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팍 도사>, 기본으로 돌아가라 팍팍
다섯 줄 요약
MBC 목 밤 11시 15분
“강호동 씨처럼 게스트를 번쩍 들어주고 싶어요.” 오랜만에 MBC를 찾은 백지연은 인터뷰이들에게 더 따뜻한 환대를 해주고 싶다는 고민을 가지고 무릎 팍 도사를 찾았다. 무릎 팍 도사는 백지연의 따뜻한 면모를 살펴보기 위해 딸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나 일찍 철이 든 유년시절, 수습도 채 끝나기 전에 9시 뉴스데스크의 앵커가 된 이야기 등을 물었고, 노래까지 한 곡 부르게 부추겼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녹화가 길어질수록 맥을 이었다 붙였다 하며 대화를 이끈 건 도사님이 아닌 백지연이었다.



리뷰
차가운 이미지 뒤에 숨겨져 있던 막내 기질이 튀어 나오는 순간들이 재미를 주긴 하지만, 백지연은 큰 웃음을 보장하는 게스트는 아니다. 그러나 예능적 재미를 제하고 보자면 그는 분명 흥미로운 게스트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서 방송가에 자기 영역을 만들어낸 과정은 흔한 경력이 아니며, 자신의 이름을 단 인터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MC로서 강호동과 질문을 주고 받고 대화를 나누는 방식을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게스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호동은 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가 길어지거나, 백지연이 역으로 질문을 걸어올 때마다 빨리 다음 이슈를 꺼내 들어 호흡을 유지하기 바빴다. 전설적인 게스트에게 페이스를 말리지 않으려 노력한 것은 좋았지만, 동시에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과거의 ‘무릎 팍 도사’라면 한 번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승부를 걸어 봤음직한 상황, 보도국 발령 이야기에서 딱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끄집어내지 못한 채 곧바로 노래를 부르는 대목으로 연결되는 맥락 없는 쾌속 진행은 제작진이 흥미보단 시청률을 확실히 담보해주는 재미를 찾느라 주마간산 식으로 게스트를 훑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케 만든다. 중요한 건 기 싸움이나 포맷이 아니라, 그를 통해 더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단독 토크쇼라면 큰 웃음 이전에 사람의 디테일이 먼저 아닌가.



수다포인트
– 쉰의 나이에 목주름 하나 없는 목꼬마 백지연과 그의 6년 선배 손석희. 동안을 낳는 땅 여의도 MBC 터에 대한 국가 차원의 풍수지리적 연구가 시급합니다.
– 김수현 작가가 백지연 앵커를 모델로 삼은 주인공을 내세워 쓰는 보도 드라마. 한국판 <뉴스룸>을 상상한 건 저뿐인가요?
– 김재철 사장님,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20% 후반, 잘 나오면 30%를 넘기던 시절이 있었대요. 온 국민의 뉴스인 적이 있었대요.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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