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넷째주] 소년들의 비밀 일기를 들추며
[10월 넷째주] 소년들의 비밀 일기를 들추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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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가지려면 우린 악해져야 해, 계속 병신처럼 살지 않으려면 악해져야 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에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넷팩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무비꼴라쥬상 등을 휩쓴 연상호 감독의 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으셨을 겁니다. 이 문제적 영화는 동심과 환상, 혹은 희망의 세계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구라고 알려졌던 애니메이션에 하이킥을 날리는 반역적 기운으로 가득합니다. 11월 3일 비로소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는 의 배경은 중학교 교실입니다. 의 마지막 물기마저 탈탈 털어버리고 의 폼 나는 우정까지도 냉혹하게 찔러버린 이 영화는 “우리는 절대로 이 시간을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인간의 사랑을 받는 개로 태어나지 못한, 결국 먹이가 되기 위해 살찌워야 하는 돼지들. 대물림 되는 가난과 절망의 핵으로 돌진하는 은 “악당이 되는 걸로 부족해 괴물이 되었던” 소년들의 다시 들추고 싶지 않았던 비밀 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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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마비로 침대에서 생활하는 남자. 그러나 이 남자는 끔찍한 장애에도 불구하고 계속 웃습니다. 게다가 지역 라디오 방송의 DJ가 되어 매일 병으로 혹은 삶 속에서 고통 받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빛이 됩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법원을 상태로 청원서를 냅니다. 제발 죽게 해 달라고,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고. 그의 청원은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한 사람의 목숨을 둘러싼 때론 이기적인, 때론 감상적인 갑론을박이 오고 갑니다. 11월 3일 개봉하는 은 인도 영화의 대표적인 얼굴, 세기의 미녀 아이쉬와라 라이가 남자를 돕는 간호사로 등장하고 그녀와 에서 만났던 리틱 로샨이 하늘도 지배할 것 같았던 전지전능한 마술사에서 코에 앉은 파리를 쫓을 수도 없는 남자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칩니다. 죽을 권리 또한 살 권리만큼 보장해야 한다는, 인간의 존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점에서 은 하비에르 바르뎀 주연의 스페인 영화 의 인도 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그 동안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를 모티브로 많은 영화를 생산해낸 발리우드답게 이 영화 역시 세련된 연출 속에서도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는 인도 영화 특유의 신명을 뿜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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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더 이상 영구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합니다.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배우 로완 앳킨슨의 가 말 그대로 죽지도 않고 또 찾아왔습니다. 미국의 007을 가장 영국답게 패러디한 코믹 어드벤처 시리즈는 세월과 상관없는 몸 개그의 숭고함을 보여줍니다. 웬만하면 뛰지 않고, 되도록 이면 열심히 안 하는 이상한 첩보 요원, 쟈니는 사실 의 불사파 조필의 설명대로 “아닐 불, 땀 한, 땀을 안 흘린다는 뜻”에서 ‘불한당’의 의미를 제대로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특히 적이 주입한 약물에 취해 정신과 육체가 따로 노는 그 남자의 오른팔과 왼팔이 서로 싸우는 순간은 과연 ‘미스터 빈’만이 만들어 낼, 무방비로 웃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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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이 ?지 감독을 비롯해 등 올해 BIFF에서 만난 많은 일본인 혹은 일본 영화들은 모두 지난 3월 11일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절망과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11월 2일 개막하는 제 9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가장 제 관심을 끌었던 프로젝트 역시 였습니다. 전 세계 21명의 유명 영화인들과 예술가들이 3.11 일본 대참사를 기리기 위해 만든 21편의 영화 중에는 봉준호 감독의 와 지아장커 감독의 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한국과 중국, 가장 가깝고도 먼 나라의 사람들이 바라본 이 비극의 풍경은 무엇일지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글. 백은하 기자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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