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가 14일 개막해 24일까지 열린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 중 가장 오래된 장르 영화제인 PiFan은 올해도 변함없이 다양한 ‘판타스틱’ 영화로 관객을 맞는다. 인도영화에 대한 다큐멘터리 로 문을 여는 PiFan에서 공포영화를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금지구역’과 ‘특별전: J-호러 무서운 이야기 최종장’ 부문 상영작을 훑어보는 것이다. 추억의 과 을 비롯해 , , 등 일본 공포가 가득하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PiFan의 두 프로그래머 박진형, 이영재 씨가 추천하는 작품에 관심을 가져도 괜찮을 것이다. 호러 마니아들이여, 부천에서 만납시다.형제는, 악마를 보았다 | 안토니오 니그렛 | 미국 | 부천 초이스
염력을 지닌 ‘엑스맨’ 쌍둥이 형제의 심리 호러극. 악마의 축복을 받고 특권층 가족에 태어난 쌍둥이 형제 세스와 조나는 자신들의 초능력을 이용해 잔인한 일을 벌인다. 같은 반 친구들이 잔인하고 기괴한 방식으로 하나둘씩 살해되자 경찰은 형제를 의심한다. 질투는 형제를 갈라놓고 두 악마는 걷잡을 수 없는 살인 대결을 시작한다.
박진형 프로그래머: 기이하면서도 매혹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있는 심리 호러의 걸작. 호러 영화 전문 시리즈인 ‘애프터 다크 오리지널’을 통해 소개된 영화 중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
말레이시안 블레어 위치 | 우밍진, 피에르 안드레 | 말레이시아 | 부천 초이스
여기는 공포영화 촬영 현장. 멀쩡하던 현장이 말 그대로 공포의 도가니로 변한다. 흐느껴 울던 야나는 갑자기 낄낄대고 조감독 사리는 입에 거품을 문다. 악령에 홀린 현장 스태프들. 제작자 리나는 이를 카메라에 담아 영화로 만들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촬영을 계속한다.
이영재 프로그래머: 현대 호러영화의 대표적 양식이 된 이른바 ‘블레어 위치’ 스타일이라 불리는 카메라 들고찍기와 페이크 다큐멘터리 스타일을 적극 활용하는 는 기존에 보아왔던 유사한 양식의 영화 중에서도 단연 그 완성도와 꼼꼼한 극적 구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아오이 소라, 호러를 찍다 | 웡칭포 | 홍콩 | 부천 초이스
음침한 장마철에 보면 딱 좋은 홍콩산 스플래터 무비. 임산부들이 연이어 살해된다. 이른바 해부 사건. 공통점은 두 가지다. 임산부는 산 채로 해부됐고 남편은 끓는 물에 빠져 죽었다. 경찰은 용의자를 잡기 위해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지만 살인사건은 다시 발생한다. 아오이 소라의 첫 번째 중국어 영화이자 영화배우로서 재능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영재 프로그래머: 스플래터 무비의 팬임을 밝힌 가수 겸 배우 주노 막의 원안에서 비롯한 이 영화는 홍콩판 스플래터 무비의 진수를 보여주는 동시에 만연한 불의와 응징, 그리고 복수의 근원적 정당성을 논한다. 극도로 다크한 사랑 이야기.
이 과 을 만났을 때 | 미겔 앙헬 비바스 | 스페인 |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스토리만 들어도 세 편의 영화가 떠오른다. 고급주택으로 이사 온 하이메와 마르타 부부(이혼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딸 이사벨. 이사 첫날 저녁 모자를 쓴 세 남자가 이들의 새 집에 침입한다. 강도와 가족 사이의 사투가 벌어지고 딸의 남자친구까지 휘말리면서 집은 핏빛 쑥대밭으로 변한다. 미카엘 하네케의 과 데이비드 핀처의 , 샘 페킨파의 이 뒤섞여 있는 독특한 호러 영화다.
박진형 프로그래머: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이 계속되는 공포감을 자극하는 전형적인 호러 영화로 탄탄한 구성과 주요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가 높은 몰입도를 보여준다.
레알 무서운 일본 귀신 이야기 | 시노자키 마코토 | 일본 |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도쿄에서 온 두 가지 무서운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는 ‘츠키모노’. 입사 면접을 마친 뒤 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가던 아유미는 딸꾹질을 하는 맨발의 소녀를 만난다. 서둘러 학교로 돌아간 아유미는 교실 창문 밖에 서 있는 맨발의 소녀를 보며 소스라치게 놀란다. 두 번째 이야기는 ‘노조미’. 메구미는 11번째 생일날 여동생 노조미가 호수에서 익사한 채로 발견된 뒤 매해 생일만 되면 환영에 시달린다. 어머니의 옛 친구는 메구미에게 붙어 있는 귀신을 떼어놓지 않으면 메구미가 죽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영재 프로그래머: 이토 준지에 의해 만화화되기도 했던 현대 괴담 ‘신 귀이야기’ 시리즈의 최신판! 일본 호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찜하시길.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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