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3D가 부활시키지 못한 땡땡의 어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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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시장에서 유니콘으로 장식 된 모형 배를 산 이후 영문 모르고 쫓기게 된 틴틴(제이미 벨). 그 모형 배에는 1678년, 유일한 생존자 레드 라캄을 제외하고 선원 전원이 몰살당한 “가장 참혹한 항해”라고 불리었던 사건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수상한 남자 사카린(다니엘 크레이그)에게 납치된 곳에서 레드 라캄의 유일한 자손인 하독 선장(앤디 서키스)을 만나게 된 틴틴은 17세기 바닷가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험의 시동을 건다.
영화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3D가 부활시키지 못한 땡땡의 어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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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의 21세기 극장 모험
영화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3D가 부활시키지 못한 땡땡의 어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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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벨기에 작가 에르제가 당시 편집장으로 있던 (Le Petit Vigntiem)를 통해 첫 선을 보인 < TINTIN 땡땡의 모험 >은 모험물과 탐정물 그리고 소년물이 황금비율로 혼합된 흥미진진한 텍스트였다. 30년대 경제 공황과 2차 세계 대전을 맞이하며 두 손 두 발이 묶인 대중들은 이집트로 티벳으로 바다로 사막으로 달나라로, 미지(未知)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곳으로 자신들을 옮겨다 놓는 이 열혈소년의 모험에 열광했고, 틴틴의 등장과 함께 값싸고 대중적인 장르로서 만화는 고전적 예술을 제치고 황금기를 맞이했다. 늙지도 지치지도 않는 소년 기자의 활약은 지난 세기 벌어진 모든 사회, 정치, 과학의 순간으로 뛰어들어 짜릿한 특종을 타전하는 20세기 신문, 그 자체였다. 틴틴의 모험기를 읽고 자라난 어린 애독자 중 하나였던 피터 잭슨과 라는 ‘래빗홀’을 통해 도플갱어 같은 틴틴의 존재를 알게 된 스티븐 스필버그는 30년 후 의기투합했고 그렇게 탄생한 3D 영화 3부 작 중 첫 번째가 이다.

꿈과 모험의 세계, < E.T. > 부터 에 이르기까지 ‘소년기’에 대한 향수와 충심으로 가득 찬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하고 을 통해 머리와 활자 속에 누워있던 상상의 존재를 집요하도록 사실적으로 증명 시킨 바 있는 피터 잭슨이 제작한 은 태생적 과욕을 부를 수밖에 없는 도전처럼 보인다. 신문의 헤드라인 위로 달려가는 소년의 모습, 히치콕과 007, 프렌치 누아르의 기운이 소용돌이치는 인상적인 오프닝 타이틀 이후 영화는 파도가 출렁이는 망망대해로, 사하라 사막으로, 모로코 왕국 ‘바가’에서의 추격신으로 쉴 틈 없이 질주하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 를 거친 웨타 디지털의 기술력은 리얼리티 위의 리얼리티를 구현하기에 손색없고, 제이미 벨, 앤디 서키스, 다니엘 크레이그 등 배우들의 활용도도 충분히 가시적이다. 그러나 낯설게 귀환한 ‘아스트로 보이’처럼 모션 캡쳐로 빚어낸 3D 캐릭터가 틴틴을 부활시킬 최선의 도구였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또한 원작 중 , , 세 편 모두에서 추출한 의 스토리는 꽉꽉 채워진 각 신의 밀도와 달리 헐거운 이음새와 느슨한 긴장감으로 전체적으로 지루한 인상을 안겨준다. 현실감을 채우느라 지워버린 여백의 상상력은 결국 을 ‘우리의 모험’으로 체험하기보다 ‘그들의 모험’으로 멀찌감치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땡땡’의 얼굴은 6개의 선과 점으로 충분히 그릴 수 있다. 어떤 세계에서는 그것이 훼손돼선 안 될 최선의 디테일인지도 모르겠다.

글. 백은하 기자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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