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랜맨’ 제작보고회 참석한 정재영(왼쪽). 한지민
영화 ‘플랜맨’ 제작보고회 참석한 정재영(왼쪽). 한지민
영화 ‘플랜맨’ 제작보고회 참석한 정재영(왼쪽). 한지민

배우 정재영이 1분 1초 단위로 계획을 세우는 남자 한정석으로 변신해 새해의 포문을 연다.

2014년 첫 코미디 영화 ‘플랜맨’은 계획적인 삶은 사는 한정석이 짝사랑하는 그녀에게 차이자 정반대의 삶을 살기 위해 변신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에 자유분방한 유소정은 한정수를 돕는다. 강박증, 결벽증까지 앓고 있는 한정석 역할엔 정재영, 갑자기 한정석 삶에 끼어든 유소정 역할엔 한지민이 분했다.

한정석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인물. 모든 것은 정리정돈 돼야 하고 더러운 것을 참지 못하는 결벽증까지 가지고 있다. 항상 잘 때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도록 헤어 캡을 쓰고, 손톱이 멀리 튀지 않게 박스 안에 손을 넣고 손톱을 깎는 독특한 캐릭터다.

정재영은 9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플랜맨’ 제작보고회에서 “한정석은 나와 달라서 이 영화가 끌렸다”고 말했다. 또 “나는 계획 없이 편하게 사는 편인데 한정석의 독특한 캐릭터가 약해 보일까 봐 많은 걸 준비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나는 살인범이다’, ‘열한시’로 최근 스릴러 영화에서 활약했던 정재영이 ‘김씨표류기’ 이후 약 5년 만에 코미디 장르에 도전한다. 또 사람들이 많이 기억해주는 정재영 이나영의 로맨틱 코미디 ‘아는 여자’가 개봉한 지 약 10년이 지났다. 정재영은 “’아는 여자’와 느끼는 정서는 비슷하지만 ‘플랜맨’이 훨씬 발랄하고 재미있다”며 “무엇보다 그때보다 내가 나이가 더 먹었다(웃음)”고 말했다.

한지민 역시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동안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에서 단아하고 청순한 매력을 선보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통통 튀고 살아있는 캐릭터를 맡았다. 한지민은 “예전에 내가 맡았던 캐릭터 보다 유소정은 엉뚱하다”며 “헤어, 의상, 메이크업 등 밴드 하는 사람이니까 외향적으로 많이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정재영과 한지민은 현장에 일어난 재미있는 일화도 털어 놓았다. 한지민은 “평소에 간장 안 하시는 정재영 선배님이 키스 장면 촬영하는 날 많이 긴장하셨다”고 말하자 정재영은 “사실 그 날 결혼 15주년이었다”며 “아직 아내는 키스 장면이 있다는 걸 모른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플랜맨’ 제작보고회 참석한 정재영(왼쪽). 한지민
영화 ‘플랜맨’ 제작보고회 참석한 정재영(왼쪽). 한지민
영화 ‘플랜맨’ 제작보고회 참석한 정재영(왼쪽). 한지민

이날 한지민이 직접 부른 영화의 OST ‘개나 줘버려’가 공개됐다. ‘개나 줘버려’는 UV가 만든 곡인 만큼 독특한 가사와 멜로디로 관심을 모았다. 상영된 비하인드 영상에서 유세윤은 능청스럽게 “영화 ‘원스(Once)의 OST보다 잘 되길 바라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고 뮤지는 “유소정과 한정석의 엉뚱함을 표현하기 위해 UV를 선택해주신 거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노래를 위해 한지민은 발성, 기타 연습 등을 해야 했다. 그는 “뮤지션을 다시 보게 됐다. 기타를 치는데 손도 아팠고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부른다는 게 너무 어려웠다. 영화 속에서 서툴러 보일까 봐 가장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수 제의가 들어온다면 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번 작품은 성시흡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의 조감독 출신으로 단편 ‘삽질, 텍사스’로 신상옥 영화제 집행위원장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성 감독은 “한정석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캐릭터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강박, 계획, 룰(Rule)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1분 1초 나노 계획남 ‘플랜맨’은 내년 1월 9일 만날 수 있다.

글. 이은아 domino@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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