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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FF09│5월 6일│내일의 전주│뭐 볼까

    (Eccentricities of a Blond Hair Girl)│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 │ 메가박스 10관 14:30 사랑이라는 감정은 종종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실체를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연인의 밑바닥을 보는 것은 지축이 흔들리는 충격적인 경험이다. 올해로 100세를 넘긴 감독의 최신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감각적인 영화는 한 남자의 신세한탄으로 시작한다. 마카리오는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금발 소녀...

  • JIFF09│오늘의 포토│ 졸음은 <창녀고문지옥>도 이긴다

    이곳이 정말 '불면의 밤' 맞나요? 5일 새벽 3시, 다나카 노보루의 , , 3편을 연속 상영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는 졸린 공기가 가득하다. 갖가지 고문과 가학적인 성행위가 난무하는 충격적인 영상도 새벽 3시를 넘어가는 시간엔 속수무책이다. 하나 둘 고개를 떨구고 꿈나라로 낙오되는 관객들이 늘어간다. 영화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주어지는 15분의 쉬는 시간에는 무료로 간식도 제공되지만 토막잠을 선택하는 관객이 더 많다. 그러나 3일 동안...

  • JIFF09│“스리랑카에선 20년 전의 악습이 계속되고 있다”

    JIFF09│“스리랑카에선 20년 전의 악습이 계속되고 있다”

    스리랑카는 현재 30년째 내전으로 신음하고 있다. 상류층을 형성하고 있는 신할라 족과 이들에 의해 차별대우를 받아온 타밀 족 사이의 분쟁은 6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냈고,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내전으로 인한 테러가 빈번하다. 스리랑카에는 두 민족 간의 전쟁 외에도 여전히 종교문제와 취업난, 경제 불황 등 갖가지 사회적인 병폐들 또한 개선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결국 어느 사회든 가장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착취와 차별문제는 이런 상황 ...

  • JIFF09│오늘의 전주 피플│“공룡 나오는 영화가 좋아요!”

    김건희(3살, 왼쪽), 권혁주(6살) '9일간의 영화 소풍'에 나섰던 언니, 오빠들의 체력이 슬슬 떨어지는 이 때, 영화의 거리에 젊은 피, 아니 어린 피가 수혈됐다.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에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 온 몸으로 브이, 하트를 그리며 사진 찍히기 바쁘다. 외갓집에 놀러온 혁주도 사촌동생 건희와 함께 영화의 거리를 찾았다. 을 보고 나왔다는 혁주는 영화가 어땠냐는 질문...

  • JIFF09│5월 5일│내일의 전주│뭐 볼까

    (Parque Via) │ 감독 엔리케 리베로 │ 전주시네마타운 8관 20:30 “이렇게 사는 거 지루하지 않아요?” “아니요.”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고립된 삶이 고통이겠지만, 고립이 일상이 된 자들에게는 오히려 자유가 형벌이다. 30년 동안 빈 저택을 홀로 관리하고 있는 노인 페코. 그는 매일 같은 시간 일어나 몸을 씻고 셔츠를 다리고 창문을 청소하고 밥을 먹고 TV를 보고 낮잠을 자고 이를 닦고 기도를 하고 다시 침대에 몸을 누이는 반복된...

  • JIFF09│5월 5일│오늘의 전주│뭐 할까, 뭐 먹을까

    자전거 산책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가 폐막을 3일 남겨두고 있다. JIFF가 관람객들을 위해 마련한 선물을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챙겨 봐야할 때.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공연 이나 전시 외에도 지프 스페이스에 마련된 '지프 여행을 위한 활력 충전소'에서는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다. 하루 평균 50여명의 관람객들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데 점심을 먹고 나른할 때, 영화와 영화 사이 시간이 처치 곤란일 때 올해 마...

  • JIFF09│5월 4일│오늘의 포토│한 달 전에 차인 아가씨가 전주에 왔네!

    어디선가 간질 간질 봄바람 같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뒤이어 방방 뜨는 드럼 소리가 나른한 오후를 깨운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나타났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는 제 10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가 끝날 때까지 노래를 부르고 연주를 한다. 그러나 정해진 약속 같은 건 없다. 이들은 마음이 내킬 때, 영화의 거리 어디선가 불쑥 등장한다. “어젯밤에 전주에 왔는데 한 달 전에 차인 아가씨가 보이네!” 라는 JIFF를 위한 즉흥곡을 선사한 ...

  • JIFF09│“영화평론을 꿈꾸는가, 그저 직장을 얻고 싶은건가”

    영화를 둘러싼 정보와 잡담의 과부하 시대에 '영화평론'은 과연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매 해 다양한 분야의 거장들을 모시고 진지한 토론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했던 전주국제영화제의 '마스터 클래스' 가 10주년을 맞이해 세계 영화평론계의 전설적인 '마스터'들을 전주로 불러 모았다. 5월 4일 오전 11시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제 10회 전주국제영화제 10주년 기념 '영화평론 마스터클래스'의 기자회견에는 프랑스 시네마저널 의 공동 편집장...

  • JIFF09│오늘의 전주 피플│“<10 아시아> 애독자예요”

    김지연(25)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는 노란색이다. 영화의 거리를 화사하게 물들인 이들은 바로 자원봉사단 'JIFF지기'. 교통정리부터 티켓 발권, 해외 게스트들의 통역까지 JIFF에 없어서는 안 될 빛과 소금 같은 존재다. 언론매체를 위한 비디오 시사실 예약 업무를 맡고 있는 김지현 씨는 “3년 동안 꼬박 꼬박 JIFF를 찾은” 열혈팬이자 “ 포커스 기사와 십자매 를 사랑하는” 의 애독자다. “사실 초창기에는 영화...

  • JIFF09│“50달러만 들고 찍었다, 일단 카메라를 들어라”

    JIFF09│“50달러만 들고 찍었다, 일단 카메라를 들어라”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 '영화보다 낯선' 섹션에서 공개된 (Hotel Diaries) 에는 줄거리도, 주인공도, 배경음악도 없다. 카메라는 오로지 감독 한 사람의 목소리와 작은 방만을 담는다. 존 스미스 감독은 핀란드, 영국, 독일 등지를 여행하며 묵었던 호텔에서 품었던 생각의 단상들을 7년 동안 일기처럼 기록했다. 그것은 “이 호텔 화장실의 마감은 굉장히 고급스럽다”는 잡담에서 9.11 테러로 예상치 못하게 뻗어나가는 감...

  • JIFF09│5월 4일│내일의 전주│뭐 볼까

    (Hotel Diaries) │ 감독 존 스미스 │ 메가박스 5관 20:00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호텔방에서 중년의 백인 남자가 말을 시작한다. 화면은 침대나 커튼, 먹다 남긴 초코바 등을 비추고 TV에선 BBC 뉴스의 앵커 멘트가 들린다. 남자는 거울 장식의 독특함을 말하다가 침대의 안락함을 호평하기도 하고, 뉴스에서 보도하는 기사로 화제를 돌리기도 한다. 감독 존 스미스는 핀란드, 영국, 독일 등지를 여행하며 묵었던 호텔의 단상을 200...

  • JIFF09│5월 4일│오늘의 전주│뭐 할까, 뭐 먹을까

    한옥마을 카페투어 4월 30일, 지난 주 목요일에 시작한 제 10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도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JIFF의 주 무대인 영화의 거리도, 세계 각국에서 온 영화들도 볼 만큼 봤다면 이제 피 같은 연휴를 투자해서 온 전주를 즐길 차례다. 택시를 타면 시내 어디든 거의 십 분 내로 갈 수 있는 것은 이 도시의 큰 매력. 영화의 거리에서 택시를 타면 5분이 조금 넘는 시간에 당도하는 한옥마을은 운치와 멋을 동시에 간직...

  • JIFF09│5월 3일│오늘의 포토│기쁘다, 이선균 님 오셨네!

    2일 저녁, 한산하던 영화의 거리가 일순간에 술렁였다.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의 디지털 단편영화 지원 프로젝트 '디지털 삼인삼색'의 으로 배우 이선균 이 전주를 찾은 것이다. MBC라디오 의 이동 스튜디오를 방문해 이주연 아나운서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스튜디오 앞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선균을 보자고 몰려든 관객들로 인산인해 를 이루었다. 에서는 허세 가득하고, 권위 앞에 작아지는 약한 모습의...

  • JIFF09│오늘의 전주 피플│“한국을 영원히 떠나지 않을 거예요”

    앤드류 아담스(왼쪽), 카일 벌토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에 귀여운 꽃미남들이 떴다. 스코트랜드에서 온 앤드류와 캐나다가 고향인 카일. 각각 전주와 원주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이들은 벌써 2년 째 전주영화제를 방문한 단골손님들이다. 올해 JIFF에서는 를 봤다. “일본 만화가 원작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동성애'라는 주제를 전적으로 내세우지 않고도 흥미롭고 신선하게 잘 만든 것 같아요.” 전주비빔밥을 좋아하는 카일은...

  • JIFF09│“내가 낳은 아이가 크면 &lt;날아라 펭귄&gt;을 보여줄 거다”

    JIFF09│“내가 낳은 아이가 크면 <날아라 펭귄>을 보여줄 거다”

    “답답하다.” 어쩌면 가장 짧고도 정직한 말인지 모르겠다. 의 배우 손병호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한 이런 탄식의 말로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5월 2일 저녁 7시 20분,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의 상영 후 전주시네마타운에서 진행된 이날 대화에는 임순례 감독과 배우 문소리, 박원상, 손병호가 참석해 시종일관 풍부한 유머와 함께 인권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들을 이어나갔다. 열성 엄마, 채식주의자, 황혼 이혼을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