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스' 마블 페이즈4의 방향성 제시
10명 히어로의 아쉬운 케미
마동석 표 손바닥 액션 '통쾌'
방탄소년단 곡도 OST로 삽입
영화 '이터널스' 포스터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 포스터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들 '이터널스' 10명은 서로 다른 국적, 인종, 나이, 성별을 지녔다. 마블은 영화 '이터널스'의 이러한 히어로들을 통해 새로운 MCU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마블 페이즈4의 기초석이 될 작품인 만큼 방대한 서사은 이후 이어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터널스'는 수천년간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인간들 사이에 섞여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사라진 줄 알았던 적 데비안츠에 다시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치는 이야기. 데비안츠는 우주의 창조주와 같은 존재인 셀레스티얼이 만든 종족으로, 인간과 같은 지적 생명체의 성장을 방해하는 존재를 없애는 포식자다. 하지만 이들이 인간들도 공격하게 되면서 세렐스티얼은 이터널스를 만들어 지구로 보낸다. 이터널스는 데비안츠과 관련된 일에만 개입하라는 명령 때문에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지구가 대혼란에 빠졌을 때 관여할 수 없었다는 배경을 갖고 있다.
영화 '이터널스' 스틸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 스틸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터널스'는 기존의 마블영화와는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 기존 마블 작품들은 히어로가 된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터널스'는 이미 신화적 존재들이 주인공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이들의 탄생 배경과 이유, 특징들이 상세하게 설명된다. 이후 MCU를 이끌어가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같은 영화인 것. 신화적 존재들의 신성함을 강조하기 위해 웅장하고 경이로운 자연 풍광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번 영화의 큰 특징은 히어로 10명이 다양한 국적, 인종 등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 역시 기존 마블영화와는 다른 점. 기존 마블의 히어로들은 대부분이 백인이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유색인종, 여성, 그리고 성소수자도 등장한다. 마블이 '다양성 추구'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10명의 '팀 이터널스' 케미는 부자연스럽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흩어져 살던 이터널스들이 다시 연대하기까지, 그리고 인류애가 생기게 되는 이유 등 서사가 충분히 쌓여있어야 설득적인데 영화가 그렇지 못한 것. 영화는 많은 러닝타임을 '단순 설명'에 할애하다 보니 관객들에게 감정적 공감대를 끌어내기에는 부족하다. 캐릭터와 배경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 복잡하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10명 이터널스 각각의 이야기를 '공평하게' 보여주려다 보니 관객들의 마음을 확 잡아챌 독보적 매력의 히어로가 눈에 띄지 않는다.
영화 '이터널스' 마동석 포스터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 마동석 포스터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한국 관객들이 기대하는 포인트 중 하나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길가메시는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테나를 곁에서 보살펴주고 보호해주는 히어로. 하지만 테나가 '이터널스'의 중심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마동석의 분량이 기대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마동석이 그간 작품들에서 보여줬던 험상궂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면모는 영화에 그대로 담겼다. 마동석 표 손바닥, 주먹 액션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방탄소년단의 '친구'가 영화 OST로 삽입됐고 극 중 대사에서도 'BTS'가 언급된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반갑고 재미있는 요소다.

완전히 달라진 마블이 낯설 수도 있지만 '이터널스'가 확장된 MCU의 새 길을 제시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호불호의 선택은 관객들의 몫이다.

쿠키 영상은 2개다. 마블답게 속편에 대한 흥미로운 힌트를 넣어뒀다. 오는 11월 3일 개봉.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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