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천재 이태백>, 인물은 90년대 광고판은 21세기
다섯 줄 요약
첫 회 KBS2 월-화 밤 9시 55분
태백(진구)의 첫 나날들은 성공기의 도입부가 흔히 그러하듯이 수난의 연속이었다. 입사면접에서는 지방대 중퇴의 학력과 초라한 스펙으로 무시당하고, 일터에서는 하청업체의 설움 속에 임금 지불이 계속 유예되며, 급기야는 ‘갑’으로 변신한 전 애인에게 광고 아이디어까지 도용당한다. 시련의 와중에도 꿈의 동반자가 될 카피라이터 지망생 지윤(박하선)과 또 다른 광고 천재 라이벌 애디 강(조현재)과의 만남은 태백의 광고에 대한 열정에 더 불을 붙인다.

리뷰
성공기는 이미 우리시대의 고전동화다. 아무리 긍정 마법의 시효가 만료된 시절이라 해도, 초라한 현실을 견디게 하는 소원성취 판타지로서의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광고천재 이태백>은 그 동화의 판타지에 충실하고자 한 드라마다. “무한긍정, 최강멘탈”의 소유자이자 꿈에 대한 열정으로 갖은 시련을 극복해나가는 태백의 이야기는 특히 실존 인물의 성공 신화에 근거하고 있기에 더욱 큰 판타지 충족 효과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본 첫 회는 너무나 전형적인 성공기 공식에 충실한 나머지 실화라는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 진부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이태백’이라는 이름은 88만원 세대의 현실을 지칭하지만 1990년대 초기 전문직 드라마의 가난한 주인공들과 교체한다 해도 크게 다를 것 없는 인물이며, 태백을 배신하고 성공을 꿈꾸는 아리(한채영) 역시 그 시대의 전형적인 야망형 악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드라마가 21세기 배경임을 확인시켜주는 유일한 요소는, 하청에서 하청으로 이어지는 공고한 피라미드 계급구조를 반영한 광고계의 현실 하나뿐이다. 결국 <광고천재 이태백>의 앞으로의 성패는 그 광고판의 리얼리티를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는 셈이다.



수다 포인트
-에드버타이즈먼트계의 황태자 애디 강=문영남식 작명의 글로벌화
-앞으로 기대되는 관전포인트1: 회식 분위기 고조시키는 인턴사원 박하선의 노래자랑
-앞으로 기대되는 관전포인트2: 진구와 선화의 광희 질투 유발 투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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