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인서트》
외화 대작 피하려는 한국영화들 눈치싸움 여전
지난해와 올해 한국영화·외화 관객 수 반전
코로나19 탓 아닌 현재의 관객 수가 극장 관람 수요
12월 개봉하는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킹메이커'.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12월 개봉하는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킹메이커'.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수요일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한산: 용의 출현', '영웅', '헤어질 결심',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모두 연초 주요 배급사들이 라인업으로 발표했지만 올해 '개봉 예정' 소식도 들리지 않은 작품들이다. 한국영화계의 몸 사리기가 스스로를 좀 먹게 하고 있다.

12월 개봉을 확정한 주요 작품들을 살펴보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15일),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22일), '매트릭스: 리저렉션'(미정) 등 쟁쟁한 외화들이 있다. 그에 반해 한국영화 주요 신작으로는 '킹메이커'(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해피 뉴 이어'(배급 CJ ENM)뿐이다. 그 마저도 '해피 뉴 이어'는 티빙과 극장 동시 공개 작품이다. 연말 앞다투어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를 선보이던 영화계 풍경은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된 것. 한국영화들이 눈치싸움만 하고 있는 사이 그 자리는 외화들 차지가 됐다.

코로나19 상황에도 '이터널스'(303만), '블랙 위도우'(296만),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292만),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212만),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174만) 등 주요 외화들은 관객들을 모았다. 한국영화 가운데 성과가 있었다고 할 만한 작품은 '모가디슈'(361만), '싱크홀'(219만) 정도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100여일이 넘게 일간 박스오피스 10위권 내 머물기도 했다.
2019년~2021년 관객 수 및 매출액. / 사진=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캡처
2019년~2021년 관객 수 및 매출액. / 사진=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캡처
올 한 해 점유율을 보면 한국영화가 33.3%, 외화가 66.7%였다. 전체 매출의 약 67%가 외화에서 나왔다.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지난해에는 한국영화 점유율이 68.0%, 외화 점유율이 32.0%였으며, 전체 매출 가운데 68.7%가 한국영화에서 나왔다. 한국 관객들이 한국영화를 찾게 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한국 영화계 '몸 사리기'의 결과다.

이는 더 이상 줄어든 관객 수를 코로나19 탓으로 돌릴 수 없다는 얘기다. 현재의 관객 수가 한국영화에 대한 수요가 있는 '진성' 관객 수인 것. 이외에 관객들은 영화 관람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한 목적이 컸던 셈이다. 이제 이런 수요들을 넷플릭스 등 대형 OTT의 작품들이 가져갔다. 새로운 '즐길 콘텐츠'를 찾은 관객들이 다시 극장으로 되돌아올지 의문스러운 이유다.
내년 1월 개봉하는 영화 '특송'과 '경관의 피'. / 사진제공=NEW,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내년 1월 개봉하는 영화 '특송'과 '경관의 피'. / 사진제공=NEW,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한국영화 '특송', '경관의 피'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등 외화 대작과 직접적인 연말 맞대결을 피해 내년 1월 5일을 개봉일로 정하기도 했다. '해적2', '비상선언' 등 블록버스터급 작품들은 내년을 기약할뿐 아직 개봉일을 확정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외화를 피하는 것만이 방책일까. 관객들이 오프라인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겠다는 수요가 코로나19로 드러났을 뿐이라는 사실을 지금의 영화계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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