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룡(왼쪽), 엄정화
배우 류승룡(왼쪽), 엄정화
배우 류승룡(왼쪽), 엄정화

영화 ‘몽타주’의 엄정화가 드디어 대종상을 품에 안았다.

엄정화의 대종상 여우주연상 도전은 무려 4번째.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시작으로 ’호로비츠를 위하여’, ‘댄싱퀸’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유독 대종상만 아쉽게도 트로피를 가져가진 못했다. ‘결혼은 미친짓이다’ 당시엔 ‘중독’ 이미연에게, ‘호로비츠를 위하여’ 때엔 ‘미녀는 괴로워’ 감아중에게, 지난해 ‘댄싱귄’ 때는 ‘피에타’의 조민수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쉽게도 엄정화가 상대해야 할 경쟁자가 너무 강력했던 것. 때문에 이번 수상이 엄정화에겐 더욱 남다른 의미다.

엄정화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0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다른 어떤 것 보다 정말 대종상을 받고 싶었다”며 “기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최고의 정근섭 감독님과 상을 타지 못하면 장을 지지겠다고 한 김상경에게 고맙다”며 “우리 가족, 하늘에 계신 아빠께도 이 상을 받친다. 40대도 당당하게 멋지게 깊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몽타주’에서 엄정화는 15년전 딸을 납치범에게 잃어 버린 엄마 역할을 맡았다. 실제로 미혼녀가 맞냐는 평이 있을 정도로 가슴 절절한 모성애를 그려냈다. 특히 엄정화와 호흡을 맞춘 김상경은 개봉 당시 “엄정화가 여우주연상을 못받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극찬한 바 있다.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7번 방의 선물’의 갈소원, ‘고령화가족’의 윤여정, ‘공정사회’의 장영남, ‘숨바꼭질’의 문정희 등이 올라 어느정도 엄정화의 수상이 예상되기도 했다. 갈소원의 최연소 여우주연상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몽타주’에서 보여준 엄정화의 뛰어난 연기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작년 대종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던 류승룡은 올해 주연상을 거머쥐며 “이 상은 웃음도, 의지도 없는 이 시대의 아버지들이 웃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됐기 때문에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기태 선배님, 김정태 씨, 박원상씨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따뜻한 영화를 만들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과 울음으로 배우들의 부족함을 지켜주신 스태프 분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송강호 선배님처럼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황정민씨처럼 세상을 치열하게 살고, 이정재씨처럼 여러분의 마음을 섬세하게 잡는 그런 배우가 되겠다”며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린 배우들을 언급했다. ‘7번 방의 선물’을 통해 류승룡은 지적 장애로 인해 사회에 때가 묻지 않는 순수함을 표현했다. 또 그는 딸만 바라 보는 애틋한 아빠의 마음을 그려내 큰 감동을 안겨줬다.

송강호는 “영화를 찍다 보면 참 배우들은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며 “그 많은 배우, 스태프, 일정, 여건들을 챙기면서도 그 영화가 어떤 영화 될 것인가 끝까지 놓치지 않고 중심을 잡고 있는 감독들을 보면 미안하고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또 “‘관상’의 한재림 감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고 개인적으로 영화’우아한 세계’ 이후 두 번째 트로피를 안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영화 ‘관상’에서 천재 관상가 내경 역할을 맡았다. 특유의 말투와 재미있는 대사를 통해 그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900만 관객을 모은 ‘설국열차’에 이어 그는 ‘관상’을 통해 800만 관객을 모았다. 이어 송강호는 영화 ‘변호인’을 통해 흥행 3연타를 기록할 수 있을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글. 이은아 domino@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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