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박스오피스
북미박스오피스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당초 지난 주말 예상 북미박스오피스는 신작 ‘킥 애스2: 겁 없는 녀석들(이하 킥 액스2)’과 기개봉작 ‘엘리시움’ 등이 상위권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잡스’가 5위권 안에 안착하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킥 애스2’는 5위로 허망하게 미끌어졌고 스티브 잡스의 일대기를 그린다는 이유만으로 개봉 전부터 열화와 같은 관심을 받았던 ‘잡스’는 7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1위 자리는? ‘버틀러’가 예상을 깨고 정상에 오르며 눈도장을 찍었다.

2013. 8.16-18일 북미박스오피스 순위
2013. 8.16-18일 북미박스오피스 순위
2013. 8.16-18일 북미박스오피스 순위

20일 북미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백악관에서 30년 이상 집사 생활을 한 유진 앨런의 이야기를 그린 ‘버틀러’가 2,933개 극장에서 2,463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정상에 올랐다. 출연진이 상당하다. 포레스트 휘태커, 알렉스 페티퍼, 로빈 윌리암스, 존 쿠삭 등 연기파 배우들이 뭉쳤다. 오락성 보다는 작품성에 무게를 둔 작품이지만 아이젠하워, 존 F. 케네디, 리차드 닉슨, 로널드 레이건 등 영화 같은 삶을 산 대통령들이 줄지어 등장한다는 점이 미국인들의 흥미를 잡아 끈 것으로 보인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유진 앨런의 아내로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평단과 관객의 호평 속에서 장기 흥행이 기대된다.

1편의 성적이 좋지는 않았으나, 유니버셜은 그래도 희망을 품었었다. 그런데 헛된 꿈이었나. ‘킥 애스 2’는 전편의 오프닝 1,982만 달러보다 저조한 1,333만 달러에 그치며 5위로 데뷔했다. 모조가 예측한 2,300만 달러에도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니콜라스 케이지 대신 짐 캐리가 승선한 것이 눈에 띄는데, 최근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짐 캐리의 불운은 멈추지 않았다. ‘킥 애스2’가 또 하나 억울할만한 건, 순위다. 2위에서 5위까지의 성적이 그야말로 도토리 키 재기다. 불과 5-30만 달러 차이가 순위가 갈렸다. 순위라도 좋았다면,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킥 애스’ VS ‘킥 애스 2′ 오프닝 성적
‘킥 애스’ VS ‘킥 애스 2′ 오프닝 성적
‘킥 애스’ VS ‘킥 애스 2′ 오프닝 성적

그래도 ‘킥 애스2’는 같은 날 개봉한 ‘잡스’ 보다는 낫다. 50보 100보이긴 하지만. ‘잡스’가 개봉 첫 주 벌어들인 수익은, 놀라지 마시길, 고작 671만 달러다.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고, 큰 흥행을 기대한 영화는 더더욱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야기의 모델이 스티브 잡스인데, 이건 조금 체면이 안 산다. 선댄스 영화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더니, 일반 관객들로부터도 혹평에 가까운 평을 받는 분위기다. 20일 현재, 로튼토마토로부터 썩은 토마토 26%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 와중에 또 한편의 신작영화 ‘파라노이아’는 아예 순위권에도 들지 못하고 13위에서 굴욕을 맛봤다. 리암 헴스워스, 해리슨 포드, 게리 올드먼의 이름이 생각하면 아쉬워도 한참 아쉬운 기록이다. 352만 달러가 이 영화의 첫 주 성적이다.

신작영화들의 부진 속에서 의외로 재미를 본 건 ‘위 아 더 밀러스’다. 1,796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지난주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다. 3,7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는 현재까지 6,969만 달러를 벌어들인 상태다. 기대했던 ‘맨 오브 스틸’ ‘퍼시픽 림’의 미국시장에서의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워너는 예상하지 않았던 작은 영화들에서 위안을 받는 모양새다. 초대박 흥행을 기록한 ‘컨저링’도 그렇고 말이다.

‘엘리시움’의 상황은 좋지 않다. 54.1% 수익이 빠져나간 1,368만 달러로 3위로 내려앉았다. 사실 54.1% 수익 감소가 그리 큰 건 아니다. 다만 첫 주 개봉 성적이 저조한 상태에서 50% 이상의 수익이 빠져나갔다는 게 문제다. 적어도 수익 드롭률을 30% 선에서 지켰어야 했다. 1억 1,500만 달러의 순제작비가 들어간 ‘엘리시움’의 현재 누적수익은 5,591만 달러다. 디즈니의 ‘비행기’와 폭스의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 소니의 ‘개구쟁이 스머프 2’는 보기만 해도 우울하다. 흥행이 걱정되긴 했어도 이토로 안 좋을 줄은 몰랐다. 4,533만 달러, 3,928만 달러, 5,708만 달러가 이 영화들 각각의 누적수익이다.

‘섀도우 헌터스: 뼈의 도시’, ‘더 월즈 엔드’, ‘유어 넥스트’(왼쪽부터)
‘섀도우 헌터스: 뼈의 도시’, ‘더 월즈 엔드’, ‘유어 넥스트’(왼쪽부터)
‘섀도우 헌터스: 뼈의 도시’, ‘더 월즈 엔드’, ‘유어 넥스트’(왼쪽부터)

이번 주에는 98주간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오른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판타지 영화 ‘섀도우 헌터스:뼈의 도시’와 20년 만에 재회한 5명의 술친구들이 흥청망청 술집 순례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더 월즈 엔드’, 호러 영화 ‘유어 넥스트’가 개봉한다.

글 ,편집.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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