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눈물’, 소나기처럼 금방 마를 눈물이 아닙니다
다섯 줄 요약
SBS 일 밤 11시 5분
학교폭력의 경험이 소나기처럼 곧 지나가는 기억이 되길 바라는 ‘소나기 학교’는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함께 모아두고 집단-개인 상담과 여러가지 수업을 통해 변화의 기초를 닦으려는 시도였다. 열네 명의 학생들은 그 안에서도 크고 작은 갈등을 경험하며 의사소통과 관계 맺음에 어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아이들은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털어놓거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 등을 경험하며 “많이 안 바뀌어도 좋으니 조금씩”만 바뀌어가기를 원하는 어른들의 희망처럼 웃는 모습으로 학교를 떠날 수 있었다.



리뷰
1화 ‘일진과 빵셔틀’ 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교의 눈물’ 시리즈는 가/피해자를 이분법적으로 분리하지 않고, 피해 경험이 가해 경험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접근하고자 한다. 가/피해 학생을 한 자리로 모은 ‘소나기 학교’는 그런 점에서 새로운 시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지내고 있는지가 드러나지 않았고, 그랬기 때문에 학생들의 변화를 감지하기 쉽지 않았다. 예상되었던 갈등이나 돌발상황보다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소나기 학교의 시스템에 적응하자 가해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다시 서열을 만드는 상황이었다. 일종의 치료를 위한 공간이지만 수업 분위기를 망치는 가해학생이나, 자발적으로 담배셔틀이 되는 피해학생 모두에게 체화된 버릇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멘토들이 지켜보지 않고 카메라가 없다면 소나기 학교도 결국 또 다른 현실의 학교일 수밖에 없다. 소나기는 지나가지만 눈물은 언제든 또 흘러내릴 수 있다. 그래서 ‘학교의 눈물’ 시리즈는 소나기 학교를 연 것보다는 피해자가 되기 두려워 가해자의 자리에 서거나, 그 어떤 어른의 사랑도 받지 못했다는 아이들의 고백앞에 어른들이 직면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진짜 변화는 그들이 TV를 끄고나서 시작된다.



수다 포인트
– 소나기학교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눈높이 이해 : KBS <학교 2013>에서 남순이가 전학을 갈 상황에 놓였던 것이 학교폭력 가/피해 학생 분리 정책이라면, 소나기 학교는 그 반대.
– 학교폭력의 경험만큼 피해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건, 그 상황에 대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 어른들을 위한 소나기학교가 필요한 때입니다.
– 서로 피해 경험을 털어놓던 학생들 대화의 끝은 “화이팅 한 번 해요!” 뻔한 말이라도, 함께 외치고 갑시다. “행복하게 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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