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인서트》
마동석, '이터널스'서 기대보다 적은 분량
'맛보기' 수준의 K귀싸대기 액션
캐릭터 부활하는 경우도 많은 마블영화
'애프타이저' 마동석 액션, 오히려 '메인요리' 기대케 해
영화 '이터널스'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수요일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 이 글은 영화 '이터널스'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동석이 한국계 배우 최초로 마블 히어로가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국내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에 베일을 벗은 '이터널스'에 아쉬움도 따랐다. 마동석이 전체 러닝타임에서 차지하는 분량이 국내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터널스'에서 마동석은 초인적인 힘을 지닌 길가메시 역을 맡았다. 또한 일종의 퇴행성 불치병, 즉 치매와 비슷한 병을 앓고 있는 테나(안젤리나 졸리)를 오랜 시간 보살펴주고 간호해주는 따뜻한 심성을 갖고 있다. 극 중 테나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공격성을 드러날 때면 길가메시는 그를 보듬어주며 공격성을 누그러뜨린다.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매와는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앞치마를 입고 파이를 만들거나 살림살이를 세심하게 하는 모습, 번뜩이는 유머로 피식 웃음이 나오게 하는 모습 등은 관객들이 기대했던 '마블리'의 모습이다.
사진=영화 '이터널스' 예고편 캡처
사진=영화 '이터널스' 예고편 캡처
무엇보다 고대했던 것은 단연 마동석의 표 K액션. 강한 힘을 실은 주먹과 손바닥으로 빌런 데비안츠에 일격을 날리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영화 개봉 전 공개됐던 티저 콘텐츠들에서도 마동석 특유의 일명 '귀싸대기' 액션을 쓰는 장면이 담겼다. 하지만 티저에서 다른 이터널스들은 고대와 현대 모두에서 전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반면, 길가메시의 경우 고대에서 전투복을 입고 싸우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마동석 표 액션은 결국 영화에서도 티저처럼 '맛보기' 정도에 그친다.

길가메시가 테나를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서 데비안츠에게 공격을 받았을 때는 이터널스 가운데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캐릭터라기엔 맥없이 당하기만 한다. 힘과 주먹이라는 자신의 주무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마동석이 일회성 캐릭터로 사용되고 마는 것은 아닌지 의아함을 자아내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앞서 마블 영화들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캐릭터들이 부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캡틴아메리카는 버키가 작전 중 달리는 기차 아래로 추락해 죽었다고 알았으나 살아있었고, '어벤져스'에서 사망한 비전이나 로키는 '완다비전', '로키'라는 스핀오프 시리즈로 다시 살아나게 됐다.
사진=마동석 인스타그램
사진=마동석 인스타그램
'이터널스'의 클로이 자오 감독은 여러 차례 마동석의 캐스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열린 화상 기자 간담회에서도 "마동석에게 먼저 연락을 해서 캐스팅했다"며 "마동석이 아무 말 하지 않고 듣다가 마지막에 좋다고 했을 때 우리는 '만세'를 외쳤다"고 말했다. 또한 길가메시 액션 디자인에 마동석을 직접 참여시키며 더욱 완성도 높은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다. 그런 면에서 길가메시가 '이터널스'에서 일회성만으로 쓰일 캐릭터라고 단정 짓기는 무리가 있다.

이터널스들은 본래 불멸의 존재. 마블 측은 마동석을 길가메시로 만들기 위해 원작과 달리 아시안 캐릭터로 설정까지 바꿨다. '이터널스'에서 마동석 표 액션이 '맛보기'에 불과했다는 것은 앞으로 제대로 한 상을 차려낼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터널스'의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마동석만의 액션을 살린 스핀오프 시리즈를 기대해볼 이유도 충분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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