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케이퍼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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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술 액션이 유치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런데 반대로 '유치한 게 뭐가 무섭지?' '가끔 세상은 유치하게 돌아가지 않나?' 생각지도 못하게 돌아갈 수도 있는 일이다. 그건 유치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배우들은 촬영하면서는 민망해하며 촬영하기도 했지만 의미있는 시도였다"

영화 '암살' 이후 7년 만에 신작 '외계+인'으로 돌아온 최동훈 감독.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까지 흥행 성공신화를 써온 최 감독이 이번엔 SF 액션 영화에 도전했다.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김우빈, 김태리, 류준열, 소지섭, 염정아 등이 출연한다.
사진=케이퍼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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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은 '외계+인' 시나리오부터 후반작업까지 5년을 투자해 완성했다. 그는 "남의 영화를 보는 건 쉽지만 내 영화를 만드는 건 어렵다. '암살' 이후 리얼리즘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싶더라. 본질은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영화의 캐릭터들도 세계관도 호기심으로 만들어졌다"며 "나만의 방식으로 SF 영화를 구상하고 싶었다. 5년 동안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혔다.

'도둑들'과 '암살'로 이미 쌍천만 흥행에 성공한 최 감독에게도 불안함은 있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계속 했던 말은 '두려움에서부터 출발하지만, 두려워 하지 말자' 였고, 나 자신에게 '너 정말로 이걸 보고 싶니? 쓰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라는 질문을 끝없이 던졌다. 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신은 쓰지 않는다'를 첫 번째 목표로 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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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목표 설정을 한 최 감독은 캐스팅에 있어서도 거침이 없었다. 그는 "가장 먼저 캐스팅 하고자 한 건 류준열, 김우빈이었다. 이 이야기는 무륵과 가드로 시작했기 때문이다"라며 "김우빈은 과거 작품('도청')을 하려던 시도가 있었다. 뭐가 됐든 간단한 작품이라도 같이 하자고 의기투합했고 류준열은 다른 영화 뒤풀이에서 잠깐 봤는데 계속 눈이 가더라. 말 하는 목소리나 톤이 매력적이었다. 무륵이라는 캐릭터를 쓰자마자 류준열과 함께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개인적으로 총 쏘는 여자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 '타짜' 김혜수, '암살' 전지현 등 여성 캐릭터가 나와서 총을 쏘면 그 안에서 쾌감을 느끼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김태리를 캐스팅했다. 염정아와는 세 번째 호흡이다. 염정아에게는 반쯤 허당 같은 우스꽝스러움 있다. 코미디 연기가 너무 능청스럽더라. 실제로 웃다가 촬영을 못하기도 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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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은 "내가 배우들에게 주문한 건 그렇게 많지 않다. 90% 마음대로 하셔도 된다고 했고, 대사도 바꿔도 된다고 그랬다"라며 "'질문 많이 해주셔도 다 답변해 주겠다'라는 식으로 촬영을 진행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그는 쌍천만 감독으로서의 부담에 대해서는 "전작이 잘 되어도 이번 역시 잘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모든 감독들이 흥행에 대한 부담은 있을 것. 일종의 훈장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계+인'을 만들 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관객에게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다. 시각적인 부분부터 캐릭터까지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보일까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회식 할 때는 '어떡하나' 고민하기도 하지만 제작할 때 흥행에 대한 고민은 나중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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