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수진 役 정유미 인터뷰
'잠' 9월 6일 개봉
'잠' 9월 6일 개봉
어깨까지 내려오는 똑단발머리의 배우 정유미(40)는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그렇지만 가볍지 않은 대답으로 유쾌하게 소통했다. '윰블리'란 애칭을 못 듣는 날도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일 그만 둘거다"라는 은퇴 선언도 사랑스러웠다.
정유미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잠'(감독 유재선) 관련 텐아시아와 인터뷰했다.
정유미는 '봉준호 키드'로 불리는 유재선 감독의 데뷔작 '잠'에서 신혼생활 중 남편 현수(이선균)의 수면 중 이상행동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수진 역을 맡았다. 정유미는 사랑스러운 모습에서 광기 어린 행동도 서슴지 않는 수진의 심리 변화를 다채롭게 그려내며 본 적 없는 얼굴로 호평받고 있다. 정유미는 봉준호 감독이 '잠' 연기를 극찬한 것에 대한 질문에 "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빨리 나오게 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며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봉준호 감독님이 좋게 보셨다고 하니까 다행이다 싶어요. 사실 좋은데 '대중의 기대 심리를 못 채워 드리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이요. 5대5로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에요. 작품에 대해서도 미리 사람들이 기대를 하기도 하는데, 한편으로는 '재미가 없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봉준호가 재미있게 봤다는데, 재미있지 않겠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지 않을까요?"
이번 '잠' 현장 작업 방식을 돌아보며 정유미는 "콤팩트한 일정의 영화였기 때문에, 감독님의 디렉션을 최대한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을 쓴 사람이 감독님이고, 저보다 이 작품을 잘 알 거란 믿음이 있다. 디렉션을 정확하게 주실 때 제일 좋다. 오히려 그런 걸 듣고 나면 더 표현이 자유로워지더라. 기술적으로 명확하게 디렉션을 주시고 제가 그 안에서 노는 게 편했다"고 했다.
정유미는 극 중 남편 현수 역으로 분한 이선균과의 재회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유미는 파트너였던 이선균이 영화의 빈 부분들을 잘 채워줬다며 "이선균 오빠는 오히려 저보다 캐릭터가 평면적이었다. 감독님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더라. 그런 과정이 영화 안에서 그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고 매끄럽게 전개된 게 아닐까 생각했다"며 미소 지었다.
앞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3편에서 이선균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정유미는 이번 '잠'을 통해서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홍상수 감독님 작품은 회차가 많진 않았어도 밀도가 엄청났어요. 그런 작업을 통해서 훈련된 게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10년 만에 만났지만 어색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동안의 호흡이 편안하게 이어져서 서로 잘 맞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 '잠'에서는 제가 먼저 캐스팅이 됐고, 그 이후에 오빠가 하실 거 같다고 해서 '드디어 만나는 건가' 했어요."
특히, 극 중 이선균이 날고기, 날계란, 날생선 등을 먹는 신과 관련한 질문에 눈을 크게 뜨고 손을 내저었다. "오빠 진짜 불쌍했다. 날계란 아그작 씹을 때, 아, 생선 먹을 때랑 수돗물 먹을 때도요. 나는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싶었어요. 나는 아직 못할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연출부에서 다 한번씩 먼저 미리 씹어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대단해요 진짜."
정유미는 자신의 연기 스타일에 대해서 '밸런스'를 강조했다. 배우가 시나리오를 해석해 자신의 방식대로 연기하는 것과 감독의 디렉션을 받아 연기하는 것 중 어떤 쪽이냐는 질문에 정유미는 "작업할 때마다 다르고, 같은 하나의 작업 안에서도 달라진다"며 소신을 전했다. "분명 배우만의 표현이 필요할 때가 있고, 감독이 원하는 그림을 줘야 할 때도 있어요. 그건 작업마다 다르고, 또 한 작업에서도 그런 게 필요할 떄가 있죠. 저는 기술을 들키지 않고 연기하는 걸 지향해요. 그게 재미있어요. 나는 이렇게 했는데 저 쪽에서도 그렇게 받아들일 때 혼자서 쾌감이 있어요. 그런데 밸런스를 맞춰야겠죠. 그런데 요즘에는 감독님이 시키는대로 제가 해내고, 그게 관객들에게 전달될 때 더 재미있어요."
특히, 정유미는 '윰블리'(정유미+러블리)라는 별칭에 대해 "친한 분들 사이에서 '윰블리'라고 불러 주시는데, 즐기고 있다. 직접 불러 주신다. 재미있게 '윰블리 왔어?'라고 하신다"며 웃었다. "친한 사람들끼리 저를 그렇게 불러 주시곤 해요. 그래서 즐기고 있죠. 지인들도 재미있어 하세요. 이 별명을 못 듣게 되면요? 저 이 일 그만 두겠습니다. 하하하!"
귀여운 폭탄 선언에 이어 정유미는 "제가 예능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웃었다. "만약에 저를 어렸을 때부터 보셨던 기자 분들이 계시면 당시 정말 당황하셨을 것"이라는 정유미. "이제는 6년이나 되어서 저도 기자 분들도 어색하지 않겠지만, 몇 년씩 하다 보니 팀 사이에서 정이 들고 했어요. 지난해 11월 말에 멕시코에 갔을 때 서진 오빠와 서준이와 '우리 6년이나 됐다'는 식의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다들 깜짝 놀랐죠. 뒤돌아 보면 제가 예능을 하리라 생각 못했지만, 지금은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함이 커요."
이어 정유미는 "연기를 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된다. 뭐가 도움이 되겠냐 하실 수도 있는데 예능을 하는 시간이 주는 힐링이 있다. 자유로움이 저란 사람의 폭이 넓어지는 거 같다"며 "예능을 하고 났더니 무서울 게 없더라. 제가 연기하는 데 있어서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며 웃었다.
'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정유미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잠'(감독 유재선) 관련 텐아시아와 인터뷰했다.
정유미는 '봉준호 키드'로 불리는 유재선 감독의 데뷔작 '잠'에서 신혼생활 중 남편 현수(이선균)의 수면 중 이상행동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수진 역을 맡았다. 정유미는 사랑스러운 모습에서 광기 어린 행동도 서슴지 않는 수진의 심리 변화를 다채롭게 그려내며 본 적 없는 얼굴로 호평받고 있다. 정유미는 봉준호 감독이 '잠' 연기를 극찬한 것에 대한 질문에 "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빨리 나오게 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며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봉준호 감독님이 좋게 보셨다고 하니까 다행이다 싶어요. 사실 좋은데 '대중의 기대 심리를 못 채워 드리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이요. 5대5로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에요. 작품에 대해서도 미리 사람들이 기대를 하기도 하는데, 한편으로는 '재미가 없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봉준호가 재미있게 봤다는데, 재미있지 않겠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지 않을까요?"
이번 '잠' 현장 작업 방식을 돌아보며 정유미는 "콤팩트한 일정의 영화였기 때문에, 감독님의 디렉션을 최대한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을 쓴 사람이 감독님이고, 저보다 이 작품을 잘 알 거란 믿음이 있다. 디렉션을 정확하게 주실 때 제일 좋다. 오히려 그런 걸 듣고 나면 더 표현이 자유로워지더라. 기술적으로 명확하게 디렉션을 주시고 제가 그 안에서 노는 게 편했다"고 했다.
정유미는 극 중 남편 현수 역으로 분한 이선균과의 재회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유미는 파트너였던 이선균이 영화의 빈 부분들을 잘 채워줬다며 "이선균 오빠는 오히려 저보다 캐릭터가 평면적이었다. 감독님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더라. 그런 과정이 영화 안에서 그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고 매끄럽게 전개된 게 아닐까 생각했다"며 미소 지었다.
앞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3편에서 이선균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정유미는 이번 '잠'을 통해서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홍상수 감독님 작품은 회차가 많진 않았어도 밀도가 엄청났어요. 그런 작업을 통해서 훈련된 게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10년 만에 만났지만 어색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동안의 호흡이 편안하게 이어져서 서로 잘 맞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 '잠'에서는 제가 먼저 캐스팅이 됐고, 그 이후에 오빠가 하실 거 같다고 해서 '드디어 만나는 건가' 했어요."
특히, 극 중 이선균이 날고기, 날계란, 날생선 등을 먹는 신과 관련한 질문에 눈을 크게 뜨고 손을 내저었다. "오빠 진짜 불쌍했다. 날계란 아그작 씹을 때, 아, 생선 먹을 때랑 수돗물 먹을 때도요. 나는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싶었어요. 나는 아직 못할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연출부에서 다 한번씩 먼저 미리 씹어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대단해요 진짜."
정유미는 자신의 연기 스타일에 대해서 '밸런스'를 강조했다. 배우가 시나리오를 해석해 자신의 방식대로 연기하는 것과 감독의 디렉션을 받아 연기하는 것 중 어떤 쪽이냐는 질문에 정유미는 "작업할 때마다 다르고, 같은 하나의 작업 안에서도 달라진다"며 소신을 전했다. "분명 배우만의 표현이 필요할 때가 있고, 감독이 원하는 그림을 줘야 할 때도 있어요. 그건 작업마다 다르고, 또 한 작업에서도 그런 게 필요할 떄가 있죠. 저는 기술을 들키지 않고 연기하는 걸 지향해요. 그게 재미있어요. 나는 이렇게 했는데 저 쪽에서도 그렇게 받아들일 때 혼자서 쾌감이 있어요. 그런데 밸런스를 맞춰야겠죠. 그런데 요즘에는 감독님이 시키는대로 제가 해내고, 그게 관객들에게 전달될 때 더 재미있어요."
특히, 정유미는 '윰블리'(정유미+러블리)라는 별칭에 대해 "친한 분들 사이에서 '윰블리'라고 불러 주시는데, 즐기고 있다. 직접 불러 주신다. 재미있게 '윰블리 왔어?'라고 하신다"며 웃었다. "친한 사람들끼리 저를 그렇게 불러 주시곤 해요. 그래서 즐기고 있죠. 지인들도 재미있어 하세요. 이 별명을 못 듣게 되면요? 저 이 일 그만 두겠습니다. 하하하!"
귀여운 폭탄 선언에 이어 정유미는 "제가 예능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웃었다. "만약에 저를 어렸을 때부터 보셨던 기자 분들이 계시면 당시 정말 당황하셨을 것"이라는 정유미. "이제는 6년이나 되어서 저도 기자 분들도 어색하지 않겠지만, 몇 년씩 하다 보니 팀 사이에서 정이 들고 했어요. 지난해 11월 말에 멕시코에 갔을 때 서진 오빠와 서준이와 '우리 6년이나 됐다'는 식의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다들 깜짝 놀랐죠. 뒤돌아 보면 제가 예능을 하리라 생각 못했지만, 지금은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함이 커요."
이어 정유미는 "연기를 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된다. 뭐가 도움이 되겠냐 하실 수도 있는데 예능을 하는 시간이 주는 힐링이 있다. 자유로움이 저란 사람의 폭이 넓어지는 거 같다"며 "예능을 하고 났더니 무서울 게 없더라. 제가 연기하는 데 있어서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며 웃었다.
'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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