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밤의 여왕’ 제작보고회 현장의 배우 천정명(왼쪽), 김민정
영화 ‘밤의 여왕’ 제작보고회 현장의 배우 천정명(왼쪽), 김민정
영화 ‘밤의 여왕’ 제작보고회 현장의 배우 천정명(왼쪽), 김민정

배우 천정명, 김민정이 드라마 ‘패션 70s’ 이후 8년 만에 스크린에서 다시 뭉쳤다. 두 사람을 통해 김제영 감독은 “사람의 느낌 그대로 사랑해야한다”는 메시지는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가 끝나고 꾸준히 친하게 지낸 덕분인지 예고편 속에서 잠깐 보이는 두 배우의 부부 연기는 꽤 달달하고 자연스럽다. 김제영 감독의 의도가 잘 전달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 정도로.

10월 17일에 개봉을 앞둔 ‘밤의 여왕’은 세상에서 가장 살림을 잘하는 아내 희주의 좀 놀던(?) 과거를 파헤치는 영수의 이야기를 다룬다. 겉으로는 완벽한 현모양처 같지만 반전을 가진 희주 역할은 김민정, 소심하고 찌질한 남편 영수 역할은 천정명이 맡았다. 김제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16일 CGV압구정에서 열린 ‘밤의 여왕’ 제작보고회에는 천정명, 김민정, 김제영 감독의 첫 도전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Q. 두 사람을 캐스팅한 이유가 궁금하다.
김제영 감독: 아내의 흑역사를 파헤치는 남자가 밉상 같아 보이고 여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거 같았다. 그래서 천정명이 가지고 있는 부분(매력)을 잘 활용하려 했다. 영화에서 천정명을 보면 귀엽다는 느낌을 받을 거 같다. 김민정은 다 알다시피 여주인공이 갖춰야 할 부분을 다 가지고 있다. 김민정은 연기 부분에 있어서 못하는 게 없다. 그의 전작은 보면서 이 친구는 다 해줄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Q. 예고편에서 보았듯이 두 주인공들은 서로 정말 격 없이 편안하게 촬영을 한 거 같다. 천정명, 김민정은 어떤 배우인가?
김민정: 천정명과 부부로 호흡을 맞추면서 만족스러웠다. 시청자 입장에서 아무리 배우가 친해도 모니터에서 어울리지 않으면 공감하기 어렵다. 촬영장에서 스태프가 둘이 닮았다고 남매 같다고 표현 해주시니까 시너지 효과가 있겠구나 싶었다.
천정명: 김민정은 배우로서 아주 좋았다. 집중하면서 촬영장에 임하는 배우는 드물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재밌게 촬영 했던 거 같다. 한 공간에 둘만 있는 상황을 만들어줘서 그 상황에 빠져든 거 같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부부처럼 행동했다.
김제영 감독: 실제로 시나리오에 키스신이 없는데, 현장에서 천정명이 가볍게 쪽! 하고 뽀뽀하는 장면을 넣으면 재밌을 거 같다고 제안할 정도였다.

Q. 천정명은 처음으로 소심하고 찌질한 역할을 맡았는데, 평소에도 그런 모습이 있나.
천정명: 닮은 부분이 있다. 나는 소심하면서 대범한 성격인데, 그걸 수위 조절을 못하다 보면 오해를 받는 성격이다.

Q. 소심한 캐릭터를 소화해내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나.
청정명: 연기마다 쉬운 건 없었지만 안 해본 역할이라서 어려웠다. 그래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상황, 설정 대해서 이야기 하다 보니까 초반에는 어려웠는데 점점 감정을 잡은 거 같다.

Q. 김민정 같은 경우에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캐릭터를 맡아서 NG를 자주 냈을 거 같다.
김제영 감독: 맞다. 김민정이 기본적인 생활 드라마에서는 거의 한두 번이면 되지만 이번에는 처음 해 보는 부분이 많았다. 그런 부분에서는 내 욕심도 있었는데, 이민정도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두 번, 세 번 더 가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 ‘밤의 여왕’ 제작보고회 현장의 배우 천정명, 김민정, 김제영 감독 (왼쪽부터)
영화 ‘밤의 여왕’ 제작보고회 현장의 배우 천정명, 김민정, 김제영 감독 (왼쪽부터)
영화 ‘밤의 여왕’ 제작보고회 현장의 배우 천정명, 김민정, 김제영 감독 (왼쪽부터)

Q. 예고편을 보니까 이민정은 처음 들어 보는 욕과 다양한 춤을 보여줬다. 둘 중 뭐가 더 어려웠나.
김민정: 춤이었다. “재밌겠다!” 하고 시작한건 맞다. 춤이 세 가지가 나오는데, 하나 당 1분 정도 촬영을 했다. 당연히 영화에서는 편집을 하지만 촬영하면서 어떤 부분이 사용될지 모르니까 1분 안에 꽉꽉 채워서 춤을 춰야했다. 춤들도 장르가 다 달랐다. 시간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연습과 촬영을 병행해야 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어렸을 때 촬영 하면서 발을 다친 적이 있었다. 촬영 도중이라 치료를 아예 받지 못해서 고질병이 됐다. 그런데 이번에 구두를 신고 춤을 추라고 하니까 아파서 좀 많이 울었다. 그래도 고통스러우니까 실력도 늘고, 발목도, 내 마음도 강해졌다. 욕은 할만 했다. 처음 접해보는 욕이다 보니까 내가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찍고 나서 후련했고 앞으로도 욕하는 장면을 찍으면 재밌을 거 같다.

Q. 만약 나의 애인이 흑역사가 있다면?
천정명: 옛 과거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파란만장한 흑역사를 가지고 있어도 내가 사랑하는 여자면 중요하지 않다.
김민정: 과거가 있다고 해서 헤어지거나 이혼할 수는 없으니까 대화가 필요한 거 같다. 만약에 수위가 높으면 소주 한 잔 놓고 대화를 할 거 같고 그 정도가 아니면 넘어 가는 게 좋은 거 같다.

Q. 천정명, 김민정, 김제영 감독에게 ‘밤의 여왕’이란?
김제영 감독: 첫 경험이다. 데뷔작이고 두 번, 세 번 앞으로도 할 수 있게 해주는 첫 경험이다.
김민정: 나에게 ‘밤의 여왕’이란 신선함이다. 오랜만에 나를 신선하게 만드는 작품을 만났다. 배우 일을 오래하다 보니까 겹치는 캐릭터가 많았다. 그래서 한 번도 안 보여드렸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 그런 갈증을 채울 수 있었다.
천정명: 새로운 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통해서 많은 걸 배우고 또 생각하게 됐다. 새로운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고 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거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글. 이은아 domino@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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