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무비로 삼기는 적당한 '베놈2'
숙주-공생체인 에디-베놈의 '의미 없는' 티키타카
화려함 강조하다 어수선해진 액션신
쿠키 영상만 흥미로워
영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포스터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영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포스터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지나친 속도감이 혼란스럽게 만든다. '빌런 히어로'라는 이름값다운 '나쁜 매력'도 찾아볼 수 없다. 영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이야기다.

'베놈2'는 2018년 10월 개봉한 '베놈'의 후속작. 정의로운 기자 에디 브룩(톰 하디)이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공생체) 베놈의 숙주가 되어 '빌런 히어로'로 거듭나는 전작의 이야기에서 이어진다.

에디와 그의 몸을 숙주로 삼아 공존하는 베놈. 한 몸을 쓰는 둘은 사형을 받고 수감 중인 연쇄살인마 클리터스 캐서디를 면회하러 간다. 둘은 캐서디가 감옥 벽에 그린 그림들에서 단서를 얻어 그가 자백하지 않았던 사건들의 피해자 시체들을 찾아내게 된다. 이로 인해 사형이 앞당겨진 캐서디는 분노하고 캐서디의 몸에는 또 다른 심비오트 카니지가 들어가게 된다. 카니지와 결합한 캐서디는 탈옥 후 베놈과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영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스틸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영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스틸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영화는 팝콘 무비로서 가볍게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매력 포인트가 없다. 우선 '빌런 히어로'가 가져야 할 '나쁘지만 정의로운' 매력이 드러나지 않는다. 나쁜 정도라면 '닭고기가 지긋지긋하니 인간 뇌가 먹고 싶다'고 투덜대는 정도. 빌런 히어로보다는 불평 많은 히어로에 가깝다.

영화는 에디와 베놈이 한 몸에서 공생하는 고충을 오락적 요소의 하나로 활용하려 했다. 그러나 의미 없는 말싸움만 계속되면서 제대로 티키타카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몸싸움까지 벌이며 온 집안을 엉망으로 만드는 장면은 시간 낭비처럼 보일 정도다.

후반부에 가서야 베놈과 카니지의 맞대결이 맹렬히 시작되며 볼거리가 생긴다. 클라이맥스 장면은 웅장한 성당에서 벌어진다. 둘의 치고받는 싸움의 타격감은 경쾌하다. 하지만 화려한 액션과 빠른 속도감을 강조하고 싶었던 욕심이 지나쳤다. 정신없이 이어지는 액션 장면에 잠시 숨을 돌릴 틈조차 없다.

이에 더해 싸움이 가장 격해졌을 때 카니지와 캐서디의 결합이 불안정해진다. 악당 캐서디의 마음이 갑작스럽게 흔들렸기 때문. 문제는 그가 왜 돌변했는지 충분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베놈-에디 결합체보다 더 강한 파괴력을 지녔던 카니지-캐서디 결합체가 순식간에 허물어지는 모습이 당혹스럽고 설득력 없다.

영화는 한 차례 엔딩 크레딧이 지나고 난 후에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베놈은 원래 마블 코믹스 '스파이더맨'에 등장하는 악당. 전작 '베놈'에서도 베놈과 스파이더맨 세계관과 연결되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번 영화의 쿠키 영상이 이와 관련 있는 것. 본편보다 쿠키 영상이 더 인상 깊게 남는 작품이다.

'베놈2'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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