들과 만난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산타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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