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창기 기자]
배우 박지후(왼쪽부터), 김새벽, 신하균, 엄앵란, 김향기가 13일 오후 서울 순화동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린 제39회 영평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박지후(왼쪽부터), 김새벽, 신하균, 엄앵란, 김향기가 13일 오후 서울 순화동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린 제39회 영평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기생충’이 제39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촬영상을 수상했다. ‘벌새’는 여우조연상, 신인감독상, 신인여우상,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독립영화지원상을 받으며 5관왕을 차지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주최하는 제39회 영평상 시상식이 13일 오후 서울 순화동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렸다. 영평상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에서 1980년부터 매년 그 해의 우수한 영화 및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17개 부문에 대해 시상한다. 신지혜 아나운서가 시상식 사회를 맡았으며 조혜정 협회장과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봉준호 감독과 육상효 감독, 배우 엄앵란, 신하균, 김향기, 김새벽, 박지후 등이 참석했다.

제39회 영평상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이승현 기자 lsh87@
제39회 영평상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이승현 기자 lsh87@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앞서 봉 감독은 영화 ‘마더’ ‘설국열차’를 통해 감독상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올해 세 번째 트로피를 건네 받은 그는 “작품을 발표한 해, 10월이 되면 초조하다”면서 “영평상의 발표가 언제날까 조마조마하다. 그만큼 탐나는 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감독이 된지 20년이 됐다. 그동안 7편의 영화를 찍었다”면서 “그중 3편은 영평상을 받았다. 그정도면 감독으로써 성공적이지 않나 싶다. 이 상은 감독을 제외한 모든 분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해 더욱 뜻깊다”고 덧붙였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신하균은 “이 상을 혼자 받아도 될까 싶다. 촬영하면서 한몸처럼 지냈던 특별한 동료 이광수와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면서 “오랫동안 의지할 수 있었던 육상효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 고민하고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향기는 영화 ‘증인’을 통해 여우주연상을 얻었다. 그는 “좋은 작품을 만나서 하고 싶은 연기를 하고, 뜻깊은 결과를 받아서 행운이다. 그렇기에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면서 “앞으로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배우 신하균(왼쪽), 김향기 제39회 영평상 남녀주연상을 받았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신하균(왼쪽), 김향기 제39회 영평상 남녀주연상을 받았다.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극한직업’을 통해 남우조연상을 얻은 진선규는 이날 해외 일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영상을 통해 수상 소감을 전했다. 진선규는 “상을 받게 돼서 기분이 너무 좋다. 이 기쁨을 현장에서 직접 느껴야 하는데, 시상식에 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면서 “올해 초 ‘극한직업’이라는 영화로 큰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도 초심 잃지 않고 좋은 배우의 길을 걷겠다”고 덧붙였다.

김새벽은 영화 ‘벌새’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그는 “‘벌새’라는 아름다운 영화에서 영지라는 캐릭터를 맡겨 준 김보라 감독님에게 감사하다. 감독님이 조금 힘들 때 먼저 손을 내밀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현장에서 영지로 머물 수 있게 바라봐주고 마음을 내어준 박지후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또한 김새벽은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 먹은지 10년 됐다. 그동안 영화를 하면서 만났던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면서 “무언가를 증명해야 할 거 같고, 그래야 다음이 있을 거 같아서 즐겁게 연기하지 못한 순간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 상은 나한테 주는 응원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즐겁게만 연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39회 영평상 여우조연상을 차지한 배우 김새벽. /이승현 기자 lsh87@
제39회 영평상 여우조연상을 차지한 배우 김새벽.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배심원들’로 신인남우상을 받은 박형식은 이날 군 복무로 인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배심원들’ 제작사 반짝반짝의 김무령 대표가 박형식이 군대에서 보낸 편지를 통해 수상소감을 대신 전했다. 박형식은 “현재 군 복무 상태로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점 양해바란다”면서 “군대에서 수상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 먼저 영화에 출연할 수 있게 해준 홍승완 감독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뜻하고 좋은 영화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많이 배웠는데, 상까지 받아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면서 “군 복무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소중한 선물을 받았다고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자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후는 ‘벌새’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그는 “‘벌새’를 만나고 은희를 연기하면서 일어난 모든 순간이 기적같다”면서 “더군다나 상까지 받아서 기쁨이 두 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나를 이끌어준 김보라 감독님과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어준 김새벽에게 감사 인사를 표한다”면서 “앞으로 성실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39회 영평상 신인여우상을 받은 배우 박지후. /이승현 기자 lsh87@
제39회 영평상 신인여우상을 받은 배우 박지후. /이승현 기자 lsh87@
‘벌새’를 연출한 김보라 감독은 신인감독상과 독립영화지원상,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벌새’를 함께 만들어준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감사하다”면서 “‘벌새’에 주어진 상들을 통해 영화를 만들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내가 영화를 사랑한다는 것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줬다”고 밝혔다. 이어 “마음을 다해서 만든 영화인 만큼 사람들에게 전해졌을 때 기적처럼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공로영화인상은 한국영화사의 산 증인이자 학사 여배우로 인기를 모은 엄앵란이 수상했다. ‘스윙키즈’는 음악상과 기술상을 받으며 2관왕에 올랐다. 신인평론상의 수상자는 없다.

또한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원들은 각 부문과 별도로 작품 미학성에 주목해 올해의 작품 ‘영평 10선’을 뽑았다. 선정작은 ‘강변호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극한직업’ ‘기생충’ ‘김군’ ‘미성년’ ‘벌새’ ‘생일’ ‘엑시트’ ‘완벽한 타인’이다.

조혜정 협회장은 “올해는 한국 영화 100주년이다. 한국 영화는 100년이라는 시간동안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성장했다”면서 “영평 10선을 통해 한국 영화의 미학을 드러낸다. 영평상은 한국 영화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작품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사회와 역사를 가로지르고 횡단하면서 한국 영화의 지평을 열 수 있는 작품을 발견할 것”이라면서 “인간에 대한 독특한 관점과 면밀한 시선을 가진 영화를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 제39회 영평상 수상자(작)
▲ 최우수작품상=‘기생충’(제작 (주)바른손이앤에이) ▲ 감독상=봉준호(‘기생충’) ▲ 남우주연상=신하균(‘나의 특별한 형제’) ▲ 여우주연상=김향기(‘증인’) ▲ 남우조연상=진선규(‘극한직업’) ▲ 여우조연상=김새벽(‘벌새’) ▲ 신인남우상=박형식(‘배심원들’) ▲ 신인여우상=박지후(‘벌새’) ▲ 신인감독상=김보라(‘벌새’) ▲ 공로영화인상: 엄앵란 ▲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김보라(‘벌새’) ▲ 각본상=육상효(‘나의 특별한 형제’) ▲ 촬영상=홍경표(‘기생충’) ▲ 음악상=김준석(‘스윙키즈’) ▲ 기술상=박일현(‘스윙키즈’ 미술) ▲ 독립영화지원상=강상우 감독(‘김군’), 김보라 감독(‘벌새’) ▲ 신인평론상=없음

◆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선정 10대 영화(가나다 순)
▲ 강변호텔 ▲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 극한직업 ▲ 기생충 ▲ 김군 ▲ 미성년 ▲ 벌새 ▲ 생일 ▲ 엑시트 ▲ 완벽한 타인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