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 5년 만에 국내 활동 복귀
'야식남녀'서 예능 피디 김아진 役으로 호평
강지영 "카라 막내 시절, 철없었다"
JTBC '야식남녀'에서 김아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강지영./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JTBC '야식남녀'에서 김아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강지영./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걸그룹 카라의 막내로 통통 튀는 매력을 뽐냈던 강지영이 배우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카라 해체 후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고, 일본에서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그가 JTBC 월화드라마 ‘야식남녀’로 국내 드라마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한 것. 열다섯에 데뷔해 어느덧 스물일곱, 행복했던 일도, 힘들었던 일도 많았던 그는 지나온 시간만큼 한층 단단해진 내면을 보여줬다.

‘야식남녀’ 종영 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지영은 “시원섭섭한 마음”이라며 “부족한 부분들도 있었겠지만, 5년 만에 대중들에게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카라 해체 후 5년 간 일본 활동에만 주력한 이유를 묻자 강지영은 “처음에는 일본에서만 활동 해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어쩌다보니 일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중국에도 다녀오고 미국에서 오디션도 보고 여러 나라를 다니기는 했지만 일본에 팬들도 많고, 일본어도 할 줄 알아서 더 많이 활동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회가 생긴다면 한국 활동도 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일본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만족 했을 때 돌아오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강지영은 일본에서 배우로 데뷔한 후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어엿한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영화 ‘암살교실’에서는 금발의 여교사로 고용된 암살자 역할을 맡아 섹시한 이미지에 도전했고, 영화 ‘전부 짝사랑’에서는 파격적인 남장 연기를 펼쳤다. 지난 2일 국내에도 개봉한 영화 ‘으라차차! 마이 러브’에서는 100kg가 넘는 소녀 연기를 위해 3시간 이상 걸리는 특수 분장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본어는 나름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려니 처음에는 어렵더라고요. 일본에서도 카라의 지영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역할도 한정적이었죠. 결국에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란 걸 깨닫고 죽어라 일본어 공부를 했어요. 그러다보니 어느새 일본인 역할을 맡게 됐고, 영화도 4~5편 주연을 맡게 됐습니다. 행운도 많이 따라줬던 것 같아요.”
"당분간 국내 활동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힌 강지영./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당분간 국내 활동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힌 강지영./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제는 일본에서의 활동 성적에 어느 정도 만족한 걸까. 강지영은 “만족이라는 게 끝이 없더라. 일본 활동은 현재 만족을 안 한 것도, 한 것도 아니다. 단지 어느 순간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고, 한국어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돌아왔다. 당분간은 국내 활동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지영은 ‘야식남녀’에서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예능 피디 김아진 역을 맡아 짠내 나는 4년차 계약직 조연출의 모습으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강지영은 “오랜만에 복귀 작이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갖고 신중하게 선택하려고 했다. 그런데 오디션을 보러 다니다보니 마음이 초조해지더라”며 “그 시기에 ‘야식남녀’가 내 앞에 나타났다. 우선 대본이 마음에 들었고 감독님, 작가님과 미팅을 했는데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김아진이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실제 본인과 닮은 점을 묻자 “모든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김아진을 연기하면서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하며 노력했던 내 모습이 생각나더라. 어느 직업이나 노력하는 건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점으로는 “김아진은 무대포 같은 성격인데 나는 직업상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극 중 김아진은 박진성(정일우 분), 강태완(이학주 분)과 이색 삼각로맨스를 펼치며 색다른 케미를 자아냈다. 또한 진성이 게이인 줄 알면서도 깊어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는 아진의 혼란스러운 짝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에 몰입도를 더했다.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로 연기한 소감은 어떨까. 강지영은 “오랜 기간 동안 일본어로 연기하다 보니 표현하는 부분에서 일본스럽게 보일 까봐 걱정이 많이 됐다”며 “전문적으로 트레이닝도 받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도 구했다. 한두 달 정도 지나니까 조금씩 익숙해지더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리액션이 많이 달라요. 일본의 경우 놀랄 때 표현을 크게 하잖아요. 저도 어느 순가 그게 익숙해져 있더라고요. 그걸 한국 스타일에 맞게 변화시키려 신경을 많이 썼죠.”
강지영은 '야식남녀'에 대해 "시청률과는 별개로 첫 발을 잘 디딘 것 같다"고 말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강지영은 '야식남녀'에 대해 "시청률과는 별개로 첫 발을 잘 디딘 것 같다"고 말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걱정과 달리 강지영은 안정적인 발성과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연기력 논란’ 없이 호평 속에 작품을 마무리했다. 강지영도 감사를 표하며 “한국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시청률과는 별개로 첫 발을 잘 디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야식남녀’ 시청률은 아쉬웠다. 첫 방송에서 1.5%를 기록한 뒤로 계속 하락했고, 3회에서 1.0%까지 내려간 뒤 5회 0.8%를 기록, 줄곧 0%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최종회는 0.4%를 기록, 자체 최저 시청률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강지영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나는 결과물, 시청률보다는 작품을 하며 만난 사람과 그 순간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드라마는 나중에라도 회자될 수 있지 않나. 현장에서도 숫자는 신경 쓰지 말자고 했다. 배우들, 스태프들끼리 재밌게 촬영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강지영은 정일우, 이학주와의 호흡에 대해 “너무 좋았다”며 “정일우 선배님은 워낙 로맨스 물을 많이 찍지 않았나. 경험이 많으니까 내가 헤매고 있을 때 아이디어도 내주고 많이 도와줬다. 이학주 씨는 연기를 너무 잘해서 현장에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배울 점도 많은 배우”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강지영은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나이도 비슷해 뭉쳐서 재밌게 촬영했다. 단체 채팅방도 있다. 아직까지 연락하면서 지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강지영은 “드라마에 나온 음식들 대부분을 정일우 선배님이 직접 만들어주셨다”며 “마지막 회에 먹었던 차돌박이 된장찌개가 제일 맛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들어주셨는데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고 말했다. 제일 맛없었던 음식을 묻자 강지영은 “만두를 만들어줬는데 급하게 촬영에 들어가느라 먹을 때 속이 조금 덜 익었었다. 익었으면 맛있었을 텐데”라며 웃었다.

“먹는 장면이 많아 처음에는 체중 걱정을 했어요. 그래서 먹방이 있는 날에는 따로 식사를 안 하고, 낮에 먹는 장면이 있으면 저녁은 안 먹는 식으로 했죠. 그런데 캐릭터상 너무 마른 모습보다는 건강해 보이는 게 좋을 것 같아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강지영은 고인이 된 故구하라에 대해 "계속 그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강지영은 고인이 된 故구하라에 대해 "계속 그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카라 출신 멤버들에 대한 애틋함도 전했다. 한승연, 박규리가 드라마 모니터링을 해줬냐고 묻자 강지영은 “만나면 일 이야기는 잘 안한다. 옛날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카라 활동할 때는 매일 보니까 따로 만나지도 않았다. 오랜만에 보니까 그 시간이 소중하더라”며 “한승연 언니가 드라마 모니터 해주면서 ‘잘 봤다 애기야’라고 하더라. 언니들은 날 아직도 애기라고 부른다. 한승연 언니는 키가 나보다 더 작은데도 말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고인이 된 故구하라에 대해서는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프긴 하다. 잊으려고 해서 잊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계속 그리워하고 있다. 남은 멤버끼리 잘 지내는 게 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제일 마음이 아프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수로서 솔로 활동 계획은 없을까. 강지영은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며 “가수 역할은 할 수 있겠는데 솔로 앨범은 자신이 없다. OST는 들어오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지영은 “차기작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빠른 시일 내에 인사드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재정비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다음 작품에서는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김아진은 발랄하고 긍정적인 캐릭터였는데, 다른 작품에서는 어두운 모습, 강렬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강지영은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강지영은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강지영은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을까. 그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카멜레온은 본래 자기 색깔도 가지고 있지만 환경에 맞춰 바뀌지 않나. 그리고 그게 어색하지 않다. 나도 강지영은 강지영인데 모든 걸 소화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카라의 막내로 활동할 때는 너무 어렸어요. 아무것도 몰랐고, 말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철이 없었죠. 지금은 그때보단 조금 더 주변을 보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앞만 보고 달려갔다면 지금은 공존이라는 걸 알게 됐죠. 달라지지 않은 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일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거예요. 저는 이 이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좋아요. 남을 즐겁게 해줄 수 있고 웃게 해줄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이 에너지를 대중들에게 나눠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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