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아홉' 이무생 종영 인터뷰
"손예진 적극적인 모습 좋아, 전미도 덕분에 힘났다"
"내가 그렇게 우는지 몰라, '눈물 버튼' 반응 감사"
배우 이무생./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배우 이무생./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불륜 미화 논란이 있을 거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 김진석은 옳고 그름의 경계에 있는 인물이라 생각해요. 복잡다단한 상황을 맞은 김진석이었기에 그런 상황을 제대로 적절히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며 작품에 임했죠. 캐릭터가 처한 상황이 너무 명확했기 때문에 불륜이냐 아니냐는 연기를 하는 것에 있어서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는 것 자체로도 감사합니다."

배우 이무생이 최근 텐아시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 불륜 미화 논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 극 중 이무생 챔프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진석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무생은 췌장암 4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정찬영(전미도 분)과의 로맨스로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서른, 아홉'을 마친 소감을 묻자 이무생은 "아직까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아직도 찬영(전미도 분)가 곁에 있을 것만 같다. 여운이 많이 남는 드라마였어서 그런지 이 기분을 좀더 오래 간직하고 싶다. 또한 내 인생에 있어서도 기억에 많이 남을 만큼 너무 소중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쉽게 잊고 않고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른 아홉' 스틸컷./사진제공=SLL
'서른 아홉' 스틸컷./사진제공=SLL
그러나 방송 초반, 이들의 사랑이 불륜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진석은 결혼해 아내가 있는 상황에서 전 연인이었던 정찬영과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갔기 때문. 이에 이무생은 "작품을 선택할 때 그런 설정이 크게 작용하진 않았고, 김진석 캐릭터와 '서른, 아홉'이라는 작품에 매력을 느꼈다. 이 캐릭터가 처한 상황이나 감정들을 배우로서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며 "이 인물을 대본에 쓰여져 있는 대로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배우로서 내가 할 일이라 생각했고, 어떻게 설득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나의 생각을 더하기보단 작품 속 김진석이 처해있는 상황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배우자가 있음에도 전 연인에게 애정을 드러내는 김진석의 캐릭터는 이해가 됐을까. 이무생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최소화시키는 게 배우로서 작품에 도움이 되는 거라 생각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편견이 생기기 시작하면 캐릭터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거 같다. 최대한 다 이해하려고, 상황에 자신을 녹이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미 찬영이가 죽는다는 설정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드라마가 시작돼요. 그렇다면 그걸 지켜보는 나는 어떻게 이 상황을 버텨야 하는지, 어떤 뿌리를 가지고 가야 하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고, 여러 인물과의 관계에서 그 줄기를 찾으려 했죠. 또 어떠한 상황에서도 찬영이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서른 아홉' 스틸컷./사진제공=SLL
'서른 아홉' 스틸컷./사진제공=SLL
이무생은 정찬영이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눈물을 터트리는 장면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이처럼 오열하는 모습에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것. 이무생은 "당시 내가 어떤 생각과 어떤 감정 상태였는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방송을 보고 그때를 생각해보자면 거기서 내가 뭘 했다기보단 현장에서 스태프분들이 조성해 주신 좋은 분위기 안에서 작가님이 써주신 대로 감독님을 믿고 전미도 배우가 주는 에너지를 잘 받으려고 했던 거밖에 없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자신이 평소에 그렇게 우는지도 몰랐다고. 이무생은 가장 남는 반응을 묻자 "아무래도 '이무생로랑'이라는 별명과 '눈물 버튼', '현실 연기' 이런 댓글들인 거 같다"라며 "어떻게 연기를 해야지 계산한 게 아닌데 '나도 저런 상황이면 저렇게 울 거 같다', '나도 저렇게 우는 사람 본 적있다'고 말씀해 주시고 내 연기를 보며 공감해 줘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촬영 당시 '나 쇼킹한 슬픈 비밀 털어놓을 거 있어' 부분부터 마지막 부분까지 한 테이크로 갔다는 이무생은 "현장의 모든 것들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더욱 집중해서 한 번에 끝낼 수 있었던 거 같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어떤 반응이 나올까,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많이 했지만, 현장에서는 그런 것들을 다 거둬내고 찬영이를 바라보고 교감하고 에너지를 주고받는 것에만 집중했다"며 "이런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게 너무 운이 좋았고, 배우로서도 다신 없을 행복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오히려 내가 뭘 더 했었다면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았을 거 같다. 내 연기 인생에 있어서 이런 상황이 또 올까 싶을 정도로 뭐 하나 모자람이 없었고 넘침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른 아홉' 스틸컷./사진제공=SLL
'서른 아홉' 스틸컷./사진제공=SLL
눈물 장면이 많은 만큼 자신의 감정에 치우치게 될까 걱정도 많았다. 그는 "너무 내 감정에 치우치면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작가님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럴 때마다 결론은 이렇게 많이 생각해 봤으니 현장에서 부딪혀보자는 거였다. 그만큼 심도 있게 제대로 잘 표현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현장에서 어떠한 편견 없이 부딪혔는데 이런 장면이 나오게 됐다. 역시 이게 현장의 마력인 거 같다"고 말했다.

"울음의 정도는 어느 정도여야 할까, 어떤 느낌, 어떤 뉘앙스여야 할까 고민이 돼서 많은 얘기를 나눠봤지만, 결론은 해보자, 현장에서 부딪혀보자였어요. 그렇게 탄생하게 된 장면들이었고 이런 감정들이 나올 줄은 나 역시 몰랐죠."
'서른 아홉' 스틸컷./사진제공=SLL
'서른 아홉' 스틸컷./사진제공=SLL
전미도와의 호흡은 말할 것도 없이 좋았다. 이무생은 "이 자리를 빌려 전미도 배우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심적으로 가장 힘든 찬영이었을 텐데, 현장에서 힘든 티 한번 안 내고 항상 웃는 모습으로 모두를 대해 줘서 절로 힘이 났고, 자연스레 촬영장 분위기도 더 좋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손예진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예진 배우는 현장에서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작품을 임하는 데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그만큼 작품을 대하는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배우로서의 책임감도 많이 보였고, 자기 캐릭터의 느낌을 항상 현장에서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엄청난 집중력이 강점이라 생각한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때는 남자친구로 만났고, 이번에는 친구의 친구를 사랑하는 인물로 만나게 되었는데, 다음에는 또 어떠한 관계로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된다"며 미소 지었다.
배우 이무생./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배우 이무생./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서른 아홉' 통해 성장한 부분은 무엇일까. 이무생은 "'서른, 아홉'은 인생에 있어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작품이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몸소 느낀 거 같다. 다시 한번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또한 인생이란 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잡으려 하기보단 내 주위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순간순간을 즐기는 것이 내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방법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무생의 차기작은 JTBC 드라마 '클리닝업'이다. 그는 "김진석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이영신 역을 맡아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이다. 이번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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