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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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가수 김예림이 1년 5개월 만에 돌아왔다.

김예림은 2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레진코믹스브이홀에서 쇼케이스 현장을 가지고 새 미니앨범 ‘심플 마인드(Simple Mind)’의 타이틀 곡 ‘알면 다쳐’를 비롯해 수록곡 ‘아우(Awoo)’ ‘바람아’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김예림은 오랜만에 서는 무대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어제부터 잠을 잘 못 잤다. 설레고 떨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예림은 가죽 재킷에 복부를 노출한 파격적인 의상에 금발 헤어로 등장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그는 “의상이나 헤어에 있어서 변신을 감행했다. 맹랑하고 솔직한 앨범의 성격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김예림의 변화는 신선했다. 앞서 김예림은 ‘어 보이스(A Voice)’나 ‘허 보이스(Her Voice)’, ‘굿바이 20(Goodbye 20)’ 등의 앨범을 통해 스무 살 소녀의 풋풋함을 노래해왔다. 그러나 이번 앨범의 ‘알면 다쳐’에서 김예림은 밀당하는 남자에게 섣불리 알면 다친다는 선전포고를 담았으며 ‘아우’를 통해 평소에는 조용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여우로 변해 남자를 유혹할 수 있다는 앙큼한 내용을 전했다.

장르도 변했다. 롤러코스터 출신의 이상순, 김광진, 이규호 등이 참여했던 이전 앨범의 경우, 포크나 모던 록 성향이 강했으나 ‘심플 마인드’에서는 프라이머리, 피제이(PEEJAY)와 같은 힙합 뮤지션의 참여가 도드라진다. 김예림은 “이번에는 조금 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흑인음악이나 힙합에 관심이 많았다. 피제이나 프라이머리는 전부터 작업을 해보고 싶었던 사람들인데 이번에 감사하게도 윤종신이 의견을 받아줬다”고 설명했다.

김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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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년 차.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김예림은 세 장의 미니앨범과 한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등 다작을 이어갔다. 그는 “앨범마다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며 “싱글 앨범으로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많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연결된 스토리를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수록된 트랙 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었다. 김예림은 이에 대해 “여러가지 모습들이 앨범 안에 있다. 한없이 조용하고 차분하다가도 저돌적일 정도로 공격적인 노래도 있고 섹시한 느낌도 있다”고 말하며 “사실 그 중심에는 나와 내 목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안에 있는 여러 가지 모습을 꺼내서 내 방식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경력이 늘어갈수록 고민도 늘었다. 김예림은 의상이나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으나 음악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점점 어려워진다. 첫 번째 앨범에서는 작곡가분들에게서 받은 노래를 어떻게 하면 내 색깔로 소화할까 정도만 생각했지만 이번엔 작업에 참여하고 의견을 내다보니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으로 갈까 고민하게 되더라. 전보다 더 어려워졌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김예림은 “흥행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윤종신과 얘기할 때에도 이 노래가 어떻게 하면 좋은 노래가 될지를 핵심적으로 생각했지, 어떻게 하면 잘 팔릴지에 대해서는 많이 얘기하지 않았다”면서 “그 덕분에 더욱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추억이 아직 없어요. 난 고작 스무 살 여자뿐이어서’(‘Rain’ 중)라거나 ‘나만 이래? 다들 행복했니 하우 어바웃 유어 20’(‘굿바이20’ 중)라고 노래하던 김예림은 어느덧 스물 둘 여인으로 자라나 ‘난 너를 꼬셔’라느니 ‘날 갖고 노는 건지, 널 갖고 노는 건지’라며 발칙하게 사랑을 노래한다. 파격적인 변화만큼 깊어진 고민을 안은 김예림의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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