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 제작발표회 개최
정치 편향성 논란 속 첫 방송
"연기 점수 100점 만점에 99점"
배우 나나(왼쪽), 박성훈/ 사진=KBS2 제공
배우 나나(왼쪽), 박성훈/ 사진=KBS2 제공
"우리 드라마는 오피스 로코에 방점을 찍고있다. 정치는 거들 뿐이다"

KBS2 새 수목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안하고 출사표'(이하 '출사표') 연출을 맡은 황승기 PD는 1일 오후 '출사표' 제작발표회에서 최근 불거진 정치 편향성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황 PD는 드라마에 대해 "작은 이야기를 다룬다"며 "작은 소재로 크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고도 했다.

'출사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황승기PD, 배우 나나, 박성훈이 참석해 취재진의 사전 질문에 답했다.

'출사표'는 민원왕 구세라(a.k.a 불나방)가 구청에서 참견도 하고 항의도 하고 해결도 하고 연애도 하는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다.

이날 황승기 PD는 '출사표'에 대해 "정치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구청을 배경으로 하는 작은 규모의 정치를 다룬다"며 "세라와 공명이 불의에 맞서며 연애도 하고, 항의도 하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배우 나나(왼쪽부터), 황승기 PD, 박성훈/ 사진=KBS2 제공
배우 나나(왼쪽부터), 황승기 PD, 박성훈/ 사진=KBS2 제공
드라마 '저스티스'를 통해 나나, 박성훈과 호흡을 맞춘 적 있는 황승기 PD는 두 배우를 극찬했다. 그는 "'저스티스'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두 배우가 이번엔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다"며 "현장에서 만나본 결과 이 배우들이 더 잘하는 역할이 있을거란 확신이 있었는데 대본을 처음 받고 두 배우와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나는 도회적이고 지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훨씬 밝고 코믹한 역할이 잘 맞을 거라 생각했다"며 "박성훈은 내가 아는 남자 배우 가운데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덧붙였다. 황 PD는 "연기 하나만 생각했다. 이미지,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완성도 있게 연기해줄 수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믿고 맡긴 것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 연기로는 깔 게 없는 드라마라는 확신이 있다"고 자신했다.

황 PD는 앞서 정치 드라마가 많았는데 구의원을 다룬 것이 신선하다는 말에 "기존 정치 드라마가 가진 소재, 캐릭터는 비슷하게 녹아 들어있지만 배경 자체가 다르다. 국회나 중앙 정치가 아닌 구청을 소재로 한 지방 정치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이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강한 것 같은데 정치는 굉장히 가깝고 우리 일상에 중요하다"라며 "일상 속에서 정치를 만날 수 있는 게 지방 정치라고 생각한다. 정치를 좀 더 관심 있게 봐주길 바라는 작가님의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구의원을 소재로 한 것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내용이라 조금 더 재밌을 것"이라며 "구의원이 어떤 결정을 하고, 정치인들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지 가까이에서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우 나나(왼쪽), 박성훈/ 사진=KBS2 제공
배우 나나(왼쪽), 박성훈/ 사진=KBS2 제공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냐는 질문에 황 PD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젊은이들이 주인공인 드라마"라며 "코로나19 때문에 다운돼 있을텐데 시종일관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드라마, 밝은 드라마로 만드려고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PD는 '출사표' 등장 인물의 설정이 정치 편향적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드라마 속 정당명이 진보, 보수의 명칭을 달고 있어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작가님과 대본을 준비하며 생각한 건 시청자, 시민들의 입장에서 정치를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각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보통 정치를 구분할 때 진보, 보수로 나누지 않나. 캐릭터와 드라마 속 구도를 명확하게 이해했으면 바라는 마음으로 명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PD는 또 논란이 불거지자 인물 소개글이 수정된 점에 대해선 "드라마에 나오지 않는 내용을 이해하기 좋게 만들기 위해 디테일하게 설명한 부분이 있다. 극 진행에 무관한 점이 있어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자 수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12부까지 대본이 나와있고 다른 정치적인 의도가 없기 때문에 추후에 대본이 수정되는 건 없을 거다.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피스 로코에 방점을 찍고있다. 정치는 거들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 PD는 "회사 입사하면서 공영 방송인으로서 선언한 게 있다. 드라마 속에서 내 개인적인 정치색을 드러내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며 "이 드라마도 그런 오해가 없도록 더 신경 쓰고 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애를 쓰고 있다. 재밌게 웃으면서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 나나/ 사진=KBS2 제공
배우 나나/ 사진=KBS2 제공
나나는 극 중 '불나방'이라 불리는 민원왕이자 취업 준비생인 구세라 역을 맡았다.

나나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저스펙', '노머니'에 안해본 일이 없는 아이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할말은 꼭 해야되는 저돌적이고 솔직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나나는 "'저스티스'로 호흡을 맞춰서 감독님의 성향, 촬영장 분위기를 미리 알고 있었다. 평소 이 감독님과는 다른 작품도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대본을 보기도 전에 하겠다고 했다"며 "이후 대본을 읽었는데 재밌고 밝고 좋은 에너지를 주는 내용이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박성훈에 대해선 "'저스티스'에서 만나는 장면이 많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번엔 많은 호흡을 맞출 수 있게되서 기대됐다"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을 선배님께서 챙겨주고 채워주고 가르쳐 주셔서 너무나 편하게 잘 따라가면서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에 박성훈도 "내가 감히 가르칠 건 없다. 호흡이 착착 잘 맞아서 쉬는 시간에 '한 작품만 더 같이 하자고' 할 정도로 호흡이 좋다"며 웃었다.

'출사표'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나서는 나나는 "그동안 차갑고 도시적인 캐릭터만 연기했고 대부분 장르물이었다"면서 "다른 장르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가볍고 유쾌하게 즐기면서 연기를 하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마침 이 대본이 들어와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을 묻자 나나는 "술 취한 장면은 99% 내 모습"이라면서 "세라가 곧 나인 것 같다. 나도 해야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린다. 한 가지 일을 목표로 정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해결하는 점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나나는 저돌적인 구세라를 연기하기 위해 "대본에 충실하려 한다"면서 "감정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땐 감독님에게 물어보면서 확실히 이해한 뒤 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황승기 PD는 나나의 연기에 "'출사표'라는 드라마에 한해서는 99점을 주고 싶다"며 "나머지 1점은 내가 채우고 있지 못한 부분이라 더 열심히 하겠다"고 극찬했다.
배우 박성훈/ 사진=KBS2 제공
배우 박성훈/ 사진=KBS2 제공
박성훈은 원칙주의자 5급 사무관 서공명으로 분한다. 까칠한 성격의 '지적질 대마왕'이지만 가끔씩 허당기를 드러내며 웃음을 주는 인물이다.

황승기 감독과 세 번째 만나는 박성훈은 "앞서 두 작품을 같이 하면서 깊은 유대감과 신뢰가 쌓여 있었다"며 "구의원이 되는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으로 하는 내용인데 '재밌게 놀아보자'고 말씀하셔서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서공명의 매력에 대해선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뒤에선 사람들을 챙겨주는 따뜻한 면모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맡은 역할이 공교롭게도 모두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인물이었다. 로코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겼고, 나나와 함께해서 즐겁다"며 "그만큼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도 재밌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성훈은 여심 공략 포인트를 묻자 신경 쓰는 점이 있냐는 질문엔 "노림수를 갖고 연기를 하면 자칫 실패할까봐 작가님이 써준 대본에 충실하게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을 묻자 "사실 원칙주의자 같은 성격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요즘엔 쉴 때도 혼자 있길 원한다"면서 "다만 융통성과 사회성, 위트는 조금 더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에 대해 나나는 "박성훈은 완벽해 보이는데 약간의 허당미가 보일 때 공명이가 보인다. 연기할 때도 잘 넘어진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출사표' 관전포인트를 묻자 황승기 PD는 "작은 이야기다. 정치 드라마라서 무겁지 않을까란 우려가 있는데 사실 우리 생활에 정치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보도블럭이 깨진 걸 바꾼다거나 고장난 가로등을 수리할 때도 우리 생활에 밀접한 정치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우리 가까이 있는 작은 소재로 크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신나게 웃다보면 마지막에는 울컥할 수 있는 좋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나는 "캐릭터를 하나하나 보시면서 재미를 느끼실 것"이라며 "케미를 눈여겨 봐주시면 두근두근하는 감정도 느끼실 수 있다"고 귀띔했다. 박성훈은 "불나방 세라의 작은 날개짓이 여러분의 지친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과 큰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사표'는 1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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