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인간의 두 번째 사랑 메리 제인 역의 커스틴 던스트(왼쪽), 첫사랑 그웬 스테이시 역의 엠마 스톤
거미인간의 두 번째 사랑 메리 제인 역의 커스틴 던스트(왼쪽), 첫사랑 그웬 스테이시 역의 엠마 스톤


거미인간의 두 번째 사랑 메리 제인 역의 커스틴 던스트(왼쪽), 첫사랑 그웬 스테이시 역의 엠마 스톤

(기사 자체가 스포일러 덩어리입니다. 영화를 안 본 분들은 유의해 주세요!)

“어떻게 여주인공을 죽일 수 있어?” “충격이야!” “말도 안 돼!” “이런, 반전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상영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관객 열에 일곱은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다. 무덤덤한 표정의 관객이라면, 영화에 별 감흥을 못 느꼈거나 원작을 이미 본 사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웬 스테이시의 죽음은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 다만, ‘설마 원작대로 여주인공을 죽일까?’하는 의문이 있어왔는데, 마크 웹은 그웬의 죽음에 손을 들었다.

# 스파이더맨의 첫사랑, ‘그웬 스테이시

남자에게 첫사랑은 강렬하다. 히어로라고 해서 다를 건 없다. 거미인간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 역시 사랑 앞에, 울고불고 마음 졸이고 상처받는 보통 남자에 불과하다. 아니, 어쩌면 연애 유전자가 일반 남자보다 더 발달한 청춘일 수 있다. (대교 위에 거미줄로 ‘I LOVE YOU’를 치며 프러포즈하는, 어메이징하게 로맨틱한 스파이더맨을 보라!) 그런 피터의 심장을 처음으로 들었다 놨다 한 첫사랑이 바로 그웬 스테이시다.
원작
원작
앞서 개봉한 샘 레이미표 ‘스파이더맨’ 때문에 메리 제인 왓슨(커스틴 던스트)이 스파이더맨의 첫사랑이라고 혼동하는 관객이 많은데, 이번 기회에 정정하자. 메리 제인은 그웬이 죽은 이후 스파이더맨이 만난 새 애인이다.(스파이더맨, 첫사랑을 못 잊는 순정파는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커스틴 던스트이 연기한 메리 제인은 원작의 그웬 스테이시와 메리 제인이 적당히 혼합된 캐릭터인 셈이다.

원작에서 메리 제인과 함께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그웬은 1965년 ‘Amazing Spiderman’ 31호에서 첫 등장했다. 그웬을 향한 원작 팬들의 사랑은 상당했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전형적인 금발미녀인데다가 청순미 넘치고 싹싹한데 지성까지 겸비한, 그야말로 ‘엄친딸’이었기 때문이다. 첫사랑 이미지의 그웬이 불멸의 여인 이미지로 거듭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은, 1973년 6월에 발간된 ‘Amazing SpiderMan’ 121호에서다. 눈치 빠른 사람은 이미 예상하겠지만, 사건이라 함은 바로 ‘그웬의 죽음’을 뜻한다. 히어로물이나 액션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죽는 것은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로서는 굉장히 큰 사건이었다. 그웬의 죽음은 원작 팬들 사이에서도 많은 논란을 낳았는데, 논란은 그웬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3’에서 그웬을 연기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3’에서 그웬을 연기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3’에서 그웬을 연기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그래서였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3’에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연기한 그웬 스테이시에 많은 원작 팬들이 울분을 토한 건. 그웬 대신 메리 제인을 스파이더맨의 첫사랑으로 둔갑시켰던 샘 레이미는 3편에서는 급기야 그웬을 메리 제인과 피터가 넘어야 할 난관의 하나로 설정했다. 노스탤지어로 기억되던 첫사랑 그웬이 한낱 조연으로 전락했으니, 원작 팬들이 분개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마크 웹에 의해 리부트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그웬이 메인 캐릭터로 설정된다는 소식에, 원작 팬들이 환호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엠마 스톤을 이을, 여주인공 메리 제인은 누구?

예정대로였다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는 메리 제인이 등장했어야 한다. 실제로 마크 웹은 메리 제인 역에 쉐일린 우들리를 캐스팅 하고, 촬영까지 진행했다. 원작처럼 그웬-메리 제인-피터 파커의 삼각관계를 그리겠다는 것이 초반 마크 웹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촬영 도중 줄거리 수정 작업에 들어갔고, 마크 웹은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각본에서 메리 제인 이야기를 완전히 없애버렸다.(마크 웹이 밝힌 공식적인 이유는 “피터 파커와 그웬의 관계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싶다”였다.) 스파이더맨의 여인이 될 생각에 잔뜩 기대 부풀었던 쉐일리 우들리는 졸지에 촬영영상이 통편집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현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3’에 등장할 메리 제인의 캐스팅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 쉐일리 우들리가 다시 맡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메리 제인으로 캐스팅 됐다가 통편집 당한 쉐일리 우들리
메리 제인으로 캐스팅 됐다가 통편집 당한 쉐일리 우들리
메리 제인으로 캐스팅 됐다가 통편집 당한 쉐일리 우들리

# 그렇다면 엠마 스톤은 영영 못 보는 것인가

속단하긴 이르다. 원작에서 그웬은 클론으로 부활, (메리 제인의 남자가 된) 스파이더맨에게 위기와 슬픔과 미안함을 동시에 선사하기 때문이다. 마크 웹이 당장 그웬을 부활시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마블에게 ‘스파이더맨’ 판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꾸준히 작품을 내놓고 있는 소니(소니가 스파이더맨 관련 아이템으로 영화를 긴 시간 만들지 않을 경우, 스파이더맨 판권은 자연스럽게 마블에게 넘어간다.)가 이야기를 어디까지 진전시킬지는 모를 일이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스틸, 만화 ‘Amazing Spiderman’ 31호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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