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강동원 "만화 같은 카체이싱 액션, '우리도 되는구나'"
강동원 "'투머치' 캐릭터 안 되게 신경써"
강동원 "칸 초청작 선정 영광"
강동원 "영화 기획·제작 의사도 있어"
배우 강동원 / 사진제공=NEW
배우 강동원 / 사진제공=NEW
"어떻게 보면 '반도'가 코로나19 시국에 월드와이드로 개봉하는 첫 영화가 됐어요. 싱가포르나 미국 등 해외에서도 극장가의 어려움이 크니까 '반도'를 주목하는 것 같고요. 저도 어느 정도 흥행을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안전하게 관람하셨으면 좋겠어요."

15일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동시기 개봉한 영화 '반도'에 대해 배우 강동원은 이 같은 기대와 염려를 드러냈다. '반도'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 폐허가 된 한국의 4년 후 모습을 그리는 작품으로, '부산행'의 세계관을 잇는다. 이번 영화에서 강동원이 연기한 정석은 매형과 함께 재난에서 살아남아 홍콩에서 난민으로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중,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폐허가 된 한국땅으로 들어가는 인물이다. 영화에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캐릭터가 나오는데 강동원은 정석 역을 통해 균형감 있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정석은 영화를 끌고 가며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캐릭터에요.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이 인물은 좀 더 그림적인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정석과 매형의 애증 관계, 민정(이정현 분)네 가족들을 만난 후 변화해가는 정석의 모습 등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눠가면서 인물을 너무 평면적이게 그리진 말자고 했어요. 너무 굴곡이 많은 '투머치'도 영화에 도움될 것 같진 않았어요. 이 영화가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카타르시스를 주는 작품은 아니지만 복선을 주면서 관객들이 이야기를 따라올 수 있게 했죠."
영화 '반도' 스틸 / 사진제공=NEW
영화 '반도' 스틸 / 사진제공=NEW
좀비물보다는 오컬트, 호러물을 더 좋아한다는 강동원은 "'반도'를 찍으면서 사람들이 왜 좀비물을 좋아하는지 알겠더라"며 "오컬트에서는 액션이 잘 드러나진 않는데 좀비물은 호러물이면서 액션에 가깝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도'에는 한국영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규모와 속도감을 자랑하는 카체이싱 액션신이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카체이싱 액션을 찍을 수 있구나 싶었어요. 차를 몇 대씩 가져다놓고 찍을 여건이 안 되는데 이 만한 자본으로 이 정도 카체이싱신을 만들어내는 게 결코 쉽진 않은 일이거든요. 감독님의 애니메이션적인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카체이싱 장면이 들어가 있는 게 좋았어요. 만화에서만 보던 장면이 나온 거죠. CG 기술력도 되는구나 싶었어요."
배우 강동원 / 사진제공=NEW
배우 강동원 / 사진제공=NEW
'반도'는 2020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인 '칸 오피셜 셀렉션 2020'에 선정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오프라인 개최가 무산된 칸영화제 측이 이 같은 이름으로 올해의 초청작을 공개한 것이다.

"중간 중간 소식을 받고 있었는데 칸에서도 영화를 굉장히 좋게 봤다고 들었어요. 기대도 안했는데 좀 놀랐죠. 상업영화고 좀비영화인데 아무리 연상호 감독님 작품이라도 칸에서 관심이 있을까 싶었어요. 하하. '부산행'이 칸에 초청 받았을 때만 해도 신선함이 있었지만 '반도'는 '부산행'의 시퀄이기도 했고요. 영화제 개최가 미뤄지면서 올해 열리는 건 어렵겠단 예상은 하고 있었어요. 아쉽긴 하죠. 하지만 전 세계 내로라하는 영화들이 많은데 칸에 초대받았다는 자체가 영광이에요."
배우 강동원 / 사진제공=NEW
배우 강동원 / 사진제공=NEW
17년간 연기 활동을 해온 강동원은 "진짜 즐거워서 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향후 영화 기획이나 제작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기회가 되면 해볼 수도 있다. 아이디어가 없진 않다"고 말했다.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시켜줄 때 두근두근해요. 그러다 안 되면 너무 슬프기도 하고, 또 그러면서 더 열심히 하기도 하죠. 영화를 만들 때 저는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아요.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워요. 영화인들도 대부분 사람들이 좋아요. 영화에 대한 열정이 있어요. 같이 일하는 게 좋아요. 한 배를 탄 가족 같은 느낌도 들고요. 어떨 땐 동지 같고 어떨 땐 친구 같아요. 영화 만드는 과정이 너무 즐거워요."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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