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스핀오프, 영화 '방법: 재차의'
연상호의 '방법 유니버스'…확장된 세계관
엄지원-정지소, 워맨스 호흡
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좀비 '재차의'
영화 '방법: 재차의'./ 사진제공=CJ ENM
영화 '방법: 재차의'./ 사진제공=CJ ENM


보통 재미있게 봤다는 영화에는 명장면이 존재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을 만한 임펙트 있는 장면이 '방법: 재차의'에는 2번 존재한다.

영화의 중반부, 100명의 재차의 군단이 이미 예고한 첫 번째 살인을 위해 무차별로 회사를 습격한다. '부산행'에서처럼 뒤죽박죽 엉켜서 질서 없게 덤벼드는 좀비 떼와는 다르다. 인간처럼 후드티를 입은 잿빛 피부의 알 수 없는 존재가 오와 열을 맞춘 채 각을 맞춰 한꺼번에 달려든다. 지켜보는 그것만으로도 위협적이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이들이 대로변에 줄지어 서 있던 택시에 일제히 탑승, 도주하는 차량을 쫓는 카체이싱 장면은 지금까지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모습이다. 감독과 배우들도 이 장면을 '최고'로 손꼽을 만큼 독특하고 신선하고, 긴장감이 넘친다.

이는 '재차의'라는 좀비인 듯 좀비가 아닌 존재가 주는 위압감부터 시작된다. 연상호 작가는 '방법'과 '방법사' 등 주요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드라마 '방법'에서 그대로 이어가면서 '재차의'라는 신선한 소재를 접목해 흥미로운 오락물을 완성했다.

조선 중기 문신 성현이 지은 고서 '용재총화'에 등장하는 '재차의'(在此矣)는 손과 발이 검은색이고 움직임은 부자연스럽지만 사람의 말을 그대로 할 줄 안다고 전해지는 전통 설화 속 요괴의 일종으로, 되살아난 시체를 뜻한다.

흔히 보던 좀비와 달리, 말을 할 줄 알고 운전도 한다. 또 엄청난 스피드로 달리며, 단체로 활동할 때는 완벽하게 오와 열을 맞춰 움직인다. 그리고 이들은 누군가의 조종에 의해 움직이고, 제 할 일을 다 하면 존재감이 상실된다.
 [TEN 리뷰] 온 몸에 전율, 명장면 2번…연상호가 빛은 유니크한 좀비 '방법: 재차의'
한 살인사건 현장. 피해자 앞, 용의자가 사체로 발견된다. 그런데 이 용의자는 이미 3개월 전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은 혼란에 빠진다.

이후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기자 임진희(엄지원)는 라디오 출연 중 의문의 남자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남자는 자신이 살인사건의 진범이며, 임진희가 진행하는 온라인 생방송에서 인터뷰하고 싶다고 밝힌다.

인터뷰 당일, 경찰과 수많은 네티즌이 임진희의 온라인 생방송에 일제히 주목하고, 남자는 '재차의'에 의한 3번의 살인을 예고한다.

그리고 첫 번째 살인이 예고된 날. 100명의 '채차의' 군단이 나타나 무차별 습격을 가하고, 경찰 특공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이들의 정체는 무엇이며, 배후는 누구일까.

'방법: 재차의'는 마블 유니버스처럼, 이른바 연상호 작가의 '연니버스' 안에 있는 '방법 유니버스' 중 하나의 이야기다. 드라마 '방법'에 등장한 주요 인물들이 '재차의' 라는 새로운 존재와 맞서면서 펼쳐지는 확장 된 세계관이다.
 [TEN 리뷰] 온 몸에 전율, 명장면 2번…연상호가 빛은 유니크한 좀비 '방법: 재차의'
"드라마를 안 본 관객들도 또 하나의 오락영화로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엄지원의 말처럼, 굳이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영화 자체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다만 전사를 모르고 본다는 것은, 그저 아이언맨을 보지 않고 어벤져스를 보는 것과 같다.

엄지원과 정지소는 드라마를 통해 남다른 '워맨스'로 인기를 끌었던 만큼, 방법사 백소진(정지소)이 업그레이드 돼 돌아왔어도 두 사람의 호흡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특히 엄지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할 만큼 어마어마한 분량을 몰입도 높은 연기로 소화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정문성, 김인권, 고규필, 권해효 등 개성 있는 연기파 배우들이 힘을 보태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TEN 리뷰] 온 몸에 전율, 명장면 2번…연상호가 빛은 유니크한 좀비 '방법: 재차의'
'재차의'라는 존재의 첫 등장은 온 몸에 전율을 느낄 만큼 강렬하다. 전투력은 '부산행' '반도' 때의 좀비보다 강한 것 같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그들이 주는 공포감은 떨어진다. 109분의 런닝타임 중 2번의 명장면이 워낙 임펙트가 강해서인지, 나머지 시간은 쫄깃하게 꽉 채운 2시간짜리 영화라기 보다, 케이블 채널에서 잘 만들어진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 그저 무난하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