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타임 듀엣>, 군침 고이는 주방의 하모니
, 군침 고이는 주방의 하모니" /> 수-목 올리브 오전 11시
요리에서 정확한 계량은 중요한 요소지만 가장 중요하지는 않다. (이하 )에서도 마찬가지다. 영화에 나온 요리를 만들면서 재료는 상황에 따라 변하고, 양도 마찬가지다. 피넛버터 앤 젤리에 들어갈 땅콩은 샘 셰프의 한 마디에 그 자리에서 볶기로 결정했고, 오일을 더 넣고 싶다면 더 넣으면 된다. 요리 순서나 계량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위한 간식으로 조카들에게 “산적같이 무섭”지 않은 좋은 삼촌이 되겠다는 마음이다. 이건 의 자세일 뿐 아니라 이 프로그램이 방영 중인 요리 전문 채널 올리브의 자세이기도 하다. ‘딜리셔스 TV’라는 슬로건 아래 요리 채널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고 있는 올리브 채널은 특별하고 거창한 요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양념과 고명을 바꾸며 프로그램의 맛을 내고 있다.

은 기본 요리 프로그램 형식에 수수한 남자 요리사 둘의 수다를 더해 프로그램의 맛을 낸다. 요리를 척척 만들어내면서 자연스럽게 풀어놓는 이야기들은 주방에서 요리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듣는 듯 살갑다. 하루씩 메인 요리사와 도움을 주는 보조 역할로 자리를 바꾸면서 둘의 캐릭터는 더욱 확실히 드러난다. 섬세하고 단정한 샘 셰프와 어딘지 거친 남자의 냄새를 풍기는 레이먼은 전혀 달라서 도리어 잘 어울리는 캐릭터의 합을 보여준다. 레이먼 셰프는 양파 때문에 눈 매워하는 샘 셰프를 놀리면서도, 그의 작은 조언에 귀 기울이며 더 나은 요리를 만드는 데 참고한다. 그 날의 보조 셰프가 시청자의 자세로 재료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묻고,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는 요리 과정을 담당하면서 MBC 에 의하면 “절대 셰프가 둘일 수 없는 주방”의 균형을 맞추는 것 역시 인상적인 부분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왜 이들을 묶어 ‘듀엣’으로 부르는지 알게 된다. 듀엣의 핵심은 하모니라는 사실도. 참 맛있는 하모니가 아닐 수 없다.

글. 윤이나(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