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주연 '악마판사', 3일 첫방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지성의 19금 작품
'나의 PS 파트너', '좋은 친구들', '혈의 누'

지성./사진제공=tvN, CJ엔터테인먼트, 시네마서비스,
지성./사진제공=tvN, CJ엔터테인먼트, 시네마서비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 꼭 봐야 할 '띵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주말에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하겠습니다.

"조커 같은 판사에 매료됐어요."

배우 지성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파격적인 획을 긋는다. 2년 만에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로 안방극장에 돌아와 법복을 입고 악인들을 사냥하는 재판장 강요한 캐릭터로 다크한 매력을 예고했기 때문. 로맨스부터 스릴러, 사극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매 작품 새로운 얼굴을 입는 '변신의 귀재' 지성. 그의 파격적인 매력은 '19금'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나의 PS 파트너'(2012)
'나의 PS 파트너'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나의 PS 파트너'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나의 PS 파트너'는 잘못 연결된 전화 한 통에 인생이 통째로 엮여버린 두 남녀의 은밀하고 대담한 폰 스캔들을 담은 작품이다. 여기서 PS는 '폰섹스'를 뜻하며 요즘 20~30대들이 생각하는 성에 관한 이야기를 직설화법으로 풀어내 당시 19금 로맨틱 코미디 사상 최단기간 100만 돌파 기록을 달성했다.

이 작품에서 지성은 '지성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지질남 연기를 선보인다. 술 마시고 전 여자친구 집에 찾아가 난동 부리고, "그 XX보다 내가 더 잘생기고 내가 더 커"라고 소리치는 허우대만 멀쩡한 지질남 캐릭터임에도 지성을 만나니 달콤함과 귀여움이 장착된다. 멋지고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여기에 "네 팬티를 내게 보여줘"라는 파격적인 노래 가사를 진지하고 달콤하게 부르는 지성의 모습은 가히 영화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친구들'(2014)
'좋은 친구들'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좋은 친구들'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좋은 친구들'은 세상에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눈 세 남자 현태(지성 분), 인철(주지훈 분), 민수(이광수 분)가 거액의 현금이 사라진 강도화재사건에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느와르임에도 총격전이나 칼부림, 조폭의 등장조차 없는 '좋은 친구들'은 세 남자가 가진 의리와 그 이면의 감정, 그리고 각자가 가진 사연을 세밀하고 심도 있게 표현했다. 이 작품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 역시 세 배우의 연기 호흡. 이광수의 수더분하면서도 폭발하는 연기와 주지훈의 초조함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멘붕' 연기, 지성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표출하는 연기 등 각자의 성격이 드러나면서도 넘치는 에너지가 인상적이다.

특히 지성은 감정의 진폭이 적어 절제된 연기력을 요구했음에도 눈빛과 몸짓만으로 수많은 대사를 대체, 명품 배우임을 입증했다. '혈의 누'(2005)
'혈의 누' 포스터./사진제공=시네마 서비스
'혈의 누' 포스터./사진제공=시네마 서비스
'혈의 누'는 조선시대 어느 섬의 제지소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 사극이다. 19세기 초 섬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과 이를 수사하는 수사관 원규(차승원 분)를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지성은 참형 당한 강객주에게 은혜를 입은 두호 역으로 열연, 초반에는 어딘가 의심스러운 면모로 긴장감을 자아내더니 후반부에서는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5가지 형벌로 처형한다는 부분과 닷새간 5명이 죽는 설정은 영화 '세븐'을 떠올리게 하지만, 섬이라는 한정적 장소와 인간의 욕망과 배신 등 현대인도 공감할 수 있는 감정, 전통적인 정서와 소재를 잘 버무려 웰메이드 사극 스릴러물을 완성했다. 단순히 범인 찾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던지는 메시지도 훌륭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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