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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마블의 영웅들이 ‘어벤져스’를 통해 전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10여년 전만해도 히어로 영화 시장은 ‘슈퍼맨’과 ‘배트맨’을 보유한 DC가 우세했다. ‘엑스맨’으로 뒤늦게 영화라는 금맥 찾기에 뛰어든 마블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켠 건, 2002년. 그러니까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 이르러서다.

샘 레이미표 ‘스파이더맨’은 3편으로 이어지는 5년 동안 전 세계 극장가에 거미줄을 쳤고, 총 25억 달러를 집어 삼켰다. 누가 봐도 성공한 프랜차이즈였다. 그래서였다. 기업을 일군 일등공신 샘 레이미와 스파이더맨 토비 맥과이어가 하차한다고 하자, 팬들이 불만을 토로한 것은. 샘 레이미의 하차 이유가 소니와의 불화 때문이라는 게 알려졌을 땐, 소니를 마치 장인을 쫓아낸 악덕업주처럼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선택의 기로에서 소니가 꺼내든 카드는 리부트다. 그들은 샘 레이미표 스파이더맨에 대적할만한 스파이더맨을 창조해 낼 적임자로 ‘500일의 썸머’의 마크 웹과 앤드류 가필드를 소환했다. 평가는 엇갈렸다. 블록버스터 장르 안에 마크 웹은 그의 특기인 풋풋한 감성 로맨스를 녹였는데, 이것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만의 강점이 된 동시에 비난의 요인이 되기도 했다.

2년 만에 돌아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그러한 강점을 놓지 않으면서, 액션의 크기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비난의 파이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피터 파커(앤드루 가필드)와 그웬 스테이시(에마 스톤)의 관계가 공고해진만큼, 악당의 수와 파워도 막강해졌다. 특히 연기파 배우 제이미 폭스가 사고로 엄청난 능력을 부여받은 악당 ‘일렉트로’로 분해 극의 긴장을 더할 예정이다.

오는 4월 24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 대한 힌트를 일본에서 만난 마크 웹 감독과 배우 앤드류 가필드, 엠마 스톤, 제이미 폭스, 제작자 아비 아라드와 매튜 톨마치에게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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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파이더맨은 다른 슈퍼히어로들에 비해 마르고 날렵한 몸매를 지녔다. 이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쓴 게 있나?
앤드류 가필드:
처음 스파이더맨 역할을 만났을 때 이소룡을 모델로 했다. 그는 말랐지만 멋있는 무술을 선보이며 전 세계 마른 이들에게 희망을 줬다. 스파이더맨 역시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힘보다는 재치, 펀치보다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하는 그의 모습을 연기해 내기 위해 체지방을 3~4%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굉장히 어려웠지만 쫄쫄이 의상을 입는 스파이더맨에게 그만한 가치는 있었다.

Q. 실제 남자친구가 인류를 구하러 가야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어떨 것 같은가.
엠마 스톤:
그웬 스테이시의 아빠도 뉴욕시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영웅 경찰청장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웬은 세상의 영웅이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잘 이해하고 있다. 타인을 위해 목숨을 거는 군인이나 경찰관들의 파트너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Q. 한국 영화 시장에서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성공한 것은 그렇게 오래 된 게 아니다. 몇 년 전만해도 한국에서 히어로 무비는 B급 장르나 마니아층들을 위한 장르로 평가 받았는데, 이런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포인트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마크 웹:
스파이더맨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공감’ 때문이라고 본다. 스파이더맨은 슈트를 입고 있기 때문에 피부색이 노출되지 않는다. 남미에 사는 사람이든 한국인이든 피부색에 상관없이 공감할 수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바로 이 지점에 스파이더맨의 성공 전략이 숨어 있다고 본다. 더불어 한국에는 4D 극장이 많다. 4D같은 새로운 영화 체험을 주는 방식으로 상영한 점도 주효했다. 지금 영화 엔딩 크레딧에 한국 노래를 삽입하려고 하는데, 작업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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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500일의 썸머’와 같은 작은 영화부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오가며 호평 받고 있다.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마크 웹:
나는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구분하지 않는다. 규모가 문제가 아니라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스파이더맨2’의 핵심은 공감 가능한 현실적인 스토리다. 그것은 예술영화나 독립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혼자 영화를 만들 때처럼 나에게 특화된 영화를 만들 수 있어 좋았다. 재능 있는 배우들이 잘 살려줘서 고맙다.

Q. 스파이더맨의 어벤져스 합류 가능성이 궁금하다.
앤드류 가필드:
스파이더맨이 ‘어벤져스’에 들어가면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와는 잘 안 맞을 것 같고, 브루스 배너(헐크)와는 잘 지낼 것 같다. 토르는 스파이더맨이 말이 많다고 싫어할 것 같은데, 그런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면 캡틴 아메리카는 짜증을 낼 것이다.(일동 웃음) 하지만 어벤져스는 ‘팀 플레이’이기 때문에 스파이더맨이 확실히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그러나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가를 묻는다면, 그것은 내 소관이 아니다. 그건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이 결정할 문제다.

매튜 톨마치: 스파이더맨이 ‘어벤져스’ 시리즈와 ‘크로스오버’ 한다면 멋진 일이 될 것이다.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 다만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얘기는 소니픽처스에서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베놈’과 ‘시니스터 식스’가 추진 중이고, 스파이더맨에 등장하는 다양한 악역과 캐릭터를 독자적인 주인공으로 삼는 시리즈도 계획 중에 있다. 아직 ‘어벤져스’와의 크로스 오버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스파이더맨 안에서의 크로스 오버는 만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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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슈퍼히어로 영화에 사무엘 L.잭슨(‘캡틴 아메리카’)이나 게리 올드만(‘다크 나이트’)같은 관록 있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인데, 제이미 폭스가 생각하기엔 어떤 이유 때문에 그런 진출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나. 그리고 본인의 필모 안에서 이 영화가 어떤 의미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제이미 폭스:
이런 작품에 출연해서 좋은 것은 훌륭한 배우들과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앤드류와 엠마가 수트를 입지 않고 특수효과도 없이 연기하는 것을 보는 일은 감동적이다. 아까 감독님이 말씀하셨든, 영화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중요하다. 관객들은 사무엘 L.잭슨, 게리 올드만 등이 출연하는 히어로 영화를 보고 싶어 한다. 물론 히어로 영화는 팝콘 무비지만 배우로서 그동안 갈고 닦은 연기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기에 여러 배우들의 진출이 이어진다고 본다.

Q. 클립을 보면, 극중 피터 파커와 그웬이 걸어가면서 한국 음식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최근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전 세계 국가별 흥행을 위해 가끔 그 나라에 맞는 장면을 따로 찍어서 끼워 넣기도 하는데, 혹시 다른 나라에서는 다른 나라 요리가 언급되는 것인가.
마크 웹:
아니다. 다른 버전은 없다.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미국에서 한국음식의 인기가 굉장하다. 우리도 모두 불고기 같은 한국음식을 좋아한다.(옆에서 제이미 폭스가 한국 음악을 좋아한다고 노래를 부르자, 일동 웃음) 한국에 가면 다이어트 따위는 포기하고 한국음식을 먹는데 정신이 없을 정도다. 말하자면 우리가 영화를 통해 한국 음식을 홍보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Q. 지금 한국에서는 ‘어벤져스2’ 촬영이 굉장히 화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도 한국에서 최초 개봉하는데, 이런 것들이 실질적으로 단순한 이벤트인지 할리우드에서 전략적으로 한국을 큰 시장으로 인식하고 접근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마크 웹:
많은 영화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촬영되고 있다. 우리도 새로운 로케이션 방식에 대해 항상 고민 중이기에 한국에서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촬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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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공 활공이 특기인 스파이더맨은 뉴욕이 있기에 존재하는 히어로라고 생각한다. 고층 빌딩이 없었다면 뛰어다녀야 했을 테니까.(웃음) 혹시 뉴욕이 아닌 다른 도시를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앤드류 가필드:
고층 빌딩만 있다면, 맨체스터, 도쿄, 런던 두바이, 서울… 모두 좋다.(웃음) 하지만 사막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엠마 스톤: “안녕히 가세요.”(한국말로) 나는 서울도 좋아하고 아리랑도 좋아하고 K팝도 좋아한다.
앤드류 가필드: 나는 엠마 스톤보다 한국을 더 좋아한다.(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은 연인 관계다.) 하하.
제이미 폭스: 한국에 방문해서 멋진 파티를 하고 싶다. 영화를 기대해 달라.

도쿄=글. 정시우 siwoorain@tenais.co.kr
사진제공. 소니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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