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소재 드라마, 시청률에서 고전 면치 못해
사회 트렌드와 흥행은 별개?
'그놈이 그놈이다' 메인 포스터./사진제공=KBS
'그놈이 그놈이다' 메인 포스터./사진제공=KBS


현실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비혼’ 열풍이 안방극장에도 흘러들어갔다. 그러나 기세와는 별개로 시청률에서는 도통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혼인 건수는 줄고, 1인 가수 수는 늘어가면서 점차 결혼을 필수로 생각하지 않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비혼’을 택하는 이도 많아졌다. 방송가에서도 이러한 사회 변화를 감지, ‘비혼’을 소재로 한 작품을 내세우기 시작했지만, 현실과 드라마는 달랐다.

최근 종영한 tvN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는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만 원한다는 설정으로 30대 후반 여성 장하리(장나라 분)를 내세웠지만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했다. 결국에는 한이상(고준 분)과의 진정되고 진실한 사랑을 깨달으며 결혼은 아니지만, 동거하게 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가 됐기 때문.

장나라의 4년 만에 돌아온 로맨스 코미디 작품이었지만 시청률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오마베’ 1회 시청률은 2.0%로 다소 아쉬운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2회에서 3%로 상승세를 타는 듯 했으나 3회에 바로 1.7%로 하락했고, 최종회까지 1~2%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청자들은 39세 미혼 여성을 출산에 목을 매는 여자로 그렸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출산 장려 드라마’ ‘비혼주의 폄하’ 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장나라를 좋아하는 세 명의 남자들 캐릭터도 큰 공감을 얻지 못했다.
'오마베' 고준-장나라(위), '그놈이 그놈이다' 서지훈-황정음./사진제공=tvN, KBS
'오마베' 고준-장나라(위), '그놈이 그놈이다' 서지훈-황정음./사진제공=tvN, KBS
지난 6일 첫 방송된 KBS2 ‘그놈이 그놈이다’ 역시 비혼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놈이 그놈이다’는 걸친 전생의 ‘그놈’ 때문에 비혼 주의자가 되어버린 철벽녀 서현주(황정음 분)의 비혼 사수 로맨틱 코미디. 1회에서 서현주는 본인의 약혼식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등장, 하객들 앞에서 당당하게 비혼을 선언했다.

그러나 ‘그놈이 그놈이다’는 비혼으로 시작해 전형적인 로맨스 코미디로 흘러가고 있다. 서현주 곁에는 어렸을 적부터 동생처럼 지내 온 스타 웹툰 작가 박도겸(서지훈 분)과 전생으로 얽혀 있는 선우제약 대표이사 황지우(윤현민 분)과 있다.

특히 박도겸, 황지우 모두 서현주를 향한 직진 로맨스를 펼치고 있고, 황정음도 이 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가는 중이다. ‘비혼’을 선언했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삼각 로맨스의 전형적인 전개와 다를 바 없다.

시청률도 월화드라마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같은 날 첫 방송된 JTBC ‘모범형사’와 첫회 3.9%로 같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그놈이 그놈이다’가 4회 3.3%까지 떨어진 거에 반해 ‘모범형사’는 4.8%로 상승, 동시간대 1위를 기록 중이다. tvN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도 4%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현실 트렌드와 반대로 ‘비혼’ 드라마가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비혼을 로맨스를 위한 장치로만 사용할 뿐, 비혼에 대해 세심하게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황정음의 비혼 사수의 완성 대신 로맨스의 완성으로 결말을 맺을 것으로 짐작되는 ‘그놈이 그놈이다’가 ‘오마베’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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