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최민식. / 사진제공=디즈니
'카지노' 최민식. / 사진제공=디즈니
최민식이 30대 시절 모습을 직접 연기한 데 대해 민망해했다.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카지노'에 출연한 배우 최민식을 만났다. 최민식은 밑바닥에서 시작해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카지노의 전설' 자리에 오르기까지 굴곡 넘치는 삶을 살아온 차무식 역을 맡았다.

차무식은 법의 빈틈을 이용하고 권력자들에게 의탁하며 카지노 세계에서 군림했다. 차무식이 위법적 일을 저질렀음에도 시청자들은 오히려 그를 응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악인들을 응징하는 그의 모습이 통쾌하기 때문이다. 최민식은 "차무식이 단선적인 나쁜 놈이었다면 안 했을 거다. 설령 시나리오에 그렇게 묘사돼있더라도 그렇게 표현되는 건 싫다"며 입체적으로 표현한 이유를 밝혔다.

최민식은 "사람이 100% 나쁜 놈, 착한 놈이 어딨겠나. 양면성 있지 않나. 차무식이라는 캐릭터에 제가 주안점을 둔 건 '평범한 놈'이라는 거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징화된 빌런, 악당이라면 안 한다. 감독의 의도가 그랬다면 안 했다. 그런 면에서 강 감독에게 고맙다. 열어뒀으니까. 평범한 놈이 그렇게 악인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모진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 날 때부터 슈퍼맨이나 어벤져스에 나오는 놈이 아니라는 것. 그런 점에서 저는 이 캐릭터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도 세상 살다보면 흙탕물에 빠지게 되기도 하지 않나. 카지노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한 남자가 좌충우돌 살다보니 그렇게 된 거다. 평범한 사내의 발자취랄까"라고 전했다.

60대인 최민식은 차무식의 30대 모습도 직접 연기했다. 차무식의 젊은 시절 모습은 페이스 디에이징과 AI음성합성기술이 적용됐다.

60대인 최민식은 차무식의 30대 모습도 직접 연기했다. 차무식의 젊은 시절 모습은 페이스 디에이징과 AI음성합성기술이 적용됐다. 최민식은 "나 그런 거 안 하려고 한다. 과학, 기술의 힘을 믿었는데, 얼굴은 되는데 몸이 안 따라가더라. 그건 어떻게 안 되더라. 30대 분량을 규형이(젊은 차무식 역)한테 맡기려했는데 강 감독이 여기서부턴 제가 해야 한다더라. 에이 모르겠다. 빨리 지나가자 그랬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최민식은 "외형적 이미지를 극복 못해서 '어떻게든지 한번 다르게 해봐야겠다' 생각하면 또 오버스러운 거다. 어차피 과학, 기술이 날 도와준다고 하니까 한번 믿고 편하게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젊었을 때, 나이 들었을 때 10~20년 차이가 나지만 나만 봐도 어릴 때나 지금이나 정신 못 차리는 건 똑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영화적인 장치로 외형이 표현되니 저는 오히려 시퀀스, 스토리에 집중했다"면서도 "이제 다시는 과거로 안 돌아간다. 있는 그대로 살란다"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카지노'는 카지노의 전설이었던 차무식(최민식 분)이 위기를 맞이한 후,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손석구 분)의 집요한 추적에 맞서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시작하는 이야기. 지난 22일 시즌2의 마지막회까지 모두 공개됐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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