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2’, 무대의 간절함이 만든 축제




토 KBS2 저녁 6시 20분

다섯 줄 요약

이번 ‘전설’은 90년대를 대표하는 청춘스타 김민종이었다. 첫 출연 이후 화제가 되었던 유미는 ‘하늘 아래서’를 불렀고, ‘세상 끝에서의 시작’의 정동하, ‘너만을 느끼며’의 알렉스를 이기며 2연승을 거뒀다. ‘착한 사랑’의 나르샤는 유미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대와 함께’로 무대를 ‘들었다 놨다’ 한 데이브레이크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마지막을 장식한 아이비는 차분하게 ‘아름다운 아픔’을 불러 좋은 평을 받았으나, 최종 우승은 데이브레이크의 몫으로 돌아갔다.

리뷰

이 날 ‘불후의 명곡2’는 고 임윤택 헌정 추모 영상으로 문을 열었고, 경연은 유미로 시작해 아이비로 끝이 났다. 이 조합은 의도가 개입하지 않은 우연의 산물이지만, 그 결과는 다분히 상징적이다. ‘불후의 명곡2’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타입의 참가자들은 거물급 보컬이나 유명 아이돌이 아니라, 대중에게 미처 선보여질 기회가 없던 보컬리스트들이다. 무대를 간절히 필요로 하는 이에게 좋은 무대를 제공한다는 단순한 운영방침이 쇼의 원동력이란 얘기다. 그렇기에 무대에 대한 간절함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는 고 임윤택과 유미, 아이비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서사가 된다. 그리고 그 간절한 무대를 편한 마음으로 자주 찾을 수 있도록, ‘불후의 명곡2’는 경쟁이 아닌 한바탕 축제로서의 공연을 점점 더 부각시킨다. 신동엽은 유미를 응원하러 온 김아중과 ‘전설’ 김민종을 무대 위로 올려 대진표 추첨에 동참시킴으로써 피를 말리는 추첨을 유희의 일부로 탈바꿈시키고, 제작진은 짓궂게도 ‘아름다운 아픔’의 댄스 버전 영상을 틀어 보이며 히트곡은 무조건 댄스 버전 리믹스를 제작하던 그 시절의 촌스러움을 상기시킨다. 대기실의 3MC 정재형-문희준-박현빈은 필요하다면 콩트도 불사하고 ‘불후의 해결책’ 같은 아이템도 활용해가며 끝없이 긴장을 상쇄한다. 시작할 때는 경연의 긴장과 무대의 화려함을 내세웠던 ‘불후의 명곡2’는 이렇게 우승 여부를 넘어선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수다포인트

– 유미의 무대는 아까 끝났는데도 여전히 객석의 김아중을 찍는 카메라의 불편한 진실, 왜 이러는 걸까요?

– 우승자는 데이브레이크인데 트로피는 아이비에게 건네는 김민종의 불편한 진실, 왜 이러는 걸까요?

– 클래지콰이의 ‘She is’가 흘러 나오는데 장준혁-최도영이 아니라 알렉스 라이브 영상이 나오자 어쩐지 실망스러운 이 불편한 진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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