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X박해준, 감정의 절정에서 맞은 변곡점
김희애, 고산 떠날 결심…최고 시청률 29.3% 기록
사진=JTBC '부부의 세계' 방송 화면.
사진=JTBC '부부의 세계' 방송 화면.
JTBC ‘부부의 세계’가 비지상파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또다시 갈아치우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부부의 세계’ 12회가 뜨거운 화제 속에 시청률 26%를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자체 최고 시청률인 전국 24.3% 수도권 26.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JTBC 역대 드라마뿐만 아니라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까지 또다시 갈아치웠다.

분당 시청률 29.3%까지 치솟은 최고의 1분은 지선우(김희애 분)가 아들 이준영(전진서 분)을 위해, 그리고 질긴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고산을 떠날 결심을 시작한 장면이다. 지선우는 “내가 보기에 두 사람 다 힘들게 붙잡고 있었어. 언니가 먼저 끊어내는 게 맞아”라는 고예림(박선영 분)의 뼈 있는 조언에 타 지역 병원을 알아보는 등 떠날 마음을 다잡았다.

이날 박인규(이학주 분)의 죽음으로 위기에 몰린 지선우와 이태오(박해준 분)에게는 커다란 변곡점이 찾아왔다. 민현서(심은우 분)의 신고로 위기에 빠진 이태오를 구한 건 여다경(한소희 분), 여병규(이경영 분)도 아닌 지선우였다. 지선우는 민현서에게 받은 이태오의 결혼반지를 증거로 박인규가 죽던 시간 이태오와 함께 있었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 이준영에게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줄 수 없었던 지선우의 선택이었다. 지선우의 결정적 증언으로 사고는 자살로 종결됐지만, 이로 인해 뒤틀린 관계들은 더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태오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여다경의 승부수는 이준영이었다. “너 하나 때문에 모든 걸 참고 있는 거야, 엄마라서”라는 말로 설득했고, 결국 이준영은 지선우를 떠나 이태오에게 갔다. 아들만 바라보며 버텨냈던 삶이었기에 지선우에게 이준영의 빈자리는 너무나 컸다. 그러나 어딘가 꽉 차 보이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현실을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이태오와 여다경의 균열도 쉽게 봉합되지 않았다. 여다경은 이준영의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태오는 분노했다. 지선우는 떠날 것을 결심했다. 이준영의 물건을 건네받기 위해 지선우를 찾은 이태오. 서로를 인생에서 도려내고자 끝없이 달려오던 두 사람은 처음으로 증오를 거둬내고 마주했다. 끊기 힘든 질긴 관계와 감정에 죽일 듯 노려보던 지선우와 이태오는 뜨겁게 입을 맞췄다. 극도의 분노와 후회, 증오와 연민, 그리고 아픔이 뒤섞여 두 사람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박인규의 죽음을 기점으로 지선우, 이태오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부부라는 관계가 끊어진 이후에도 두 사람은 남겨진 감정들을 해소하지 못했다. 설명할 수 없는 지선우와 이태오를 두고 저마다의 해석이 덧붙었다. 여다경은 나락까지 뜨겁게 떨어졌던 둘의 핵심에 “서로를 이기려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고예림이 본 지선우는 “힘들게 붙잡고 있는” 미련이었고, 손제혁(김영민 분)이 본 이태오는 한순간의 배신이 남긴 후회였다. 박인규가 불쌍해서 관계를 끊어내지 못했던 민현서는 이태오를 감싸준 지선우에게서 제 모습을 봤다. 지선우와 이태오를 묶고 있는 감정은 무엇일까.

설명숙(채국희 분)의 말처럼 온통 미워하는 마음뿐이어서 다른 사람 들어갈 자리는 없었던 지선우와 이태오의 관계는 작은 불씨 하나가 던져지자 거센 불길로 번졌다. 그 불길이 두 사람을 끝까지 태우고 허무한 재만 남기게 될지, 관계 전환의 기로에서 두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궁금증을 높인다.

‘부부의 세계’ 13회는 오는 8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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