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펜트하우스' 종영 인터뷰
"오랜 촬영 기간, 딸한테 미안했죠"
"벌써 엄마모드, 감정도 멀티가 되더라"
SBS '펜트하우스' 배우 유진/ 사진=인컴퍼니 제공
SBS '펜트하우스' 배우 유진/ 사진=인컴퍼니 제공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유진은 '펜트하우스' 시즌3에서 달라진 점에 대해 "대부분의 캐릭터가 감옥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시작돼 새로운 시작이라는 느낌이었다"며 "연기 톤에 대해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조금 더 차분하고 성숙한 느낌으로 해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제 드라마가 우리나라에 많지 않으니까 길게 촬영하는 게 체력적으로 어려웠고, 지치기도 했다"면서도 "좋은 점은 같이 사람들과 오래 하는 것 자체가 좋았다. 가족 같아졌고, 미드(미국 드라마)를 볼 때의 재미를 느꼈다. 시즌마다 캐릭터를 연결하면서도 변화를 주고 이런 걸 고민하는 과정이 즐거웠다. 시즌10까지 있는 미드는 배우들의 인생을 다 바치는 거니까 대단한 작업이라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길어지는 시즌이 부담감됐을 것 같단 말에 유진은 "집에 있는 아이들 걱정이 많았다. 엄마의 부재가 길어져서 걱정됐다"며 "코로나19 환경에 노출돼 있는 상태로 일을 하니까 겁도 나고 두려움이 있었지만 반응이 좋고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힘내서 촬영 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펜트하우스' 세 시리즈를 할 수 있었던 최대 조력자로 남편 배우 기태영을 꼽았다. 유진은 "남편이 딸을 잘 케어해줘서 마음 놓고 촬영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고맙다"며 "엄마의 부재가 컸을 텐데 딸들이 잘 지내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지금 로희가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 많이 미안해요. '엄마가 우리집에 안 사는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너무 많이 (곁에) 없었죠. 아이들 걱정 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는 게 남편한테 감사해요."

1년 넘게 함께한 캐릭터 오윤희를 떠나보냈냐는 질문에 유진은 "빠르게 정리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다. 싱글이었다면 촬영 끝나고 집에 와도 작품에 젖어있을 시간이 많은데 집에 오면 두 아이가 있어서 바로 육아 모드로 들어간다. 그럼 오윤희를 생각할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이번처럼 빠르게 정리한 게 처음이에요. 감정도 멀티가 된다는 걸 느꼈어요. 1년 넘게 촬영장에선 오윤희로 살고 집에서는 엄마 김유진으로 살았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오히려 리프레시가 됐어요. 집에 가면 육체적으로는 쉬고 싶지만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행복하고 육아가 힘들어질 때쯤 촬영을 하고, 다른 삶을 살았는데 '온앤오프'가 잘 돼서 좋았어요. 그렇게 오래 지내다보니 지금도 갑자기 촬영이 있다고 나오라고 하면 오윤희로 변할 수 있을 것 같어요. 아직도 내재돼 있는 느낌입니다.(웃음)"
SBS '펜트하우스' 배우 유진/ 사진=인컴퍼니 제공
SBS '펜트하우스' 배우 유진/ 사진=인컴퍼니 제공
유진은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 좋았다. 모든 배우가 진짜로 열심히 하고 준비도 많이 해오고 배려도 있었다"며 "제일 많이 호흡을 맞춘 김소연과 이지아 두 배우 너무 좋았다. 특히 천서진과 함께 연기했던 신이 피 튀길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도 정말 재밌게 했다. 내용은 무서웠을지 모르지만 촬영하면서 즐거웠다. 신은경 선배님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한테 많이 배웠다. 각자 배울점이 너무 많았다"고 회상했다.

"캐릭터는 팽팽하게 맞섰지만 배우들끼리 연기하면서 감정이 부딪힌 적은 없었어요. 배려심이 넘쳤고, 그래서 더 잘 된 것 같아요. 이렇게 길게 촬영했는데도 분란이 없고 화기애애했죠.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회식 한 번 제대로 못 했고 사적인 만남을 자주 못해서 아쉬웠어요."

그룹 SES로 데뷔한 유진은 배우 활동만 따져도 20년이 넘었다. 그는 "그동안 잘 걸어왔다기보다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 미니시리즈 주인공으로 멋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그때만 생각하면 부끄럽다"며 "첫 작품을 함께했던 스태프들이 다 기억 난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내게 진짜 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하는 게 즐겁고 내 직업에 만족하면서 살아왔다"며 "어릴 때 많은 역할을 욕심내서 해볼 걸이란 아쉬움은 살짝 있다. 내가 워낙 미래보다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타입이라 일만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두 세 작품을 연달아 하는 사람을 보면 저런 열정이 어디서 나오는지 대단해보였다"고 털어놨다.

유진은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고 보니 다작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단 생각도 한다. 아직은 조금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좋은 작품 만나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배우로서 소망이다"고 강조했다.

배우로서 강점을 꼽아달란 요청에 그는 "진짜 모르겠다. 내 자신을 평가하기가 힘들다. 자화자찬은 못 하겠다"고 했다. 이에 '오랜 활동의 비결이 미모가 아니냐'고 묻자 "지금보다 더 활짝 피었을 때 많은 작품을 했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든다"며 "지고 있는 미모지만 열심히 관리해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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