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매가 용감하게' 김소은 종영 인터뷰
배우 김소은./사진제공=아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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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나이 차이는 신경쓰지 않지만, 부모님 말씀을 잘 따르는 딸로서 혼날 것 같아요. 제가 연상을 좋아해서 최대 8살 위까지는 가능한데, 10살 이상은 좀 힘들 것 같습니다.(웃음)"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KBS2 주말드라마 '삼남매가 용감하게' 배우 김소은이 극중 캐릭터처럼 12살 연상 이혼남과 연애할 수 있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지난 19일 종영한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가족을 위해 양보하고 성숙해야 했던 K-장녀와 톱스타로 가족을 부양해야 했던 K-장남이 만나 행복을 찾아 나선다는 한국형 가족의 '사랑과 전쟁' 이야기. 극중 김소은은 삼남매의 둘째 김소림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소은은 "작년 5월부터 준비해 3월 중순까지 긴 시간 동안 촬영했다. 스태프분들, 배우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 시원섭섭하기도 하다. 언젠가 어디서든 다시 만나겠지만, 보고 싶을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배우 김소은./사진제공=아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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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후 5년 만에 KBS 주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김소은은 "오랜만에 장편을 찍었다. 미니시리즈보다는 긴 호흡을 가지고 있어 체력 소모가 많아 긴장을 늦추지 말고 각오를 다진 채 임해서인지 예전보다는 수월했다. 또 주 52시간이라는 게 생겨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김소은은 "KBS의 꽃은 주말드라마라 욕심이 났다. 또 극중 캐릭터가 진취적이고, 당당해서 끌렸다. 감독님, 작가님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로맨스를 연기 잘하는 친구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줘서 용기가 났다. 소림이를 만들어 가면서 굉장히 행복했다"고 밝혔다.

김소은은 소림이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48%'라고 했다. 그는 "소림이는 당차고 대찬 친구다. 그런 부분에서 나는 조심하고 신중한 편이라 다르기도 했다"며 "연애에 있어서도 소림이는 먼저 고백하지만, 나는 오래 보고 신중하게 만나는 스타일이라 색다르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소은./사진제공=아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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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신무영(김승수 분)과의 러브라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소은. 극중에서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12살이지만, 실제는 김승수가 김소은보다 18살 연상이다. 이에 김소은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어려워하기도 했고"라며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선배님이 장난도 많이 치고, 위트도 있더라. 보이는 거와 다르게 귀여우시다. 리허설 때 많이 호흡을 맞추면서 정도 많이 들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세대차이요? 대화할 때는 거의 느끼지 못했어요. 아! '가요톱텐'을 이야기를 해서 그때 조금 세대차이를 느꼈죠. 음악에서는요.(웃음)"

두 사람의 호흡이 좋아서였을까. 김소은, 김승수는 '삼남매가 용감하게' 커플 중 유일하게 '2022년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이하 '베커상')도 수상했다. 김소은은 "상으로 인기를 실감했다. 시청자들이 뽑아주는 상이지 않나"며 "승수 선배님이 베커상에 욕심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받고 싶었던 상을 같이 받아서 영광스러웠다. 나 역시 처음 받는 베커상이라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무림커플'의 인기 이유를 묻자 김소은은 "둘의 서사가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성급하지도 않았고, 더디지도 않게. 취미 공유나 공감대 형성이나 차곡차곡 서사를 쌓아놓은 상황이어서 그런지 인기가 많았던 것 같다. 선배님과 나의 케미도 좋았던 것 같다. 애드리브 한 것도 다 나오더라"며 미소지었다.
배우 김소은./사진제공=아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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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최저 시청률이 10%대까지 떨어지며 주말극 명성에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평균 시청률 역시 20%대로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이에 김소은은 "맡은 바에 충실하자는 주의라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했다. 시대가 바뀌어서 OTT나 다른 방송도 많이 생겼고, TV로 보는 시대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시대에 영향을 따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둘째 캐릭터지만 실제 김소은은 무남 2녀 중 첫째다. 작품이 K-장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첫째의 고충에 대해 공감했을까. 김소은은 "100% 공감했다. 맏딸이라 고충도 충분히 알고 있고, 부모님이 첫째한테 의지하는 게 둘째보다는 남달라서 혜주(이하나 분) 인물에 많이 공감했다"며 "또 나는 둘째 소림이니까 내 동생을 보면서 연기의 소스를 얻었다. 동생의 고충도 알겠더라. 장녀만 힘든게 아니라는 걸"이라며 웃었다.

"언니 가방을 보면서 '한번만 들어오면 안돼?' 했을 때 언니가 '안돼!' 라고 하는 게 저와 똑같더라고요. 동생이 그 장면을 보면서 '언니도 저랬어' 라고 했죠. 동생으로 사는 것도 힘들구나 느꼈어요."
배우 김소은./사진제공=아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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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은은 최근 JTBC 예능 '아는 형님'에 영화 '유포자들' 배우 박성훈, 송진우, 임나영과 함께 출연했다. 당시 김소은은 2009년 방영된 ‘꽃보다 남자’ 이후 '가을 양' 수식어가 남은데 대해 "어떤 배우들은 캐릭터 이름이 따라다니는 걸 불편해 하는 분들이 있는데 난 반대로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도 김소은은 "'삼남매가 용감하게'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저를 소림쌤이라고 부른다. 수식어 하나 없는 배우들도 있을텐데 나는 있지 않나. 그런거에 불편하지 않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기억해주는 게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 '꽃보다 남자'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해서 놀랐다. 어린 친구들한테도 다시 회자가 돼서 나라는 사람이 언급이 되고, 그 친구들이 나를 새삼 다르게 봐주는게 좋다. 어린 친구들도 많이 알아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아는 형님'에 같이 출연했던 박성훈의 최근 인기작인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를 봤냐고 묻자 김소은은 못 챙겨봤다며 "주 6일을 드라마를 찍고 나머지 하루는 '스타일미'를 찍어서 개인적인 시간이 하나도 없었다. 방송 모니터링 하기도 너무 힘들어서 쉬는 날이 있으면 잠만 잔다. 주말마다 촬영이 있어서 제 드라마도 온전히 실시간으로 본적이 없다. 제가 보기도 바쁘다"고 미안해했다.
배우 김소은./사진제공=아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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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아역으로 데뷔해 어느덧 19년차 배우가 된 김소은. 그는 "예전에는 안정적인 것,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면, 요즘에는 해보지 않았던 것, 완전히 다른 느낌을 연기해보고 싶다. 지금의 김소은이 아닌 완전히 다른 걸 찾아보고 있다. 지금은 도전 의식이 많이 강해진 것 같다. OTT같은 채널도 많이 생기고, 배우들한테 놀 공간이 많이 생겨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욕심나는 캐릭터와 장르를 묻자 김소은은 "드라마 '너의 모든 것'에서 남자 배우가 소시오패스인데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그걸 보면서 나도 싸이코패스 역할을 해보면 좋겠다 싶었다. 지금까지 선한 역할을 많이 해서 반전의 매력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르물도 도전해보고 싶다. 액션도 좋다. 순경은 해봤지만 경찰은 안해봐서 경찰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롱런 비결을 묻자 김소은은 "건강한 마인드"라며 "아역부터해서 그런지 매사에 신중한 편이다. 나는 이 일을 너무 사랑하고 평생 할 생각이라 더 신중하고 조심하는 편이다. 나는 사고 안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우 김소은./사진제공=아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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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슬럼프는 없었을까. 김소은은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갔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 '천추태후'로 첫 성인 연기를 했는데 나도 이제 막 성인이 된 상태가 내가 소화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고려시대 사극물에 계급도 높고, 나이 많은 사람과 결혼해 애도 낳는, 20살인 내가 감당할 수 없는 큰 역할이었다"며 "'천추태후'를 하면서 많이 배웠고, 그걸로 다시 한 번 '할 수 있다, 변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천추태후'를 찍으면서 '꽃보다 남자'를 같이 촬영했다. 운이 좋게 '꽃보다 남자'를 통해 남들보다는 빠르게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35살이 된 김소은.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결혼은 20대 때부터 하고 싶었다. 지금은 일이 가장 재밌다. 일할 때 가장 행복해서 일을 계속 하고 싶다"면서 "물론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하겠죠"라며 미소지었다.

"이상형이요? 존경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사람이요. 또 건강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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