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유독 웃을 일 없던 한 해였지만 2016년 극장가의 다채로운 영화들이 웃음, 비극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스펙터클 액션 등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국내 스타 감독들과 슈퍼히어로들의 복귀가 줄을 잇고, 기대이상 혹은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2016년 극장가를 키워드로 정리했다.

웃음이 만병통치코믹영화열전

영화 ‘검사외전'(왼쪽부터)·’럭키’·’형’ 공식 포스터
영화 ‘검사외전'(왼쪽부터)·’럭키’·’형’ 공식 포스터
코미디를 앞세운 영화들이 각박한 일상에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의외의 선전을 거뒀다. 무엇보다 ‘검사외전’·‘럭키’·‘형’ 등은 브로맨스에 집중해 극강의 코미디를 만들어냈다.

포문은 2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이 열었다. 황정민과 강동원은 각각 누명을 쓴 검사와 꽃미남 사기꾼으로 변신해 극과 극의 매력을 뽐냈다. 교도소에서 만난 두 사람이 힙을 합쳐 정의를 찾아가는 이야기. 물과 기름 같은 두 사람의 호흡은 970만 관객을 극장가로 불렀다.

하반기엔 ‘럭키’(감독 이계벽)와 ‘형’(감독 권수경)이 나서 관객들의 웃음을 담당했다. 690만 관객을 모은 ‘럭키’는 킬러 유해진이 사고로 기억을 잃으며 무명배우 이준과 상반된 일상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또 현재 상영 중인 ‘형’에서는 시력을 잃어 국가대표가 되지 못한 동생 도경수를 핑계로 가석방된 사기 인생 조정석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유해진과 이준의, 조정석과 도경수의 찰떡 브로맨스가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공포와 분노, 경각심까지 심는다재난영화

영화 ‘부산행'(왼쪽부터)·’터널’·’판도라’ 공식 포스터
영화 ‘부산행'(왼쪽부터)·’터널’·’판도라’ 공식 포스터
2016년 하반기에는 유독 스릴이 넘치는 재난영화가 사랑을 받았다. 7월 개봉한 ‘부산행’(감독 연상호)은 1100만 관객을 모은 올해 최고의 화제작. 대한민국 최초 좀비 스릴러로, 부산으로 향하는 KTX 안에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때문에 좀비로 변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그렸다.

‘터널’(감독 김성훈)은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갇혀 구조대를 기다리는 하정우의 생존기를 담아내며 700만 관객수를 기록했고, 현재 상영 중인 ‘판도라’(감독 박정우)는 이들 중 가장 큰 스케일의 재난인 ‘원전 사고’를 주제로 일일 박스오피스 1위(16일 기준)를 달리며 흥행 질주를 하고 있다.

특히 세 작품 모두 모두 위기에 빠진 일반 시민과 이들을 위협하는 재난상황, 여기에 이기적인 본성을 드러내는 인물들을 대비시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이와 함께 보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며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 슈퍼히어로들의 활약…극과 극 성적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왼쪽부터)·’수어사이드 스쿼드’·’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닥터 스트레인지’ 공식 포스터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왼쪽부터)·’수어사이드 스쿼드’·’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닥터 스트레인지’ 공식 포스터
2016년은 유독 많은 슈퍼히어로들이 국내 극장가를 찾은 해. 이들은 극과 극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상반기 개봉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감독 잭 스나이더)은 스펙터클한 액션을 담아냈음에도 불구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가 몰입을 방해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역시 180만 관객을 동원, 마고 로비가 연기한 할리퀸 캐릭터만 남긴 채 쓸쓸하게 퇴장했다.

반면 마블 시리즈 두 편은 국내영화들이 즐비한 상황에서도 선방하며 눈길을 끌었다. 한 팀이던 크리스 에반스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대립을 그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는 860만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았다. 마블 시리즈의 새로운 영웅의 탄생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닥터 스트레인지’ 역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와 화려한 CG 등이 회자되며 인기를 누렸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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