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 명량, 해적
군도, 명량, 해적
‘군도’ ‘명량’ ‘해적’, 올 여름 ‘사극 빅3’로 불리는 작품이다. 1주일 격차로 개봉되는 세 편 모두 100억 원대의 막대한 제작비는 물론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특히 전작의 흥행을 맛 본 감독들의 신작이란 점에서도 관심이다. 쇼박스(‘군도’), CJ(‘명량’), 롯데엔터테인먼트(‘해적’) 등 메이저 투자 배급사의 자존심 승부기도 하다.

이미 ‘군도’는 23일 개봉과 함께 55만 관객이란 역대 최고 오프닝 성적을 찍었다. 그리고 21일과 23일 각각 ‘명량’과 ‘해적’이 언론에 공개됐다. 흥미롭게도 세 작품 모두 자기만의 확실한 색깔과 장단점을 지녔다. 어느 한 작품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 결국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사극 빅3’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군도’와 ‘해적’에 동시 출연한 이경영은 23일 ‘해적’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군도’로 즐겁고, ‘명량’으로 감동받고, 우리 ‘해적’으로 많이 웃으면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 ‘군도’의 화려함
군도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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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빅3’ 중 ‘군도’는 가장 화려한 진용이다. ‘범죄와의 전쟁’으로 평단과 대중을 모두 만족시킨 윤종빈 감독 그리고 윤 감독의 영화적 동지인 하정우만으로도 기대가 모아진다. 그런데 여기에 강동원이 더해졌다. 더욱이 군 제대 후 그의 첫 복귀작이다. ‘군도’를 향한 높은 기대치는 영화의 완성도나 평가, 재미 등을 상관없는 것으로 만들 정도다. 하정우는 ‘믿고 보는’ 배우 답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강동원은 예쁜 모습을 드러냈다. 조진웅, 이성민, 김성균, 윤지혜, 이경영, 정만식 등 조연진도 탄탄하다. 또 윤종빈 감곡은 극 초반 여러 캐릭터를 명확하게 펼쳐보이면서 화려함과 경쾌함을 더했다. 중간 중간 독특한 내레이션은 재미 요소다. ‘군도’의 약점은 후반부다. 초반부를 메웠던 경쾌하고 화려한 캐릭터가 후반부엔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악랄한 인물인 조윤(강동원)에게 과도하게 힘을 실으면서 다소 균형감을 잃은 것도 아쉽다. 무엇보다 영화의 부제인 ‘민란의 시대’를 만들기엔 백성의 힘이 너무 부족했다.

# ‘명량’의 묵직함
명량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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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정도전’은 묵직한 정통 사극에 대한 대중의 갈증을 해소시키며 인기를 끌었다. ‘명량’은 바로 그 묵직함을 내세운 정통 사극이다. 최민식이 이순신 역을 맡아 묵직함을 더했다. 또 이순신의 영웅담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조연과 백성을 영화의 중심으로 끌고 오는 영민함을 갖췄다. 극 중 백성들의 활약에 ‘울컥’하게 되는 순간이 여러 번 있다. 메시지의 울림과 여운이 진하게 남는다. 61분에 달하는 해상 전투신은 놀랍다. 전작 ‘최종병기 활’로 뛰어난 액션 감각을 선보였던 김한민 감독의 장기가 이번에도 먹혔다. 한 척의 배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다. 지루할 거란 예상은 기우였다. 다만, 해상 전투신까지 가는 거리다. 해상 전투신은 분명 속도감 있고, 박진감 넘친다. 하지만 초반부를 메운 영웅의 고뇌와 내면은 다소 지루한 편이다. 웃음이나 코믹적인 요소도 찾아보기 힘들다. 여러 유명 배우들이 나오지만, 그리 부각되지 않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30일 개봉.

# ‘해적’의 코믹함
해적 스틸 이미지
해적 스틸 이미지
‘해적’은 ‘사극 빅3’ 중 가장 ‘웃긴’ 작품이다. 조선 건국 시대를 배경으로 ‘사라진 국새’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 세력의 이야기를 담았다. 뭔가 진지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웃자고 만든’ 목적성에 충실했다. ‘댄싱퀸’으로 웃음을 선사한 이석훈 감독의 매력이다. 옥새를 삼킨 고래, 상어가 끄는 배 등 판타지 요소를 최대한 활용해 웃음을 자아낸다. 해적과 산적을 오가는 유해진을 비롯해 산적파의 박철민 조달환 김원해, 해적파의 신정근 등의 코믹 활약이 뛰어나다. 수영 호흡법 ‘음~파~, 음~파~’도 유해진이 하면 웃기다. 특히 숱한 칼싸움이 펼쳐지지만, 죽는 사람 하나 없을 정도다. 가족들이 웃고 떠들기에 안성맞춤이란 의미다. 잠깐, 설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다소 아쉬울 법하다. 설리의 활약상은 많지 않으니 유념하길 바란다. 또 뭔가 묵직한 메시지나 진한 여운은 ‘해적’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무조건 ‘재미’로 접근하면 된다. 8월 6일 개봉.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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