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의 배우 한예리 / 사진제공=판씨네마
영화 '미나리'의 배우 한예리 / 사진제공=판씨네마
배우 한예리가 영화 '미나리'가 미국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유로 사회·문화적 특수성을 짚었다.

23일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한예리와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한예리는 이번 영화에서 희망을 지켜내는 엄마 모니카 역을 맡았다.

'미나리'는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제78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로도 지명됐다. 이를 포함해 이날까지 157개 노미네이트 됐으면 74관왕에 올랐다.

미국을 비롯해 외국에서 특히 더 주목받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해 한예리는 "미국은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다양한 문화가 부딪히며 형성된 나라다. 한국인 엄마, 아빠에게서 태어나 집에서는 한국어를 쓰는 한국인 이민자들은 밖에 나가면 미국인들과 섞여서 살아가고 그들의 언어를 쓴다. 그러다가 집에 돌아오면 또 한국인으로 살아간다. 어느 나라에 뿌리를 뒀든 미국 이민자라면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미국인도 되지 못하고 한국인도 되지 못한, 중간에 있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처럼 문화나 언어뿐만 아니라 세대간에도 소통의 불화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양계의 미국 이민자이로서 정체성을 정립하기 어렵게하는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며 "덩그러니 오랜 시간 떠 있던 거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걸 조금 깨닫게 되는 것"이라고 공감 받는 이유를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 부모님 세대가 자신의 꿈을 비롯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우리는 길렀구나, 이런 마음으로 우리를 길렀구나 하는 이야기도 담겨있다. 우리가 세대간 왜 소통이 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며 "막연하고 잘 알지 못했기에 엄마, 아빠가 왜 싸우는지도 몰랐지만, 치열하게 투쟁해왔기에 지금 우리가 사회에 자리잡고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여러 가지가 혼재돼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한예리는 "한국에서는 '제2의 기생충', '오스카에서 꼭 수상해야 한다' 등 기사가 나는데, 사실 한국 관객들은 미국 관객들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오히려 보고 실망하실 수도 있겠다 싶다"며 평범한 가족의 일상적 이야기임을 시사했다. 또한 "확실히 '기생충'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고 이 영화만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정착기를 그린 이야기. '미나리'는 오는 28일(미국 현지시간) 개최 예정인 제78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국내에서는 오는 3월 3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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