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호빗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호빗:스마우그의 폐허’가 개봉 첫 주 1위로 데뷔했다. 당연한 성적표라 생각할 수 있으나 2013년 50주차(12월 13~15일) 박스오피스에서는 조금 남다르다. ‘호빗’은 극장 부율 문제로 서울 지역 CGV와 롯데시네마를 품지 못했다. 흥행에 가장 중요한 위치인 서울 지역 대부분을 잃은 셈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영화를 보고자하는 관객이지만, 어찌됐던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당연한 1위에도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호빗’과 함께 눈에 띄는 작품은 직배사인 UPI코리아의 ‘어바웃 타임’이다. 관객 감소율이 고작 0.4%에 그쳤다. 입소문이 요샛말로 ‘후덜덜’인 모양이다.

2013년 50주차(12월 13~15일) 박스오피스 순위.
2013년 50주차(12월 13~15일) 박스오피스 순위.
2013년 50주차(12월 13~15일) 박스오피스 순위.

16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빗’은 809개(상영횟수 9,982회) 상영관에서 82만 9,583명(누적 96만 0,491명)을 동원했다. 아쉽게도 개봉 첫 주에 100만 관객 모집에 실패했다. 딱 1년 전인 2012년 12월 13일 개봉된 ‘호빗:뜻밖의 여정’은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1,028개 상영관에서 1만 3,044회 상영됐다. 당시 관객수는 92만 2,318명. 개봉 4일 동안 108만 1,448명을 모집했다. 올해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상영횟수다. 무려 3,000회 가량 차이다. 그럼에도 관객수는 10만 여 차이에 불과하다. 만약 ‘호빗’이 서울 지역 CGV와 롯데시네마를 품었다면, 지금보다 30만 정도는 더 동원했을 거란 분석이다. 좌석 점유율도 14일 52.0%, 15일 49.2%로 극장가 성수기에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호빗’ 1편의 총 누적 관객은 281만 8,993명. 부율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서울 지역 CGV와 롯데시네마를 다시 품을 수 있다면 충분히 뛰어 넘을 수 있는 상황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와 극장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워킹타이틀표 로맨틱 코미디 ‘어바웃 타임’은 503개(6,579회) 상영관에서 47만 5,200명(누적 138만 2,908명)을 불러 모았다. 개봉 첫 주 1위에서 3위로 순위 하락했다. 그런데 왜 눈에 띄는 작품이냐고 반문한다면 관객 감소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7,021회 상영된 이 작품은 2주차에 약 440회 가량 줄었다. 그럼에도 관객 감소는 불과 2,054명, 0.4%다. 개봉 첫 주 관객 동원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입소문이 좋다는 의미. 개봉 첫 주(7일 39.3%, 8일 38.1%) 40%를 넘지 못했던 좌석 점유율 역시 대폭 상승하며 50%를 넘겼다. 14일 53.3%의 좌석 점유율은 10위권 내 작품 중 1위다. 15일에도 50.8%를 찍었다. 애초 예상 흥행 보다 목표치가 높아졌다. 지금 분위기로는 200만 명도 가능해 보인다. 이 작품은 UPI코리아 배급. ‘호빗’과 달리 부율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CGV 요구대로 5대5로 변경했는지, 기존 6대4를 고수했는지는 알 수 없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왼쪽), ‘어바웃 타임’ 스틸
영화 ‘집으로 가는 길’(왼쪽), ‘어바웃 타임’ 스틸
영화 ‘집으로 가는 길’(왼쪽), ‘어바웃 타임’ 스틸

전도연 고수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은 740개(1만 74회) 상영관에서 61만 4,297명(누적 82만 1,379명)을 동원해 개봉 첫 주 2위로 데뷔했다. ‘호빗’보다 상영관수는 적지만, 상영횟수는 많다. 이는 러닝타임(‘호빗’ 161분, ‘집으로 가는 길’ 131분)의 차이로 해석된다. 그리고 ‘호빗’과 극장 간의 부율 문제로 어느 정도 반사 이익을 봤겠지만, 그럼에도 1위 데뷔는 놓쳤다. 전도연의 복귀작, 실화 소재 등으로 관심을 모은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14일 39.6%, 15일 39.8% 등 40%를 넘기지 못한 좌석 점유율이 거슬리는 부분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컨저링’으로 200만을 돌파한 제임스 완 감독의 공포물 ‘인시디어스:두번째 집’이 342개(2,930회) 상영관에서 11만 8,774명(누적 50만 8,607명)으로 4위에 자리했다. 개봉 첫 주 5,168회였던 상영횟수가 2,200회 가량 빠졌다. 관객수도 47.4%(10만 6,957명), 딱 그만큼 감소했다. 6~70만이 현실적인 흥행 목표다. ‘컨저링’ 만큼의 폭발력은 없지만, 겨울 시즌 공포영화로서는 비교적 만족할 만한 성적이다. ‘주말강자’인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는 333개(1,522회) 상영관에서 10만 3,289명(누적 78만 5,262명)을 모았다. 15일 54.4%의 좌석 점유율로 10위권 내 작품 중 1위다. 14일에도 50.9%로 50%대를 기록했다.

‘결혼전야’, ‘헝거게임’, ‘열한시’, ‘친구2′ 등 7~10위 작품들은 전주에 비해 관객 감소율이 무려 70%를 넘는 등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결혼전야’와 ‘헝거게임’은 각각 179개(1,117회) 상영관에서 3만 2,091명(누적 119만 1,437명), 134개(633회) 상영관에서 2만 4,577명(누적 111만 4,874명)을 동원했다. 각각 전주에 비해 75.1%(9만 6,589명), 74.9%(7만 3,490명) 감소했다. ‘열한시’는 205개(1,064회) 상영관에서 1만 7,510명(누적 86만 2,019명)으로 9위를 차지했다. 전주보다 무려 6계단이나 급하락했다. 관객도 89,0%(14만 1,464명) 줄었다. 결국 100만 관객을 돌파하지 못하고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친구2′는 89개(467회) 상영관에서 9,640명(누적 296만 4,783명)을 동원했다. 87.7%(6만 8,752명) 감소했다. 상영관수와 상영횟수를 고려했을 때, 4만 여 관객을 동원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누적 300만, 그 고지가 멀게만 느껴진다.

‘변호인’를 향한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캐치미’, 주원을 향한 대중의 기대는?
변호인, 캐치미
변호인, 캐치미
51주차(12월 20~22일) 극장가에는 ‘변호인’과 ‘캐치미’, 두 편의 한국 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특히 ‘변호인’은 강력한 1위 후보작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뜨겁다. 물론 색안경을 낀 시선도 많다. 오전 11시 통합전산망 기준, 27.0% 예매율로 1위다. ‘캐치미’는 ‘굿닥터’로 ‘핫’한 주원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주원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부족한 영화의 완성도를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7.3%로 예매율은 5위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 ‘러브 액츄얼리’,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지난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쉬잔느 클레멘트 주연의 ‘로렌스 애니웨이’, 대만 영화 ‘소울 오브 브레드’ 등이 대중을 만난다. 이광수를 더빙 연기자로 내세운 ’다이너소어 어드벤쳐 3D’, 엑소 수호와 에이핑크 정은지를 내세운 ‘세이빙 산타’, 소니픽쳐스 배급의 애니메이션 ‘비행기’ 등이 방학시즌 가족 관객을 유혹한다. 최근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고 이성규 감독의 유작 ‘시바, 인생을 던져’도 어렵사리 개봉을 확정짓고, 작게나마 관객들을 만난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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