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앨리스>, 갑을 시대에 사랑은 어디까지 갈까
브리핑
고백하려는 남자와 고백을 망설이는 여자의 진실게임이 이어졌다. 자신의 정체를 밝힌 승조(박시후)는 내친김에 ‘찌질하고 더러운’ 과거까지 다 고백하고, 반면 세경(문근영)의 고백은 자꾸만 유보된다. 이 게임의 또 다른 참여자 타미홍(김지석)과 윤주(소이현) 역시 게임을 점차 흥미롭게 만든다. 세경의 비밀을 손에 쥔 타미홍은 거래를 제안하고, 윤주는 승조와의 과거를 밝히며 세경의 고백을 만류한다. 세경은 과연 이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



리뷰
SBS <청담동 앨리스>에서 진실을 앞에 두고 각 인물들이 보이는 태도는 그들의 계급에 따라 달라진다. 그 파워게임의 먹이사슬 구조에서 최상위에 위치한 “갑 중의 갑” 승조는 진실 앞에 가장 투명하고, 나머지 인물들은 그들이 속한 위치에 따라 투명도가 다른 가면을 쓴다. 세경처럼 “밑바닥”에 위치한 인물일수록 그 가면은 두꺼워지고 진실은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세경과 같이 철저한 가면을 써야했던 윤주의 “검을테면 철저히 검어라”는 조언은 성공비기라기보다 차라리 생존전략에 가깝다.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것은 이렇듯 진심만 빼고 모든 걸 가진 남자와 진심만 있고 아무 것도 없는 여자와의 사랑이라는 기존 로맨스의 순진한 판타지에 정면으로 도전하기 때문이다. 진심과 계급이 일대일로 교환되던 시대는 지났다. 순수한 사랑 대신 “추한 사랑”을 내세운 이 로맨스의 결말이 궁금해지는 것은 그래서다. 과연 그녀의 “추한 사랑”은 ‘비즈니스도 연애도 포기할 수 없는’ 자기합리화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진심을 대체할만한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인가.



수다포인트
– 파리에 못간 대신 파리바게트에서 데이트하는 승조와 세경. ‘파리의 연인’이 ‘파리바게트의 연인’이 되기까지, 로맨스 PPL 변천사의 한 사례.
– 어록제조기 서윤주의 ‘시크릿 다이어리’ 후속편 발간이 시급합니다.
– 닉네임 40개 시대, 애인의 인터넷 아이디를 확인하세요. 옆에 있는 그가 어제 당신과 싸우던 그 악플러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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