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큐브
사진제공. 큐브
지난 1월 3일 토요일 오후 다섯 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비스트 공식 4기 팬미팅 ‘비스트&뷰티, 뉴 이어스 파티’가 열렸다. 2009년에 데뷔해 올해 7년 차가 된 비스트는 이날 팬미팅을 통해 최정상 아이돌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몸소 증명했다. 실로 뜨거운 현장이었다. 멤버들의 동작 하나하나, 이야기 한 마디 한 마디에 팬들은 열광했다. 노래를 부를 땐 ‘떼창’으로 열렬히 화답했다. 이미 정상에 서 있는 비스트가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시간이 흐를 때마다 성장할 수 있는 이유를 바로 이곳, 팬미팅 현장에서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가 마무리될 즈음, 리더 윤두준은 “저번에는 이것저것 준비할 시간도 많아서 진행이 잘 되었는데, 이번에 해외에 너무 오래 나가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해 팬미팅 시작 전에 가졌던 고민을 드러냈다. 하지만 바로 이어 “(팬들이) 재미있어 해주고 좋아해 주니 한시름 놨다. 새해에 우리와 함께해 줘 감사하다”며 자신들에게 환호를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것과 동시에 팬미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음을 알렸다.

‘사기충전 사내 탁구대회’에서 경기 중인 윤두준과 손동운
‘사기충전 사내 탁구대회’에서 경기 중인 윤두준과 손동운
‘사기충전 사내 탁구대회’에서 경기 중인 윤두준과 손동운

# 무대 위에 펼쳐지는 자연스러운 예능감
이번 팬미팅은 ‘뷰티상사’를 배경으로 2014년 한 해 비스트 사원들이 거둔 실적 및 업무 능력 평가와 우수사원 표창, 사기충전을 위한 체육대회로 꾸며졌다. 이중 메인이벤트는 ‘사기충전 사내 탁구대회’. 리더 윤두준과 막내 손동운의 라이벌 매치로, 15점을 먼저 내는 이가 승리를 거두는 룰이었다. 장현승은 심판을, 이기광은 팬미팅 사회자 딩동과 함께 중계를 담당했고, 용준형과 양요섭은 각각 오른쪽과 왼쪽의 볼 보이 역할을 수행하게 되어 자연스레 윤두준-양요섭이 한 편, 손동운-용준형이 한 편을 이루는 구도를 형성했다. 혹여 지루하지는 않을까 싶던 탁구 경기는 예상외의 재미를 가져왔다. 시작 전부터 윤두준은 탁구채로 펜싱을 하는 동작을 하며 개그를 선보였고, 손동운은 아버지가 쓰는 탁구채를 받아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두준의 첫 서브에 양요섭은 상대편을 향해 “공이 2개로 보였을 거다. 이게 대표님의 마구”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윤두준은 연속으로 득점에 실패하자 “라이트 때문인 것 같다”며 손으로 눈을 가리는 재치를 보였다. 한마디로 말해 탁구 경기는 ‘출발 드림팀’이요, 경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상황은 자연스러운 ‘희극’과도 같았다. 차분하게 심판 역할을 하던 장현승의 잔잔한 유머 아닌 유머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공이 네트에 닿았는지 안 닿았는지 판단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 현승은 “매트(네트)가 뭔가요?”라고 물어 실내체육관을 일순 폭소의 바다로 만들었다. 손동운이 경기의 흐름을 이끌어가자 팬들은 “손남신(손동운의 별명)”을 연호하며 경기를 달궜다. ‘뷰티상사’ 콘셉트에 충실했던 양요섭은 “(감히) 대표님 앞에서!”라며 대표 윤두준을 응원했고, 잠시 역전을 이루자 “우리 대표님!”이라며 대표님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렇지만 결국, 승리는 초반부터 기세를 몰아가며 우승을 예감하게 만들었던 손동운에게 돌아갔다. 탁구대에 얼굴을 파묻으며 우는 시늉을 하던 윤두준은 벌칙으로 “승진을 약속한” 같은 팀 양요섭과 함께 가운데, 오른쪽, 왼쪽에 앉은 팬들을 향해 세 번이나 엉덩이로 이름을 썼다. 손동운은 음악에 맞춰 신 나게 댄스를 추며 승리를 만끽했다. 사회자 딩동이 “팬미팅에서 ‘이게 뭐냐’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비스트니깐 가능하다. 신선하다”라고 말한 것처럼 실시간으로 펼쳐진 탁구 경기에 팬들은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비스트는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뿐만이 아닌, 상황에 맞게 맛깔 나는 양념을 제대로 더해 과정은 재미있게, 결과물은 임팩트있게 전달하는 법을 아는 이들이었다.

‘생일상’을 받고 기념 촬영 중인 비스트
‘생일상’을 받고 기념 촬영 중인 비스트
‘생일상’을 받고 기념 촬영 중인 비스트

# 끝이 없는 화수분 같은 ‘뷰티’ 사랑
공식 팬미팅답게 이날 비스트는 ‘뷰티(비스트 공식 팬클럽명)’에게 고마움과 사랑하는 마음을 끊임없이 드러냈다. 1월 1일 0시가 되자마자 양요섭이 올렸던 트위터 글이 절로 생각나는 시간이었다. 양요섭은 “일부러 트윗을 열두시 땡하고 올렸어요. 새해 열두시에 하고 있는 걸 많이 한다는 속설을 믿고… 아마도 올 한해는 여러분과 소통이 많은 한 해가 되겠네요? 우리 많은 추억 만들어요. 행복합시다!”라고 남겼었다. 2015년 새해를 맞이해 비스트가 처음으로 갖는 공식 스케줄이 팬미팅이라는 사실은 그의 말을 뒷받침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번 팬미팅에선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보도록 하자”는 윤두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장현승은 “날씨가 많이 추운데 먼 길 와주신 분들 너무 감사하다. 좋은 시간 보내도록 하자”며 팬미팅을 열게 된 소감을 이어갔다. 용준형은 “2015년 첫 번째 이벤트인데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며 “올 한 해에도 기대하시는 것 이상으로 더 멋진 거 들려드리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양요섭은 멀리서 “양요섭 멋있다!”는 팬의 이야기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양요섭 멋있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들을 보니 큰 에너지가 느껴진다. 며칠 뒤에 내 생일인데 생일을 앞두고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전했다. 큰 웃음소리와 함께 팬들에게 힐링을 전한 이기광은 “우리도, 뷰티도 행복한 일들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막내 동운 역시 “2015년 우리도, 여러분들도 끝까지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행복’을 강조했다. “’뷰티상사’가 최고인 이유가 있나?”는 사회자 딩동의 질문에 기광은 “그냥 존재만으로도 최고다”라고 답해 비스트와 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우수사원 표창’ 땐 ‘뷰티바보상’을 수여해 ‘뷰티바보’의 본보기가 된 장현승이 상을 받았다. ‘힐링상’을 수상한 이기광은 “많은 분들이 저를 보고 힐링이 된다고 하시니 함박웃음을 지어 보도록 하겠다”며 “하하하하하하” 시원한 웃음을 건네 팬들에게 진정한 힐링을 선사했다. 이어 카메라를 보며 브이를 지으며 웃자 요섭은 “’힐링캠프’ 수준이다”며 농을 건네기도 했다. 1월 5일 생일을 앞둔 양요섭은 ‘생일상’을 받곤 의미 있는 소감을 남겼다. “데뷔하고 나서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생일상을 받아본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정말 행복하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뿐만 아니라 지금 인터넷 하시면서 여기 못 와서 속상해하시는 분들과 많은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었다. 2015년 행복한 한 해로 만들어 보자” 현장에 있는 팬을 비롯해 비스트를 응원하는 모든 이들을 아끼는 그의 마음은 아마도 오랫동안 팬들 가슴 속에 남아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토크가 모두 끝난 후, 영상을 통해 멤버들이 ‘뷰티’에게 쓴 편지가 공개됐다. 또박또박 써 내려간 글에 담긴 진심은 이들의 팬 사랑에 진한 마침표를 남겼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비스트.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비스트.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비스트.

# ‘좋은 노래’를 소화하는 탁월한 라이브
비스트는 지난 2014년 두 장의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결과는, 대단했다. 상반기엔 ‘굿 럭’으로 가요계에서 최정상 아이돌의 입지를 다졌고, 하반기엔 ‘12시 30분’으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2014년 한 해 비스트는 총 19개의 1위 트로피를 손에 쥐며 더 오를 곳이 없을 것만 같던 정상에서 한 걸음 더 뻗어 나갔다. ‘좋은 노래’를 과연 증명할 방법이 있을까,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먼저 7년 차 아이돌이 된 비스트의 노래를 들어볼 것을 추천할 것이며 그다음에 이들이 이룬 성과를 말해줄 것이다. 이는, 웰메이드 곡으로 이룬 성과라는 의미에서다. 또한, 이러한 ‘좋은 노래’를 제대로 소화하는 라이브 실력은 이들의 인기를 설명하는 이유에 방점을 찍어 준다. 콘서트장이 아닌 팬미팅 현장이었지만 비스트는 미니 콘서트를 방불케 할 만큼 훌륭한 라이브를 뽐냈다. 토크 중간에 “비스트 콘서트만의 매력은?”이라는 딩동의 질문에 팬들이 먼저 나서서 “라이브!”라고 외쳤을 정도였다. 이에 기광은 “이렇게 춤추면서 라이브할 수 있는 가수가 많지 않을 거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선보인 노래는 ‘12시 30분’ ‘굿 럭(Good Luck)’ ‘섀도우(Shadow)’ ‘아름다운 밤이야’ ‘하우 투 러브(How To Love)’ ‘드라이브(Drive)’ 총 여섯 곡. 비스트표 발라드로 서정적인 면모를 보이던 멤버들은 ‘굿 럭’에서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굿 럭’ 파트를 따라 부르던 팬들의 목소리에 함께 심장이 뜨끈해지기도 했다. 여유로우면서도 자연스러운 댄스와 어우러지는 열정적인 노래는 비스트의 현재를 가장 잘 드러내 주는 곡이었다. 급하지 않되 힘이 넘치는 모습. 곡을 만든 용준형은 토크 시간에 “’굿 럭’은 비스트가 아직도 굉장히 젊고, 열정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서 제작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기광이 팬미팅 중간마다 “스물일곱”이라는 나이를 강조했지만, 이들은 마이크를 든 무대 위에서 생동감 넘치게 살아있었다. 프레스 킷에도 ‘하우 투 러브’까지 부르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어 ‘드라이브’는 생각지도 못했던 앙코르 곡이었다.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선보여 자신들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비스트에게 팬들로부터 환호의 박수가 쏟아졌다. ‘아름다운 밤’이었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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