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정보통>, 희망버스는 상식의 문제다
, 희망버스는 상식의 문제다" /> 화 KBS2 저녁 7시
“내 남편이 다니는 직장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한진 중공업 해고 사태에 대한 이 멘트는 MBC < PD수첩 >이나, KBS , 혹은 한겨레나 경향신문의 칼럼에서 발췌한 것이 아니다. 어제 방영된 에서 도경완 아나운서가 영도로 향한 3차 희망버스 소식을 전하며 프로그램 말미에 한 말이다. “노사 양측이 지속적 대화로 접점을 찾아 가야겠다”는 무난한 정리로 이어진 그의 말은, 하지만 희망버스 참가자를 오지랖 넓은 제 3자, 혹은 빨갱이 무리로 보는 이들의 시선이 얼마나 일면적이고 단편적인지 폭로한다. 그렇다, 아무 상관없을 수 있는 해고 노동자들을 위해 연대하는 건 고용주에게 월급을 받고 생계를 유지하는 우리 대부분 역시 불시에 이런 일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특별한 정치적 신념의 문제 이전에, 뇌가 있다면 당연하게 제기할 수 있는 상식의 문제다.

질석으로 만든 돌 벽지로 대박을 낸 사업자 이야기, 남편 보양식을 준비하고픈 아내를 위한 빅마마의 레시피, 공포물 속 특수 분장 정보까지 정말 각양각색의 정보들을 유쾌한 톤 안에서 소개하는 에서 이처럼 민감한 시사 사안이 나왔다는 건 그래서 흥미롭다. 수많은 뉴스로 1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을 채워야 하는 이 프로그램은 필연적으로 사회 곳곳으로 레이더망을 펼칠 수밖에 없다. 희망버스는 그 중 하나이고, 카메라는 다른 꼭지에서 그러하듯 정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으려 한다. 그것만으로도 사태의 본질은 제법 명확하게 드러난다. 자경단을 만들어 시내버스까지 검문하는 일부 구민들의 행동은, 취재를 온 PD까지 불순 세력에 동조하는 이로 몰아세우는 보수 단체는 과연 상식적인 행동을 하는가? 특별히 비판적 시간을 유지하려 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몰상식은 드러나며, 귀신 흉내를 내며 “윤수영 아나운서~~”를 부르던 아나운서가 평범하되 당연한 문제제기만 해도 허황된 음모 이론은 빛을 잃는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그저 상식의 문제일 뿐이다.

글. 위근우 기자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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