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겟' 감독 박희곤 인터뷰
오는 8월 30일 개봉
오는 8월 30일 개봉
나긋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작품을 만든 소감을 전한 박희곤 감독. 떨리지 않는 모습 같지만, 개봉을 앞두고 어색하고 걱정도 많다는 그는 영화 '타겟'을 준비하던 과정을 회상하며 침착하게 말하며 배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현실과 주변부에 대한 따스한 시선만큼이나 진중함이 느껴지는 박희곤 감독은 중고거래를 소재로 영화를 제작하게 된 이유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박희곤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타겟' 인터뷰에 나섰다. '타겟'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다. 박희곤은 '퍼펙트 게임'(2011), '명당'(2018) 등을 연출해 몰입감 높은 서사로 관객들을 만난 바있다. 배우 신혜선, 김성균, 이주영, 강태오가 출연한다.
처음 영화를 선보인 소감에 관해 박희곤 감독은 "오랜만에 그런 자리에 서니까 어색했다. 예상을 못 했는데, 코로나 시기에 한국 영화가 어려워지기 시작해서 복합적인 원인을 분석하시는 기사를 보고 환경이 많이 바뀌다 보니까. 애쓰시고 노력하시는 것에 비해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크지는 않아도 올라가는 계단의 하나 정도는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이 계단을 하나씩 올리고 있지 않나. 개봉이 반갑기도 하지만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타겟'은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나 JTBC '뉴스 르포'에서 다뤘던 중고거래에 대한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작품. 박희곤 감독은 "2020년 1월에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고 며칠 후에 제작사를 만났다. 대표님은 이미 작가를 정해서 자료조사를 하고 계시더라. 시나리오가 나오고 비교하면서 장점만 살려보자는 생각으로 두 버전이 합쳐지면서 '타겟'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2021년 1월에 투자가 결정됐다. '한다면 이게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반신반의했는데 투자가 이뤄졌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극 중에서 중고 거래라는 사소한 일상 하나로 인해 수현의 삶은 처참히 무너진다. 박희곤 감독은 범죄물이라는 소재에 초점을 맞췄다고 언급하며 '타겟'을 만들면서 한 자료조사를 언급했다. 그는 "이미 작은 피해들이 중첩되어 있었다. 심각한 피해를 보신 분은 괴담처럼 데이터로 되어있더라. '이걸 왜 아무도 영화로 안 만들었지? 라는 생각에 쇼킹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중고 거래라는 범죄의 유형을 언급하며 "'그것이 알고 싶다'의 '그놈'은 일종의 하청을 줘서 괴롭히는 담당, 전화만 하는 담당으로 뿌리더라. 조직을 필리핀으로 옮긴 것. 어쩌면 기업과도 같다"라며 문제를 꼬집었다. 또한 해외의 사례를 언급하며 "외국의 경우에는 만나서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대도시에 밀집되어있고 나라도 작은 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물건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물건을 파는 사람이 더 궁금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타겟'을 통해 일종의 경각심을 주고자 한 것이냐고 묻자 ""그 의도도 없지는 않았지만, 영화에 넣고 싶지는 않았다. 막상 영화로 보니 힘들어지라는 장면을 알면서도 넣은 것은 감독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박희곤 감독은 '타겟'의 중심이 되어 서사를 끌고 가는 신혜선 배우에 대해 극찬하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그는 "신혜선 배우가 원픽이었지만, 너무 바쁜 배우였다. 일주일 만에 답을 줬다. 두세 달 만에 답이 올 거라고 생각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신혜선 배우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저 친구 연기나 분위기가 좋다'라는 생각은 했다. 만났는데 와일드한 것에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시나리오 순서대로 찍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신이 뒤죽박죽되었는데도 '내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왔나' 싶은 것처럼 잘하더라. 선배나 후배를 배려하려는 것들이 대배우의 자세를 갖춘 것 같다. 다음에는 신혜선 배우를 캐스팅하기 힘들 수도 있다(웃음)"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신혜선과 어떤 식으로 소통했느냐고 묻자 "기술적인 것보다 수현의 감정에 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수현(신혜선)만큼이나 극 중에서 김성균과 강태오가 맡은 주형사와 나형 사 캐릭터는 '타겟'의 균형감을 잡아주는 역할로 활약한다. 전작 '명당'에서도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성균에 관해 "김성균 배우는 시나리오가 나오자마자 연락했다. 이미 3~4개의 작품을 하고 있었다. 토요일에 시나리오를 줬는데 월요일에 답변이 왔다. 신혜선 배우가 김성균 배우와 함께하고 싶다고 해서 서로 스케줄을 조정한 부분도 있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겪어본 김성균은 어떤 배우인 것 같냐고 묻자 "끝을 알 수 없는 배우다. 첫 작품 '범죄와의 전쟁'부터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나. 처음에 윤종빈 감독의 현장을 보고 '저런 사람이 다 있나'라고 생각했다. 배우의 연기만 생각했지, 인성까지 생각한 적은 없었다. '저런 꽃사슴 눈망울에 저런 눈망울이라니'라며 감탄했다. 조만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배우가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강태오에 관해선 "흔히 공무원이나 경찰이라고 하면 흔한 선입견이 있지 않나. 경찰이라는 직업의 표본이 보기 드문 것 같다. 그런 분이 분명히 있다. '타겟'에 한번 녹여보자는 생각을 했다. 강태오 배우의 이미지나 너무 잘 맞았다"라고 답했다.
이어 "강태오 배우한테는 고맙고 미안한 감정이 많이 든다. '명당'에서 죽은 이후에 끌고 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무술팀이 했는데도 비탈길에서 많이 떨어졌다. 시체를 불태우는 장면이 있었다. 그 상태로 내려오지 못했다. 대선배들이 있는 현장이라서 혼자 많이 힘들었을 거다"라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현실적인 이야기라서 더 두렵게 다가오는 영화 '타겟'의 박희곤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당시를 회상하며 "시나리오를 쓰던 중에 중고 거래를 자주 하던 여자인 친구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줬는데 자신이 소파 같은 것을 팔 때 남자가 와서 보고 가더란다. 그때는 몰랐는데 나한테 이야기하면서 그때야 공포를 자각하더라. 지나간 일인데 3일 정도 잠을 못 잤다고 했다"라고 답했다.
박희곤 감독은 직접 중고 거래를 해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준비할 때는 연출부를 시켜서 직접 거래하지는 않았다. 연출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실제로 봐야 하니까 직접 중고 거래를 해봤다. 좋은 분이 나오셨다. 궁금하니까 커피를 대접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정이 있잖아요'라고 하더라. '정'이라는 단어가 우리끼리는 속이지 말자는 느낌이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작이 끝나고 난 이후에는 중고 거래를 마음껏 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사실적이고 주변에서 있을 법한 캐릭터인 '수현'은 극 중에서 인테리어 업자로 근무한다. 그는 캐릭터를 설명하며 "신혜선 배우가 맡은 '수현'은 굉장히 현실적인 존재다. 직장에서도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런 인물이 범죄에 노출되는 것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타인이나 혹은 본인에 의해서. 바쁜 일상 중에 부주의한 경우가 많지 않나. 이 사람이 손으로 몸으로 뭔가 하는 직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실에 부딪히는 인물을 형상화하고 싶었다. 주변에 인테리어 팀장을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문득 떠올라서 시작하게 됐다"라며 직업을 설정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영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과 물리적으로 구성된 집으로 나뉘어 내외부를 오가며 공포를 더욱 부각한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작업 현장과 집이었다. 그 때문에 집을 막 이사 간 캐릭터로 설정했다. '수현'은 막 이사 와서 자기 집인데 집 같지 않은 상황이다. 마치 수현이 처한 또 다른 현실처럼"이라며 주요한 설정을 언급했다.
이어 "(수현의) 작업장은 미세하게 조금씩 완성이 되고 있다. 갈등과 문제가 거기서 벌어진다. 심지어 엄마의 미끼 문자도 거기서 시작된다. 그냥 삶인 곳이며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명당', '퍼펙트 게임'에 이어 '타겟'까지 실화나 주변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박희곤 감독. 그 이유에 관해 묻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에 관심이 있다. 역사나 일화, 사건이나 우리가 놓치고 넘어가는 것에 아쉬움이 남고 공유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그래서 자료를 찾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 사이에 상상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차기작으로 생각해둔 소재가 있느냐고 묻자 "다음에는 따듯하고 가족들도 볼 수 있는 작품을 찍고 싶다. 영화를 한 편하면, 그 작품에서 잘 못 빠져나온다. 이번에는 더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이야기 자체가 그렇다 보니 그 장면들이 많이 떠올라서 잘 벗어나지 못했다. 희망 사항은 조금은 따듯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하고 생각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영화 '타겟'은 오는 8월 30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박희곤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타겟' 인터뷰에 나섰다. '타겟'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다. 박희곤은 '퍼펙트 게임'(2011), '명당'(2018) 등을 연출해 몰입감 높은 서사로 관객들을 만난 바있다. 배우 신혜선, 김성균, 이주영, 강태오가 출연한다.
처음 영화를 선보인 소감에 관해 박희곤 감독은 "오랜만에 그런 자리에 서니까 어색했다. 예상을 못 했는데, 코로나 시기에 한국 영화가 어려워지기 시작해서 복합적인 원인을 분석하시는 기사를 보고 환경이 많이 바뀌다 보니까. 애쓰시고 노력하시는 것에 비해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크지는 않아도 올라가는 계단의 하나 정도는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이 계단을 하나씩 올리고 있지 않나. 개봉이 반갑기도 하지만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타겟'은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나 JTBC '뉴스 르포'에서 다뤘던 중고거래에 대한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작품. 박희곤 감독은 "2020년 1월에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고 며칠 후에 제작사를 만났다. 대표님은 이미 작가를 정해서 자료조사를 하고 계시더라. 시나리오가 나오고 비교하면서 장점만 살려보자는 생각으로 두 버전이 합쳐지면서 '타겟'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2021년 1월에 투자가 결정됐다. '한다면 이게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반신반의했는데 투자가 이뤄졌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극 중에서 중고 거래라는 사소한 일상 하나로 인해 수현의 삶은 처참히 무너진다. 박희곤 감독은 범죄물이라는 소재에 초점을 맞췄다고 언급하며 '타겟'을 만들면서 한 자료조사를 언급했다. 그는 "이미 작은 피해들이 중첩되어 있었다. 심각한 피해를 보신 분은 괴담처럼 데이터로 되어있더라. '이걸 왜 아무도 영화로 안 만들었지? 라는 생각에 쇼킹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중고 거래라는 범죄의 유형을 언급하며 "'그것이 알고 싶다'의 '그놈'은 일종의 하청을 줘서 괴롭히는 담당, 전화만 하는 담당으로 뿌리더라. 조직을 필리핀으로 옮긴 것. 어쩌면 기업과도 같다"라며 문제를 꼬집었다. 또한 해외의 사례를 언급하며 "외국의 경우에는 만나서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대도시에 밀집되어있고 나라도 작은 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물건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물건을 파는 사람이 더 궁금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타겟'을 통해 일종의 경각심을 주고자 한 것이냐고 묻자 ""그 의도도 없지는 않았지만, 영화에 넣고 싶지는 않았다. 막상 영화로 보니 힘들어지라는 장면을 알면서도 넣은 것은 감독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박희곤 감독은 '타겟'의 중심이 되어 서사를 끌고 가는 신혜선 배우에 대해 극찬하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그는 "신혜선 배우가 원픽이었지만, 너무 바쁜 배우였다. 일주일 만에 답을 줬다. 두세 달 만에 답이 올 거라고 생각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신혜선 배우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저 친구 연기나 분위기가 좋다'라는 생각은 했다. 만났는데 와일드한 것에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시나리오 순서대로 찍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신이 뒤죽박죽되었는데도 '내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왔나' 싶은 것처럼 잘하더라. 선배나 후배를 배려하려는 것들이 대배우의 자세를 갖춘 것 같다. 다음에는 신혜선 배우를 캐스팅하기 힘들 수도 있다(웃음)"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신혜선과 어떤 식으로 소통했느냐고 묻자 "기술적인 것보다 수현의 감정에 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수현(신혜선)만큼이나 극 중에서 김성균과 강태오가 맡은 주형사와 나형 사 캐릭터는 '타겟'의 균형감을 잡아주는 역할로 활약한다. 전작 '명당'에서도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성균에 관해 "김성균 배우는 시나리오가 나오자마자 연락했다. 이미 3~4개의 작품을 하고 있었다. 토요일에 시나리오를 줬는데 월요일에 답변이 왔다. 신혜선 배우가 김성균 배우와 함께하고 싶다고 해서 서로 스케줄을 조정한 부분도 있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겪어본 김성균은 어떤 배우인 것 같냐고 묻자 "끝을 알 수 없는 배우다. 첫 작품 '범죄와의 전쟁'부터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나. 처음에 윤종빈 감독의 현장을 보고 '저런 사람이 다 있나'라고 생각했다. 배우의 연기만 생각했지, 인성까지 생각한 적은 없었다. '저런 꽃사슴 눈망울에 저런 눈망울이라니'라며 감탄했다. 조만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배우가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강태오에 관해선 "흔히 공무원이나 경찰이라고 하면 흔한 선입견이 있지 않나. 경찰이라는 직업의 표본이 보기 드문 것 같다. 그런 분이 분명히 있다. '타겟'에 한번 녹여보자는 생각을 했다. 강태오 배우의 이미지나 너무 잘 맞았다"라고 답했다.
이어 "강태오 배우한테는 고맙고 미안한 감정이 많이 든다. '명당'에서 죽은 이후에 끌고 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무술팀이 했는데도 비탈길에서 많이 떨어졌다. 시체를 불태우는 장면이 있었다. 그 상태로 내려오지 못했다. 대선배들이 있는 현장이라서 혼자 많이 힘들었을 거다"라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현실적인 이야기라서 더 두렵게 다가오는 영화 '타겟'의 박희곤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당시를 회상하며 "시나리오를 쓰던 중에 중고 거래를 자주 하던 여자인 친구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줬는데 자신이 소파 같은 것을 팔 때 남자가 와서 보고 가더란다. 그때는 몰랐는데 나한테 이야기하면서 그때야 공포를 자각하더라. 지나간 일인데 3일 정도 잠을 못 잤다고 했다"라고 답했다.
박희곤 감독은 직접 중고 거래를 해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준비할 때는 연출부를 시켜서 직접 거래하지는 않았다. 연출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실제로 봐야 하니까 직접 중고 거래를 해봤다. 좋은 분이 나오셨다. 궁금하니까 커피를 대접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정이 있잖아요'라고 하더라. '정'이라는 단어가 우리끼리는 속이지 말자는 느낌이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작이 끝나고 난 이후에는 중고 거래를 마음껏 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사실적이고 주변에서 있을 법한 캐릭터인 '수현'은 극 중에서 인테리어 업자로 근무한다. 그는 캐릭터를 설명하며 "신혜선 배우가 맡은 '수현'은 굉장히 현실적인 존재다. 직장에서도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런 인물이 범죄에 노출되는 것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타인이나 혹은 본인에 의해서. 바쁜 일상 중에 부주의한 경우가 많지 않나. 이 사람이 손으로 몸으로 뭔가 하는 직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실에 부딪히는 인물을 형상화하고 싶었다. 주변에 인테리어 팀장을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문득 떠올라서 시작하게 됐다"라며 직업을 설정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영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과 물리적으로 구성된 집으로 나뉘어 내외부를 오가며 공포를 더욱 부각한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작업 현장과 집이었다. 그 때문에 집을 막 이사 간 캐릭터로 설정했다. '수현'은 막 이사 와서 자기 집인데 집 같지 않은 상황이다. 마치 수현이 처한 또 다른 현실처럼"이라며 주요한 설정을 언급했다.
이어 "(수현의) 작업장은 미세하게 조금씩 완성이 되고 있다. 갈등과 문제가 거기서 벌어진다. 심지어 엄마의 미끼 문자도 거기서 시작된다. 그냥 삶인 곳이며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명당', '퍼펙트 게임'에 이어 '타겟'까지 실화나 주변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박희곤 감독. 그 이유에 관해 묻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에 관심이 있다. 역사나 일화, 사건이나 우리가 놓치고 넘어가는 것에 아쉬움이 남고 공유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그래서 자료를 찾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 사이에 상상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차기작으로 생각해둔 소재가 있느냐고 묻자 "다음에는 따듯하고 가족들도 볼 수 있는 작품을 찍고 싶다. 영화를 한 편하면, 그 작품에서 잘 못 빠져나온다. 이번에는 더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이야기 자체가 그렇다 보니 그 장면들이 많이 떠올라서 잘 벗어나지 못했다. 희망 사항은 조금은 따듯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하고 생각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영화 '타겟'은 오는 8월 30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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